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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독립과 민주화 ㅣ 세계 석학들이 뽑은 만화 세계대역사 50사건 40
송치중 글, 박종호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어려운 아이들 역사공부에서 한시대를 지배했던 강대한 문명과 제국을 이끈 위대한 인물, 주요 사건들의 배경, 의미를 살펴보는 건 매우 중요한 공부. 단순히 사건이 일어난 연도별로 시험문제에 나올 사건을 밑줄 긋고 줄줄 외워야 하는 부담감없이 재밌게 배경지식을 쌓는 쉬운 방법으로 관련 도서를 많이 읽는 게 도움이 돼죠. 이 중, 세계 석학들이 뽑은 <만화 세계대역사 50사건> 마흔번째 이야기는 과거 일제 식민지였던 우리의 어두운 역사와 다르지 않게 오랫동안 유럽의 식민 지배로 고통받았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아프리카에 대해 배워요.
사실 아프리카하면 여전히 가난과 질병, 전쟁으로 얼룩져 있는 나라로 기억되나요? 아니면 다이아몬드나 금 같은 엄청난 양의 지하자원 또는 카카오, 커피 같은 주요 생산지로 알진 않나요? 최근 뉴스나 신문보도에서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병세 악화로 투병 중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될 지, 전 세계가 흑인 인권에 기여한 두 영웅에 주목하는 가운데 오랜 인류의 역사와 마주하는 아프리카 역사와 가치를 되새겨 봐요.
원래 '아프리카'는 유럽인들이 북아프리카를 지칭하는 말로 당시 아프리카의 중남부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이 아프리카라고 불리는 걸 모를 정도로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내륙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인들의 언어와 문화를 무시한 채 마음대로 자신들의 언어로 땅과 자연의 이름을 바꾼 게 넘 많네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세계 3대 폭표 중 하나인 '모시 오아 튠야' 폭포보다 유럽 탐험가, 리빙스턴에 의해 지어진 빅토리아 폭포가 더 익숙.
상당수 가봉, 희망봉, 레오폴드빌, 세네갈, 카메룬, 에티오피아 같은 아프리카 지명이 많을 것도 알아요. 그런데 왜 아프리카 대륙과 각 지역의 이름이 유럽인들이 붙인 명칭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걸까요? 그 배경에는 근대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다른 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모든 기준을 자신들에게 맞추기를 강요했던 잔혹의 역사가 숨어 있지요. 처음 유럽에서 노예무역을 시작한 나라는 포르투갈로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16세기 중반에는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사람의 10명 중 한명이 아프리카 노예였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흑인들이 고향을 떠나 노예로 살았는지 짐작이 가네요.

한편 포르투갈과 함께 대항해시대를 연 에스파냐는 아프리카보다 아메리카에 집중하면서 열대 또는 아열대 지방에서 서양의 돈과 기술을 제공하고 임금이 싼 현지인 노예들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플랜테이션 농장을 경영. 값비싼 향신료와 차, 고무, 사탕수수, 커피 등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이후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아메리카 식민지 건설에 열을 올렸으니 네덜란드는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영국도 1672년에 노예무역을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해마다 아메리카로 유입되는 아프리카 흑인 노예의 수는 점점 늘어, 1800년대 중반 노예무역이 공식적으로 폐지되기까지 유럽사람들에 의해 팔려간 아프리카 흑인들의 수는 무려 2,000만 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 사람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는데요. 배로 실어 나를때 숫자가 아닌 무게의 단위인 톤으로 사람이 아닌 화물로 취급하는 가하며, 도중에 병으로 죽고 굶주림으로 죽고 또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한 억압과 차별로 그들의 삶과 인권을 철저히 짓밟았다죠. 게다가 산업혁명의 성공으로 문명 수준이 높아진 영국이나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노예무역을 금지하는 대신에 아프리카를 직접 지배할 생각을 하는데요. 결과적으로도 리빙스턴과 스탠리 등 수많은 탐험가들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곳곳을 장악.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는 콩고 강 일대에 레오폴드빌이라는 도시를 건설하고 콩고자유국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이름만 자유국이지 벨기에의 식민지나 다름없고요. 유럽 12개 열강들의 대표가 주최 아프리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원칙을 정하는 베를린 회의에서 조차 철저하게 아프리카 사람들을 무시하는 원칙들만 정한 후, 앞다퉈 땅을 서로 나눠갖은 꼴. 오늘날 아프리카의 지도는 다른 대륙의 지도에서는 볼수 없는 특징이 있다는데요. 그 이유역시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 지배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통 국경선은 큰 강과 산을 경계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나 아프리카 대륙은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경선이 정해졌기 때문에 말리, 알제리, 니제르, 리비아, 이집트, 챠드 등 아프리카 대륙의 국경선이 거의 직선이나 직선에 가까운 국경선이 많은 이유래요.

다음으로 서아프리카의 해안 지역에 작은 국가들이 밀집해 있는 특징또한 노예무역을 위해 유럽 각국이 치열한 아프리카 서해안 쟁탈전을 벌였기 때문이라니 이처럼 유럽의 이기적인 아프리카 식민정책은 지금까지도 아프리카 내 민족간의 혼란과 분열, 전쟁이 끊이지 않는 원인이 처음부터 그들 자신이 원치 않았던 역사적 사건이라는 게 더욱 가슴 아프네요. 그리고 끝없는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욕심과 경쟁은 결국 제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장식한 영국과 프랑스의 힘은 더욱 막강. 그들의 식민 지배 욕심은 그대로였던 거.
그러니 제 1차세계대전이 일어난 가장 중요한 이유만 바도 모든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자기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민족자결주의 안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던 거죠. 바로 세계대전의 결과로 승전국이 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자신들의 식민지를 지키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패전국의 식민지마저 자신들의 식민지로 삼고 싶었는 던 검은 속내가 결국에 또 다른 이해방식의 식민 지배에 대한 명분을 안겨준 셈이죠. 당시 민족자결주의에 희망을 품었던 범아프리카주의 소속 흑인들은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고요. 그럼에도 범아프리카주의 운동 자체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는데요. 그건 아프리카 흑인들에게 자신들의 문제는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더 나아가 아프리카 사람들 모두가 하나라는 운명 공동체 의식으로 비로소 유럽 제국주의에 대항할 생각을 품게 되었죠.
유일하게 1951년 독립에 성공한 리비아를 시작으로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모로코, 튀니지가 알제리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1956년 독립했고, 나머지 대부분의 아프리카 나라들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유럽의 간섭을 벗어나 스스로 정치조직을 결성하여 독립을 쟁취. 1964년 나이지리아, 잠비아, 짐바브웨, 1970년에는 감비아가 각각 독립하여 아프리카 신생국가가 되었죠. 하지만 이러한 독립 배경에도 이후, 아프리카의 혼란과 민족간 분열, 전쟁은 그 불씨가 쉽게 꺼지지 않고 더 큰 혼란만 가중. 그중 아프리카를 혼란에 빠뜨린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종교예요.

에티오피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절대 다수인 이슬람교가 유럽 식민 지배하는 동안 기독교가 급성장하면서 종교대립으로 큰 혼란을 겪고요. 더불어 독립 이후에도 유럽에 종속된 경제체제를 지속할 수 밖에 없던 여러 원인을 비롯해 유럽은 오랜 식민 지배에 대한 책임감으로 원조를 진행. 아프리카에 투자되거나 원조된 자금은 무려 1조 달러 (현재 우리나라 3년 예산에 달하는 엄청난 돈)에 달하지만 여전히 가난하고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러 원인까지 두루두루 살펴보면 분명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이유나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교휸을 깨닫게 돼죠.
심지어 여지껏 아프리카에 대해 뭘 제대로 알고 있었나 자기 반성도 하게 되네요.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와 데스먼드 투투 주교가 중심이 되었던 '진실과 화해위원회'는 그동안 흑인들이 당했던 모든 억압과 차별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노력에도 보복의 목적이 아닌 오히려 '용서를 하되 잊지는 말며, 다시는 그러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그들이 남아공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져요. 끝으로,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과 같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갖춘 아프리카 화폐에 대해 알아보면,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나라인 이집트이 화폐단위는 '이집트파운드'래요. 이마저 이집트를 장기간 지배했던 영국의 화폐단위인 '파운드'에서 영향을 받은 거라니 이젠 더 놀랍지도 않네요.
그럼 달걀 하나를 사려면 무려 350억 짐바브웨달러를 내야 하는 잠비아 화폐단위는 '콰차'. 잠비아의 400콰차 지폐에는 앞서 잠깐 언급한 바 있는 빅토리아 폭포의 원래 이름인 '모시 오아 튠야' 폭포가 그려져 있고요.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100아리아리 화폐에는 세계적인 자연보호구역이 많기로 유명한 곳인 만큼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자연유산의 아름다움이, 반면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화폐에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 인권운동가로 남아공을 대표하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장식.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만델라는 나의 영웅이며 전 세계의 영웅이기도 하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그가 남긴 유산은 후대로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고 인터뷰 글이 계속 제 마음에도 울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