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번지 유령 저택 4 - 가면 쓴 우체국의 유령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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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 일리노이 주 작은 도시, 겁나라의 으슥한 공동묘지 길 43번지에 있는 유령저택에서 일어난 괴상한 사건들의 편지와 서류모음집. 시공주니어 456북클럽 <43번지 유령저택>시리즈의 네번째 이야기, '가면 쓴 우체국의 유령' 겁나라 오싹 시립 도서관 사서 팀장 미라 M. 밤은 밤낮없이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열한 살 조카가 걱정. 손바닥만 한 최신 스마트폰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는데요.

 

 잠시도 손에 휴대전화가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고 초조해지는 불안증세가 심하다면 이미 휴대전화 중독이 의심되는 상황. 얼마든지 휴대전화 없이도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픈 삼촌의 마음이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 같아요. 하물며 모든 일상의 대화를 편지로 주고받는 43번지 유령저택의 삼총사마저 휴대전화로 골머리를 앓는 일이 전혀 딴 세상 얘기가 아닌가 봐요. 

 

 다른 집에는 다 있어도 유령저택에는 없는 몇가지 최신기기 중, 오래전부터 집에 전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드리미는 요즘 편지 쓰는 게 너무 귀찮다는 불만이 커졌어요. 게다가 겁나라 편리 우체국이 2월 28일부로 완전히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신문에 실렸어요. 1837년에 세워진 우체국에는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갖가기 사연이 서려있는데요. 옛날에는 우체국장이 직접 마차에 우편물을 싣고 다니면서 편지를 배달. 더 빠른 교통수단이 나오며 소식을 전달하는 방법도 더 효과적으로 발전하면서 우체국에서 다루는 우편물의 양이 엄청나게 줄어든 이유죠. 앞으로는 만능통신이라 불리는 새로운 기계가 편지를 대신할 거라니 어딜가나 스마트한 물건이 참 문제네요.

 

 

 

 

 

 하지만 미국 정보통신부 부장인 모바일 U. 테이션스가 공개한 만능통신은 아무리 여러 첨단기술이 합쳐진 신제품이라 해도 머리에 무선 전자 헬멧을 쓰고 작동법을 익히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에도 작동이 되어도 상대편 말이 잘 들리지 않는 문제점이 지적. 직접 시험적으로 사용해 본 편지유 퍼스트 우체국 국장의 사용소감만 봐도 이 새로운 만능통신의 헬멧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다면 그건 사람 분통 터뜨리는 먹통! 

 

 기존의 우편 체계를 만능통신으로 바꾸는데 대한 불만이 가득해요. 그럼에도 이 일을 감독하기 위해 겁나라 시에 도착한 모바일 U. 테이션스는 우체국 국장 편지유 퍼스트가 미국의 첫 만능통신 국장이 될 능력이 없다고 판단. 아직도 농장에서 특별 훈련을 받은 노새가 우편배달을 하는 미국 플로리다 어느 시골마을의 작은 우체국으로 전근 발령을 조치하는데.. 전근발령 통지서에 적힌 발령 이유도 폭소만발. 매번 새로운 등장인물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그도 그럴것이 지난 몇 주 전부터 스푸키 저택으로 괴이한 팬레터가 계속 배달되는 게 아무래도 편지유 퍼스트 우체국 국장이 말하는 우체국 유령과 깊은 관련이 있는 듯. 편지봉투에는 겁나라 편리 우체국 사서함 5호, 저승우편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어 어딘가 섬뜩하죠. 여기서 사서함은 우체국에 마련된 개인 편지함인데 현재 이 사서함의 열쇠를 누가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어요. 더군다나 그 팬레터에는 줄곧 유령저택에 저주를 내리겠다는 협박이 그냥 누군가 심심해서 장난치는 장난편지는 아닌 듯 하죠. 

 

 도무지 한심한 팬레터 따위에 신경쓰지 않으려해도 눈앞에서 사라진 글자는 무엇으로 설명할 지 너무 골치가 아바(파)요. 조만간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릴때 편지와 관련된 소중한 것 하나를 사라지게 하겠다는 저주는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냥 글자가 제멋대로 찍혀 웃음을 자아내고요. (책을 읽다 맞춤법이 틀린 글자는 절대 오타가 아님!) 무엇보다 편지와 관련해서 올드미스의 어릴적 소꼽 친구와 주고 받았던 비밀편지를 보면 편지를 통해서 쌓은 우정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알 수 있어요. 

 

 지금껏 편지형식의 <43번지 유령 저택> 이야기는 새 유령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우체국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책을 전달. 처음부터 요즘 아이들이 시도때도 없이 손바닥만 한 전자 기기를 넋 놓고 들여다보고 있는 걸 영 못마땅하게 여겼던 올드미스가 갑자기 우체국의 철거를 찬성하고 나선 데에는 우리가 휴대전화 사용을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한편으로 걱정하는 다른 이유와 같은 해석이 정말 대단해요.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은 긍정적, 부정적인 반대의 측면을 분명하게 부각. 어려서 작가의 꿈을 평생 꼭 이루고 싶었던 그녀가 간절하게 기다리고 바라던 편지를 결국 받지 못했을때의 그 쓰라린 기억은 편지쓰기가 더이상 낭만적이지 않다는 생각이죠.

 

 

 

 

 

유일하게 미국 정보통신부 부장인 모바일 U.테이션스만 올드미스 C.스푸키의 생각이 전적으로 옳다고 주장. 그녀가 이미 세상을 떠난 유령인 줄도 모르고 자신과 손발이 척척 맞는 21세기 신세대 여성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넘 재밌어요. 거기에 만능통신으로 주고받는 엉뚱한 대화며, 겁나라 오싹 시립 도서관 사서 팀장 미라 M. 밤의 조카 스마티와 동갑내기 드리미가 편지로 우정을 쌓으며 휴대전화 중독에서 거의 벗어나는 상황도 너무나 재치만점이죠. 

 

 어떻게 가면을 쓴 채 사람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우체국 유령의 정체가 밝혀지고 겁나라 편리 우체국 안에 갇혀 죽을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스마티 와이파이를 비롯한 몇 사람의 목숨을 구한 놀라운 사건의 결말은 따로 겁나라 빨라 신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요. 단, 엉터리 만능통신으로 겁나라 시와 작별하게 된 테이션스씨가 노새 등에 우편물을 싣고 배달하는 신세가 됐다는 소식만 전할께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전할 기쁜 소식으로 유령저택에 구닥다리이긴 해도 번듯한 전화기가 하나 생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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