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번지 유령 저택 3 - 유언장에 숨어 있는 비밀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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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 겁나라 따져순회 재판소 판결에서 어린이 삽화가 드리미 호프는 이제 부루릉 B. 그럼플리와 올드미스 C. 스푸키의 법적 아들로 입양이후 흠잡을 데 없는 착한 아들이고 싶었던 그가 어떤 특별한 이유로 그러지 못했다는 건지 궁금증이 커지네요. 

 

 흠짓, 손짓발짓으로 자신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는 그 일이 세상에서 가장 철없는 어떤 질문에서 시작되었다니 이제부터 드리미가 하려는 개 이야기에 주목. 드리미는 겁나라시 오싹 시립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을 보면 헤벌쭉 웃는 덩치 큰 개가 자신을 따라오는 걸 뿌리칠 수 없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전부터 개를 한마리 꼭 키우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에 이 개가 무척 마음에 드는 걸 어쩔 수 없어요. 그래서 편지에 개를 키워도 되는지, □그래라, □안된다, □글쎄다 함께 사는 가족의 동의를 구하려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일단, 죽을 만큼 개를 싫어해서 한 집에서 키울 수 없다는 올드미스는 '□안된다'에 한 표! 자신을 고양이같은 유령으로 표현하면서 그 개를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다른 집에 보내야 한다는 반대의견인데요. 반면에 평생 개를 좋아해서 '개 같은 사람'으로 살았다는 부루퉁은 찬성표인 듯하나 그전에  읽어버린 개는 반드시 원래 개 주인한테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이라 드리미의 실망이 클 수 밖에 없어요. 

 

 한편 귀한 물건들이 꽤 많이 수집한 열렬한 수집가였던 백만장자 쿠리쿠리 스멜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엄청난 재산을 독차지하려는 자식들이 마치 개와 고양이처럼 아옹다옹 다투는데요. 고인이 남긴 유언장이 공개되기 전, 마지막 편지에는 살아생전에 서로 눈만 마주쳐도 아옹다옹하는 자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아쉬움이 큰 나머지 죽어서라도 자식의 잘못된 점을 바로 잡으려는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이 느껴져요.

 

 한 부자가 있었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네. "내 병이 너무 깊어 유언장을 쓸 수 없어." 그래서 그는 대신 짧은 시를 썼네./ 달랑 둘뿐인 자식은 멀리 있어서 작별인사조차 할 수 없어서 죽음을 앞에 두고 목 놓아 울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갖은 궁리 끝에 어찌어찌해서/ 아직 몸이 건강할때 아직 살아 있을 때 재산이 의미있게 쓰이도록 보기보다 큰 가치를 품고 있도록 마련해 두었으니 이제 그것을 찾으러 갈 때! 라고. 수수께끼같은 몇 줄의 시로 재산보다 더 값진 소중한 보물을 찾을 힌트를 줘요. 

 

 

 

 

 

 그것이 겁나라 시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희귀하고 값비싼 옛날 동전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오래되고 보잘것없는 동전마다 그렇게 흥미진진한 역사가 숨어있다는 게 놀라워요. 마지막에 1913년에 만들어진 5센트짜리 백동전의 가치는 백만장자 쿠리쿠리 스멜의 전재산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여서 연일 희귀동전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기만 하네요. 

 

 겁나라 빨라 신문 올바로 오비트 변호사 인터뷰기사에 쿠리쿠리 스멜의 유언장이 공개될 때 그 동전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예상에도 여전히 키티키티 스멜과 워리워리 스멜 오누이는 부친의 유언장 공개가 서둘러 이루어지지 않아서 불만에 가득 차 있죠.

 

 거기에 그들이 미친듯이 온 동네를 들쑤셔가며 숨겨진 보물을 찾는 동안  여러번 자신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수수께끼같은 오행시는 평소 유쾌한 농담을 즐기는 호탕한 성격대로 그저 그런 썰렁한 유머감각이나 뽑내는 시가 아니었어요. 특히 두번째 희귀동전이 발견된 겁나라 맛나 식당 오늘의 특별메뉴에 적힌 오행시는 서로가 숨이 막힐 듯 깜짝 놀라는 표정부터가 너무 재밌죠.

 

 누가봐도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어리석은 자식들을 나무라는 표현이 정말 기가 막혀요. 과연 어느 대단한 독설가가 이런 어리'동전'할 독설을 할지..「돈에 눈이 멀어 다투는 것처럼 한탄스러운 일은 없다. 아, 넌덜머리가 난다! 서로 부딪힐 때면 짤랑거리는 그것이, 내가 숨겨둔 그것이 너희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는 것이다.」  

 

 

 

 

 그 짤랑거리는 동전의 의미나 숨은 가치를 이런 식으로 상황에 맞게 비유적으로, 아주 재치있게, 익살스럽게 잘 표현할 수 있는 지 솔직히 믿기 어려운 미스터한 유령이야기를 전혀 허무맹랑하지 않는 실제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작가의 능력에 다시 한번 놀라곤 하는데요. 매권마다 작가 자매의 어릴적 잊지 못할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나는 책의 탄생 스토리를 읽고나면 더 그런 거 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최종 유언장이 공개 당일, 고인의 녹취록에 담긴 마지막 시에는 한겨울 찬바람보다도 쌀쌀맞은 철없는 못난 자식이 이제라도 철이 들어 부모의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네요. 다행히 뒤늦게나마 아버지의 보물보다 못한 자신들의 행동을 깊이 뉘우치고 동물과 다르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마음을 먹었다는 게 얼마나 귀하고 가치있는 아버지의 유산인지 몰라요. 

 

 심지어 단란했던 부루퉁과 올드미스까지 너무나 다른 성격의 개와 고양이처럼 티격태격 다투는 모양새가 누구에게나 처음은 다 서툴고 힘겨운 법. 이 책에서 어느 지혜로운 유령이 강조하듯, 작은 변화부터 실천하면 결국에는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교훈을 참고로 사랑하는 사람의 실수는 좀 감싸주되 새로운 기회도 함께 주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요. 

 

추신: 마지막에 아일랜드식 알쏭달쏭 오행시 쓰는 법을 익혀 ⓐⓐⓑⓑⓐ 각운에 맞춰 재미난 오행시 짓기에 직접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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