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진짜 사랑해! 그림책 놀이터
설라이나 윤 글.그림, 박선하 옮김 / 키즈김영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올 겨울은 기록적인 한파에 잦은 눈소식때문에 한번 내린 눈은 며칠째 차가운 얼음으로 꽁꽁 얼어붙기 일쑤. 더이상 눈소식이 반갑지만은 않은데요. 춥다고 가만히 집안에만 있을 리 없는 아이들은 일부러 미끄러운 얼음 위를 지치고도 눈처럼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하고 눈으로 봐도 겨울풍경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즐겨 보는 게 일상이네요. 키즈김영사의 그림책놀이터 <진짜진짜 사랑해!>는 외모부터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앙증맞은 꼬마 펭귄이 주인공이라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는 친근한 그림책이죠.  

 

   

 어느날 하얀 눈밭을 걷던 아기 펭귄 핑코가 눈 위에서 조그맣고 울퉁불퉁한 작은 솔방울을 발견하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요. 한참 솔방울에 관심을 보이던 핑코가 생긴 건 작고 보잘 거 없어도 기꺼이 친구가 되어 주길 망설이지 않는데요. 추위에 약해 몸을 부르르 떠는 솔방울에 꼭 맞는 털목도리도 떠주고 함께 얼음 위를 신나게 달리는 가하며 똑같이 목도리를 풀어 헤치고 물 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은 다정한 친구사이 같죠. 하지만 이런 환경이 낯선 솔방울은 아까부터 상태가 매우 심각해져 걱정이에요.

 

  
 아마도 추운 날씨에 사람으로 치면 감기에 걸린 모양인데 핑코는 그제서야 솔방울이 추운 얼음나라에서는 살 수가 없다는 걸 깨닫고는 슬픔에 잠겨요. 여전히 몸을 떠는 솔방울을 꼭 안아주며 "솔방울아! 내가 집에 데려다 줄게." 약속을 하는데요. 그 여정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지 어린 핑코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매섭기만 하고 그 와중에도 솔방울을 품에 꼬옥 안은 채 묵묵히 썰매를 끄는 모습이 참 대견하네요. 그야말로 온 몸으로 모진 눈보라를 뚫고 힘들게 지나온 길에 선명하게 새겨진 발자국이 고스란히. 오로지 친구를 위한 쉽지 않은 결정이자 약속은 지키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 더 애절하네요. 

 

 

  그건 어쩌면 서로가 함께할 수 없는 예고된 운명이기에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데요. 마침내 숲에 도착한 핑코는 주변에서 부드러운 솔잎을 모아 솔방울의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 줘요. 그러나 햇살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어 핑코는 더는 견딜 수가 없죠. 숲의 나무들 사이로 정성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뒤돌아서 떠나야하는 핑코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울지. 처음에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할 때 좋아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어요. 비록 상대가 숲에서는 흔하디 흔한 작은 솔방울에 불과했지만 핑코는 그를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로 사랑을 베풀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들이 다시 만날 날을 마음속으로 매일매일 꿈꿨을 거 같아요.   

 

   

 핑코가 숲을 떠나오면서 하루하루 솔방울을 생각하며 털목도리를 뜬 양이 한아름. 시간이 얼마나 흐르고 흘렀을까 또, 조그맣던 솔방울은 얼마나 자랐을까 다시 그 모진 눈보라를 뚫고 솔방울을 찾아간 핑코는 예전 모습과 전혀 다른 솔방울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는데요. 따뜻한 숲에서 풍부한 영양분을 먹고 보통의 큰 나무들처럼 무럭무럭 잘 자란 모습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죠. 만약 추운 눈밭에서 핑코를 만나지 못하고 그냥 버려졌다면 이런 기적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더욱이 그 진한 우정에 보답이라도 하듯 한 번도 바람에 흔들린 적 없이 고이고이 친구와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물건을 간직해 온 솔방울의 우정역시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네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우리가 꿈꾸는 세상에 이처럼 좋은 일만!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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