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강민우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7
김혜리 지음,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니어김영사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007.<바람둥이 강민우>는 바람둥이란 책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순박한 섬 사람들의 이야기로 육지와 떨어진 섬마을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겪는 안타까운 이별을 슬프긴보다 유쾌하게 그렸어요. 초등학교 입학식 날,  어릴적부터 소꼽친구로 남모르게 좋아했던 옆집 소녀 볼에 뽀뽀를 하며 자신이 진짜 짝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 나중에 첫사랑 경미가 서울로 전학을 가면서 더 가슴 시리도록 아픈..이별의 상처가 될지는 몰랐던 거죠.

 

  그도 그럴것이 민우에게 시리도록 예쁜(?) 첫사랑 경미는 멀리 도시로 돈을 벌려 떠난 엄마,아빠의 사랑과 맞바꾼 것이라 "사람이 평생 어떻게 이별을 모르고 살 수 있소? 헤어지면 다시 만날 날도 있는 법이지..." 위로하는 할아버지 말씀도 "누가 그걸 모르나요? 그런 일을 왜 민우가 벌써 겪여야 햐고요! 제엄마 아빠하고 떨어져 사는 것도 안쓰러운데.." 할머니의 걱정도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네요. 거기에 아직 어리기만 한 손자에게 지금부터 맘에 드는 색싯감을 찾아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바로 장가 가라~ 색싯감 타령에 여념이 없는 민우네 할아버지는 경미네가 이사가던 날,

 

 

 

 

 경미보다 더 서럽게 울던 민우에게 처음으로 용돈 이천원을 손에 쥐어주며 당장 다른 색싯감을 골라보라고 민우 맘을 부추겨보지만 그 바람에 엉뚱하게 민우는 친구들 사이에서 바람둥이란 어울리지 않는 별명을 얻게 돼 무척 속상하죠. 속상한 마음으로 고깃배 뒤로 수많은 갈매기가 들락거리는 선착장에 나가  "엄마, 아빠! 나도 육지에 가고 싶다고요!" "나도 엄마 아빠가 오면 따라가겠다고 갈매기들처럼 고집을 피워볼까?" 힘껏 소리치는 민우에게 끼룩끼룩 울어대는 바다 갈매기는 참 귀찮은 존재인가봐요.

 

 바다를 사랑하는 바다소년에게 하늘을 나는 갈매기만큼 또 멋진 친구가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먹이를 보면 정신없이 달려드는 꼴이 더 보기 싫은 민우는 어쩔 땐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무서운 괴물 새 같아 보여 싫었거든요. 그래서 더 친구들이 자신을 놀려대는 모습을 먹이를 본 갈매기 떼처럼 우르르 몰려와 놀려 댄다고 비유하는 표현들이 책을 읽는 깨알같은 즐거움을 안겨주네요. 특히 아이들 이름으로 짓궂은 별명을 짓고 서로 친구들끼리 놀려대는 모습은 도시 아이들이나 이곳 섬마을 아이들이나 마찬가지. 바다에 사는 물고기 별명이 하나씩 붙여있어도 누구 한사람 마음에 드는 이가 없다니 피식- 웃음이 절로 나고요.

 

 

 

 

 저희 아이도 학교에선 이름대신 황소란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친구들이 그렇게 부르면 저도 친구 이름대신 별명을 부르게 된다고 귀띔해주니 실제 눈으로 보지 않은 아이들 심리까지 눈으로 보는 것처럼 이해하게 잘 되네요. 그러면서 이번에는 같은학교 5학년 누나에 대한 좋아하는 감정이 조금씩 싹트던 민우는 무턱대고 민우네 할아버지 배를 태워달라는 누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요. 물론 이전에 할아버지께 노 젓는 법도 배운 터라 가끔 친구들을 배에 태워 준 적이 있고, 처음은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가 싶을 정도로 섬에 살면 출렁이는 바닷물에 흔들리는 배는 시소처럼 느껴져 자신만만했었는데요.  

 

 

 

 점점 밀려오는 거센 파도에 맞써 혼자 힘으로 노를 저어 육지로 간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 깨달을땐 자꾸 그 자리를 맴돌기만 했어요. 그 사이 조각배에 부딪힌 바닷물이 튀어서 자꾸만 옷을 젖기까지. 결국 날이 어두워져 육지쪽은 전혀 보이지 않고 떠나온 섬 쪽은 반대로 어느새 전깃불이 켜져 있어 거센 파도에 배가 거의 뒤집힐지 모를 위험천만한 그 때, 저멀리 다가오는 한척의 배가 바로 할아버지 배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 순간  희미하게 들려오는 할아버지 목소리가 그처럼 반가웠던 적이 없던 민우는 눈물 콧물범벅이 다 되어 버렸어요.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울지 않을 거 같던 씩씩한 민주누나마저 엄마를 따라 섬을 떠나자 친구들은 민우가 색싯감으로 정한 사람은 다 섬을 떠난다고 놀려댔지만 민우는 대꾸할 기운조차 없었어요. 더군다나 그런 일이 있고 이틀 뒤, 거센 파도와 바람이 섬을 통째로 삼킬 듯 세차게 불어 대는 날에 민우가 가장 믿고 의지했던 할아버지가 그만 그물을 당기다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그 바람에 의식을 잃고...그대로 민우 손을 꼬옥 잡은 채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셨죠.

 

 

 

 그것이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이별 인사인줄 모르고 금방이라도 할아버지가 일어나 자신을 또닥또닥 위로해 줄 것만 같았던 민우는 할아버지 유언장대로 준비되는 장례식이 끝나면 다시 할아버지 얼굴을 볼 수 있을 거 같았어요. 평생 소원이라고 말해 본 일이 없는 할아버지가 웃는 탈이 좋아서 늘 방 안에 걸어둔 하회탈과 울긋불긋한 화려한 장미꽃에 둘러싸여 활짝 웃고 계시죠. 이제 홀로 남겨진 할머니 곁은 장미꽃만큼 예쁜 첫사랑 경미가 돌아오면서 어린 바다소년 민우가 할아버지 자리에서 든든하게 지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