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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좋은 10가지 이유 ㅣ 꼬마 그림책방 29
최재숙 지음, 문구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2월
평점 :
부모교육에서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역할수행에 있어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데 점점 달라지고 있는 부모의 양성성의 성역할 변화나 핵가족화 되는 가족구조의 변화, 다른 형제의 출생 등을 들 수 있다. 그 중 형제가 출생하면서 부모의 책임이 많아지고 첫 자녀와의 상호작용, 또는 애정표현이 전보다 감소하는 등의 변화는 끊임없이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요구하고 부모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부모, 자녀 관계에서 서로간의 기본적인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아닐까.
그도 그럴것이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중요한 기본적인 신뢰감은 오랜시간 함께 있는 시간의 양보다도 부모의 사랑과 관심, 놀이, 접촉, 자극 등을 통해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서로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진행되는가 하는 질적인 면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와 주고 받는 눈빛에도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믿음이 담겨있다. 그런 믿음과 신뢰감이 반짝반짝 빛나는 꼬마그림책방 스물 아홉번째 이야기, <우리엄마가 좋은 10가지 이유>야말로 그림책 제목처럼 우리엄마가 좋은 이유 10가지에 대해서 꾸밈없고 솔직한 엄마와 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매일아침,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녀석을 제 시간에 깨워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내야 하는 엄마는 아이가 좋아하는 맛있는 반찬을 식탁가득 차려놓고도 막상 전기밥솥 앞에선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아마도 깜빡하고 전기밥솥의 전원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거나 밥솥의 밥이 텅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아이는 엄마가 시켜주는 중국집 배달음식을 맛있게 먹고 엄마를 다 이해하는 눈치다. 왜냐하면 형이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아 도망이라도 치면 엄마가 나서서 아이 장난감을 도로 빼앗아 주고 화장한 엄마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예쁘며, 엄마의 환한 웃음은 아이의 기분까지 기분 좋게 만들기때문이다.
그럼에도 완벽할 수 없는 엄마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아이의 눈이 무섭다. 엄마가 아이 몰래 형한테 우리집 대장은 바로 너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귀띔할때 아이는 날카로운 눈매로 엿듣고 있고 엄마가 동네 아줌마들이랑 시끄럽게 웃고 떠들땐 정말이지 시끄럽다고 양쪽 귀를 모두 막는 냉정함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엄마가 아무리 못말리는 뽀뽀대장이라고 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친구 앞에서만큼은 엄마의 뽀뽀를 온 몸으로 거부한다.
난 우리엄마가 뭐든 스스로 하게 해줘서 좋아. 내 힘으로 하고 나면 기분이 우쭐해지니까. 그런데 왜 버스는 혼자 못 타게 해? /난 우리엄마가 목욕놀이를 잘해줘서 좋아. 비누거품놀이하면 정말 재미있으니까. 그런데 화나면 왜 내 얼굴을 비틀면서 씻겨? 내 얼굴때문에 화난 것도 아니면서./ 난 우리엄마가 머리가 길어서 좋아. 귀신놀이할때 꼭 필요하나까. 으악 정말 귀신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
이렇듯 단순히 우리엄마가 좋은 이유 10가지를 재미없이 나열하지 않으면서 충분히 그만한 이유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유쾌하다. 마치 엄마에겐 육아의 힘든 고충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아이에겐 더할 나위없는 엄마의 사랑을 선물로 줄 수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