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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에 겨울 철새 보러가요 ㅣ 아이세움 자연학교 6
이성실 지음, 강봉승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여행은 늘 신나고 즐거운 일이지만 추운 겨울날 작은소리에도 놀라 몸을 숨기거나 푸다닥 어디론가 날아가는 겨울철새를 보러 가는 여행은 더더욱 쉽지 않죠. 게다가 매년 겨울방학이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철새생태체험이 큰 인기라 쌩쌩 불어오는 찬바람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우리나라에 날아와 추운 겨울을 나는 반가운 겨울철새를 많은 어린 친구들이 보고 싶어하죠.
그나마 러시아, 중국과 같은 북쪽대륙에서 우리나라로 수백, 수천 킬로미터 이동하는 겨울철새를 망원경과 쌍안경으로 직접 관찰하는 거 이상 자연의 생태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아이세움 자연학교 시리즈는 지난 해 환경부에서 친환경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접할 수 있고 가볼 수 있는 장소나 활동을 주제로 어린이들이 자연을 마음껏 느낄 수 있어 참 유익한 책이예요.
그 덕분에 아이세움 자연학교 여섯번째 이야기, <천수만에 겨울철새 보러가요>는 추운 겨울날 특별한 야외활동없이도 그 기분을 충분히 낼 수 있으며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의 고마움을 몸소 깨달을 수 있어 정서발달은 물론이고 과학개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행정구역상 충정남도 서산시 부서면에 위치하는 천수만은 원래 갯벌이었던 곳을 간척하여 농경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 생긴 간월호와 부남호, 해미천과 A,B지구 농경지가 모두 천수만 철새 도래지에 속하죠. 물결은 잔잔하고 햇살은 반짝반짝 참 평화로운 곳. 겨울 철새들은 북쪽에서 새끼를 낳아 기른 뒤 더 추워지기 전에 천수만으로 날아왔어요.
준비해간 망원경으로 살펴보면 새들이 눈앞에 있는 거 같아요. 넥타이 맨 혹부리오리/ 어디에나 청둥오리/ 보기드문 황오리/ 투구 쓴 청머리오리/ 꽁지 긴 고방오리/ 얼굴 붉은 홍머리오리/ 태극무늬 가창오리/ 작다고 쇠오리/ 뺨이 하얀 흰뺨검둥오리. 하나하나 잘 살펴보면 모양도 가지가지 행동도 가지가지예요.

고니와 뿔논병아리는 암수가 비슷 하지만 새들은 대개 수컷이 더 화려하잖아요. 겨울 철새 수컷들은 암컷의 마음에 들기 위해 더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고 알을 품고 새끼를 길러야 하는 암컷은 주변과 비슷한 보호색을 띠고 있대요. 해미천 하류에서는 물오리와 큰 고니들을 만날 수 있고 청둥오리는 호수 얕은 곳에서,큰고니는 약간 깊은 곳에서 궁둥이만 내민 채 머리를 처박고 먹이를 잡아먹어요.
그중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에 처한 취약종으로, 전 세계 가창오리의 90퍼센트가 천수만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점점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게 바로 가창오리의 군무야말로 무대 위의 아이돌 그룹처럼 한치의 어긋남없이 완벽하고 환상적인 군무를 자랑하죠.
그 밖에, 천수만에서 만나는 맹금류나 천수만 '가창오리 아줌마'의 사계절 천수만 일기, 다양한 천수만 생태프로그램, 새모형 모빌을 만들어보는 팁, 그리고 직접 만들어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닐 수 있는 천수만 겨울철새 관찰카드까지 종류와 크기, 생김새, 특징이 서로 다른 새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정교하고 세밀한 그림으로 감상하고 퀴즈로 풀어보는 다양한 방식이 매우 흥미롭죠. 꼭 한번은 책에서 봤던 겨울철새 주인공을 만나러 천수만에 가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