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어린 시절
펑슈에쥔 지음, 천싱싱 그림, 유소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신문기사에서 크고 웅장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제국의 수도를 좀더 요란하고 번지르르하게 꾸미기 위해 안달하여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도시, 기상천회한 건축물들이 촘촘히 들어선 동네, 동양 최대의 쇼핑몰, 심장을 멎게 할 만한 으리으리한 관광지들이 몇 년 사이 수도 베이징을 가득 메워나갔다고.  

      그러나 이상하게도 중국을 찾는 이방인들이 매혹된 것은 그런 화려한 건축물이나 동방신천지의 세련된 쇼핑물이 아니라 자동차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오래된 골목과 역사책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한낱 집이라는 사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여전히 눌러사는 오래된 골목길이 최고의 관광명소라고 소개된 기사내용이었다.  

    왠지 '안녕 나의 어린시설' 소설에 나오는 마을도 그러지 않을까. 그러면서 실제 한번도 가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책이나 방송 매체를 통해 누군가 부지런히 안내해준 오래된 골목길을 걸으면서 그들이 사는 모습도 보고, 그들이 만나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 여행 기분을 내보련다.  

   하지만 여행이 시작할 때 한껏 들떴던 기분은 여행이 끝나갈 무렵엔 미련과 아쉬움으로 물들고, 심지어 끝난 여행에 대한 나의 판단, 나의 선택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와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녕, 나의 어린시절> 주인공 모리가 그러했고 일골 살때 철도 건설 노동자인 아빠,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모리가 만난 사람들도 모두 그러했다. 펑황에서 만난 물장수 물이오빠, 친엄마를 만나 마을 떠난 칭류, 천하에 둘도 없는 악동같지만 누구보다 진실하고 순수한 통루어, 첫사랑의 오빠, 진짜 어른이 되어 나타난 작은 어른, 부모대신 어린 모리를 큰 사랑으로 보살펴 준 윈 할머니까지.  

   나만의 세상에 갇혀 살았던 모리가 자기 자신을 가둬두었던 작은 문 밖의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아픔을 겪는 동안 인연의 묘한 감정을 다스리고, 자신도 점차 성장해 간다. 우리의 어린시절도 그러하듯 모리의 이야기는 담담하게, 과거의 어린시절로 이끌면서 가만히 양팔 저울에 기울어져 있던 내 삶의 무게를 덜어 내준다. 그래도 난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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