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금살금 살금살금 숨어라 꼬마 그림책방 26
캔더스 플레밍 지음, G. 브라이언 카라스 그림, 강희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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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아대상 꼬마 그림책방 <살금살금 살금살금 숨어라>는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이 어떤 그림책보다 큰 책이다. 요즘처럼 추운 바깥 날씨에 혹시 우리집 대문 앞에도 따뜻한 집안으로 들어오고 싶은 토끼 세 마리가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두터운 스웨터를 챙겨입는 토끼 삼형제가 앙증맞다. 그리고 추운 한겨울에 오갈데 없는 가엾은 토끼 세마리에 비해 혼자 조용히 겨울을 나고픈 이웃집 아저씨, 맥그릴리씨는 자기집으로 토끼가 들어오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절대로 불쌍한 토끼에게 토끼가 좋아하는 당근은 줘도 자신만의 안락하고 편안한 집만큼은 안된다고 소리를 지르는 냉정하신 분이다.



 

 

 

 

   

  

그렇기때문에 책 제목이 <살금살금 살금살금 숨어라>다. 그것도 차가운 바람이 부는 한밤중에 현관문의 조그만 편지구멍으로 혹은 차가운 비가 내리는 밤엔 높디 높은 커다란 굴뚝안으로, 아기 토끼 세마리는 살금살금 숨어 들어온다. 그리고 집안 여기저기에 토끼털이 빠져있고, 검은색 토끼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어 점점 화가 머리끝까지 나기 시작하는 맥그릴리씨는 토끼가 집안으로 들어 올 수 있는 출입문이란 출입문은 모두 막아버린다. 심지어 사다리를 타고 지붕위에 올라가 굴뚝을 막고, 집안 창문이란 창문은 나무 판자와 네모난 벽돌로 높이높이 쌓아 막는다. 스스로 버릇없고 괘씸한 토끼녀석들을 혼내주겠노라 겨우내 집안을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성으로 만들기에 바빴다. 그리고 잠시 "아, 이젠 토끼는 없겠지."라고 한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는 사이...어느새 추운 겨울은 가고 향긋한 꽃향기가 가득한 봄이 찾아왔다. 

     



 

 

 

 

  

 

마침내 맥그릴리씨네 좁은 창문 틈 사이로도 봄바람을 타고 꽃향기가 전해져 겨우내 혼자 집안에서 책을 보던 맥그릴리씨도 책을 덮고 안락의자에서 일어나 창문에 덧댄 널빤지 틈사이로 바깥 세상을 구경한다. 그리고 곧 싱그러운 초록빛의 세상에 당장이라도 집 밖을 나가고 싶었을 것을 이제와 자신이 쌓은 벽돌을 커다란 망치로 부순들 산산 조각 나 잘게잘게 부서지는 벽돌의 잔해는 그동안 이웃과 함께 더불어 마음을 베푸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의 비명과도 같다. 그나마 맥그릴리씨의 가시돋힌 마음을 어린 토끼들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아마도 다가오는 겨울은 맥그릴리씨가 먼저 따뜻한 집안으로 어린 토끼 삼형제를 맞이하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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