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풀꽃 반지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41
원유순 글, 나오미양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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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을 맞이한 후, 초등 1, 2학년인 두 딸아이가 길고 긴 여름밤을 아직도 엄마품이 그리운 어린 아기마냥 엄마만 붙잡고 "아~" 잠이 안온다고 보채고 있다. 그 소리가 한여름밤 극성맞은 모기소리보다 더하다.  게다가 그 늦은 시간에 잠이 안와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는 아이에게 책만큼 좋은 처방전도 없다. 하지만 이젠 집에 있는 책도 웬만큼 눈에 익어서 "와~ 재밌겠다!" 라고 관심을 둘만한 책이 없어 고민이 되었다.  

그 순간, 단순히 책 제목만 보고 "이건, 엄마 책이짆아"라고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아이세움의 <엄마의 풀꽃반지>가 생각났다. 대부분 평범하거나 어렵고 힘든 가정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총 여덟편의 짧은 동화 속 어린 주인공이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고생하는 부모님이나 주변사람을 이해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샀던 책인데 아이는 책 제목만 보고 책내용이 어떤지 관심조차 두지 않아 속상한 감정이 가득했던 책이다.  

그래서 그 늦은 여름밤, 도란도란 누운 이불자리에서 엄마가 어떤 책을 읽어줄까 잔뜩 기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아는 인기 개그맨과 동명이인인 '박명수'선생님이 나오는 '깨순이와 빨간 머리앤'을 처음으로 읽고 아이들 반응이 처음과 확 달라졌다. 학교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깨순이로 불리는 주인공 인영이가 새로오신 잘생긴 박명수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머리염색을 빨간 머리앤처럼 하려고 갑자기 용돈이 필요했는데 마침 교실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게 되면서 벌어지는 풋풋한 에피소드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거 같다.   

 그리고 엄마, 아빠 몰래 할아버지의 여자친구를 응원하는 손녀딸 은이가 할아버지의 여자친구를 위해 준비한 발렌타인 초콜릿을 '발롱타디?'라고 잘못 알아들으시는 대목에서 아이들의 웃움보가 멈추지 않아  "하하" "호호" 한밤의 해프닝은 책을 읽어주는 엄마, 아이 모두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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