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컬 라이프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생활 속 화학 이야기
강상욱.이준영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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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케미컬 라이프'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생활 속 화학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케미컬 라이프(Chemical Life)는 화학 생활을 뜻한다. 책의 제목처럼 인간의 삶에서 화학과 생활을 분리해서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책의 겉표지 그림은 커다란 계량컵 안을 보여준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눈에 띄는대로 맞춰 보자. 무, 드라이기, 고추, 고무장갑, 샴푸, 원소 기호 등등 다양하다. 우리가 일상생활하면서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포함된 듯하다. 이것이 전부 자연에서든 인공에서든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화학'하면 연구실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에 몰두하는 연구원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원소 기호나 화학 공식이 연상된다. 그만큼 일반인들에게 난해한 학문이다. 그래서 화학 교수와 소비자학 교수가 의기투합해서 책을 냈다. 화학이 일상생활과 만난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들이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화학물질의 오염이나 남용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최근 국내에서 연이어 계란 살충제 파동, 생리대 파동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화학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불안해 하고 있다. 그렇다고 화학제품을 완전 배제한 채 살아갈 수 없다. 원시시대로 되돌아가란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화학제품'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최소한의 안내서라고 하겠다.

차례는 1장부터 4장까지 각각 <위험한 장소>, <위험한 음식>, <위험한 물건>, <위험한 정보>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위험한 장소>에서 미세먼지 주의보를 주목하자. 일기예보에 미세먼지 농도를 표시할 만큼 미세먼지는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한창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일 때 외출하면 해가 떠 있어도 대기가 맑지 않고 뿌옇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서 우리 몸에 들어올 때 걸러지지 않고 혈관에까지 침투할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다. 세탁을 여러 번 해도 미세먼지들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고, 국민들은 스스로 외출할 적에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장 <위험한 음식>에서 제 2의 살충제 달걀 파동을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볼까? 살충제 달걀 파동은 공장식 축산 시스템을 도입한 양계 농가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양계 농가에서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양계장에 살충제를 뿌렸다. 그런데 닭의 피부나 사료 섭취를 통해 살충제 성분이 닭의 체내에 축적되거나 달걀로 유입되었다.

우리는 살충제 달걀 파동을 겪으면서 살충제 사용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입안으로 섭취하거나 코로 흡입하는 것 이외에 피부를 통한 흡수도 위협적일 수 있다. 또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탓에 재앙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장기간의 살충제 노출에 따른 만성독성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 

정부, 전문가들의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마인드도 바꾸어야 한다.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일에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닭들을 비좁은 양계장에 가둬서 키우지 않고 널찍한 공간에 풀어놓고 키운다면 살충제를 뿌리지 않아도 된다.

3장 <위험한 물건>에서 생리대 파동의 진실은 무엇일까? 생리대에서 검출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한편 유해물질과 유해성은 다르기 때문에 제품에 유해물질이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유해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리대는 몇십 년에 걸쳐 사용하는 생필품이기에 일회성 테스트가 아니라 장기간의 안전성 테스트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 유해물질 전수조사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2018년 10월부터 생리대 전 성분 표시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4장 <위험한 정보>에서 흔히 기업에서 말하는 무첨가의 의미를 알아볼까? 무첨가라고 적혀 있어도 그것은 완벽한 무첨가가 아니다. 무첨가라고 표시된 몇 가지 첨가물을 제외하고 다른 대체 첨가물을 사용한 경우가 많다. 

더구나 가장 기피하는 식품첨가물 중 하나인 MSG는 단백질 구성성분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산으로 천연 구성 성분으로 존재한다. 소금 대신 사용하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그러니 식품첨가물로 유해하지 않다.

우리는 합성 방부제나 보존료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살 수 없다. 천연재료도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식품첨가물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면서 기업에서는 소비자들의 불안과 공포심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쓰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에 속지 말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궁금해 하는 화학제품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저자는 인과관계에 따라서 알기쉽게 설명해 준다. 대안을 제시하면서 때론 정부의 역할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당장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과연 화학공화국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안내서라고 부를 만하다.

화학이 일상생활과 만났을 때 어렵지 않다. 만약 소비자의 입장에서 화학제품에 대해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을 읽으면서 점차 불안감이 가시면서 안심이 되는 독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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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8 (10주년 특집판)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8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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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8 전망 '트렌드 코리아 2018'이 10주년 특별판으로 나왔다.

저자는 총 8명인데 주 저자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김난도 교수다. 김난도 교수의 약력을 살펴보면 트렌드 연구자로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저서들 중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에세이가 여럿 있지만, 그보다 그의 전공을 살린 소비트렌드를 연구한 결과물이 훨씬 많다. 이쯤에서 저자가 소비트렌드에 관해선 국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전문가라는 확신이 든다.

또한 출판사 미래의 창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8'을 10주년 특별판으로 발간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오랜 세월 꾸준히 소비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해 왔다는 반증이다. 이번엔 오렌지색 커버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왠지 오렌지처럼 상큼한 소식들이 가득 들어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이 든다.

2018년은 황금 개의 해이다. 거기에 맞춰서 김난도 교수팀이 트렌드 키워드로 개와 관련된 문구를 지었다. 영문 이니셜 10글자로 구성된 트렌드 키워드는 'WAG THE DOGS' 즉,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를 뜻한다. 주요 키워드를 선별해서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볼까? '소확행'을 추구하는 '워라벨' 세대, 그들만의 '케렌시아'를 찾아나서다.

2018년 소비트렌드 전망을 하나씩 차례대로 살펴보자.

첫 번째,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소설에서 '소확행'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겨울밤 고양이가 이불속으로 들어오는 순간이 나의 '소확행'이다.' 춥고 음산한 겨울밤 추위에 떨면서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데, 귀엽고 앙증맞은 고양이가 이불 속을 파고 들어서 나에게 다가온다고 상상해 보라.

고양이를 혐오하지 않는 다음에야 고양이의 부드러운 털이 피부에 닿는 순간 평온함을 느낄 것이다. 이게 무라마키 하루가 그의 책에서 표현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누구나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서 문득 행복을 느끼고 있다.

세 번째, '워라벨' 세대다. '워라벨'은 work and 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한다.

지금의 중년층은 흡사 일 중독자처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윗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일했다. 하루 근로시간 8시간을 넘겨 야근을 하면서도 내심 불만스러워도 다들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젊은 직장인 세대는 다르다. 그들은 적당히 벌면서 잘 살기를 희망한다. 과거 세대와 달리 일 때문에 자기 삶을 희생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업무시간 이후는 여가시간이다.

과거 세대가 그들을 봤을 때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그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다. 오히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근로시간을 한참 넘기면서 일해야 했던 과거 세대가 자책해야 하지 않을까?

세계적인 사상가 E. F. 슈마허는 '굿 워크'라는 그의 저서에서 젊은이들에게 좋은 노동과 나쁜 노동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좋은 노동은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동시에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완성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는 슈마허의 말처럼 직장문화를 바꾸어 나가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일과 생활의 균형이 포함되어 있으니 기업주들도 이제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호응해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 나만의 '케렌시아'다. '케렌시아'는 투우장의 소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홀로 잠시 숨을 고르는 자기만의 공간을 의미한다.

현대인들은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간다. 가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절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피난처가 있어야 한다. 각자 현실의 도피처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려야 심기일전할 수 있다.

2017년 올해의 소비트렌드도 회고하고 있다. 과연 작년 연말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예측한 대로 성행했을까? 아마도 독자들은 올 한해 욜로 YOLO란 용어에 친숙해져 있을 것이다. 2017년 트렌드 키워드였던 YOLO는 You Only Live Once를 줄인 말이다. 한 번 뿐인 인생을 뜻한다. 어차피 누구든지간에 길든 짧든 유한한 생명을 갖고 끝내 죽음에 이른다는 자각이 든다면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지 않을까?

YOLO를 지향하는 2017년 소비트렌드는 소비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트렌드 코리아가 선정한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을 가나다 순으로 살펴보면서 서로 연결시켜 보는 것도 재미있다.

리뉴얼 과자, 무선청소기, VR 서비스 상품, 인터넷전문은행, 인형뽑기, 택시운전사, 푸드트럭, 홈 트레이닝, 횡단보도 그늘막, 힐링 예능 등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은 소비트렌드 분석 보고서다. 개인이라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어야 유행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기업이라면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제주체로서 소비자들의 욕구에 앞서 발빠른 시장 선점 전략이 요구된다. 그러니 연말에 발간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18'에 시선 집중해야 할 것이다. 모두의 필독서로 추천한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7261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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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1 - 김종광 장편소설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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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주변국과의 외교정책을 사대교린으로 정했다. 중국 명나라와 같이 큰 나라는 받들어 섬기고, 여진, 왜국 등의 작은 나라는 대등한 입장에서 친하게 지내고자 함이었다. 그런 취지에서 왜국에 대규모 외교사절단을 파견하였으니 이름하여 조선통신사라고 일컬었다. 그동안 조선통신사는 간략히 역사책에 한두 줄로 언급될 뿐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조선통신사'를 김종광 소설가가 두 권의 장편소설로 엮었다. 작가는 풍부한 기록물을 가진 조선통신사를 소재로 쓴 소설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그 이유를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 평범한 이야기에 있다고 했다. 작가는 특출나지 않은 평범한 점에 매료되어서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1763년 8월 3일 계미년 영조 39년에 임진왜란 이후 제 11차 통신사가 서울을 떠났다. 일본 에도(현재의 도쿄)에 닿은 것은 이듬해 2월 16일, 되돌아와서 경희궁에 복명한 것이 1764년 7월 8일로 무려 332일이 걸렸다. 수로는 배, 육로는 말이 이동 수단의 전부였던 당시의 교통사정을 감안했을 때 통신사 일행이 무사히 되돌아온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332일간의 여정에서 십수 명이 일지를 쓰듯이 기록했다고 하니 그 분량이 방대하다. 물론 일지 형식으로 낱낱히 기록했으니 짧고 문장의 완성도가 뛰어나지 않았다. 작가는 그 단편적인 기록들을 얼기설기 엮어서 한 편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엄밀히 말하면 여행기라고 하겠다.

'조선통신사'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왕명을 받아서 삼사, 제술관, 서기, 군관, 역관이 조선통신사의 직무를 수행한다. 또한 섬 나라 일본으로 가려면 바다를 건너야 한다. 총 여섯 척의 배를 바다에 띄워서 움직일 인력이 필요하다. 선장, 사공, 격군 등으로 각자 배를 부릴 역할이 정해져 있다. 순전히 바람에 실려서 돛대에 의지한 채 양팔로 부지런히 노를 저어야만 바닷길을 헤치고 나아갈 수 있는 배를 상상해 보라. 얼마나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을지 헤아리고도 남는다.

배가 출발하기 전부터 조선통신사 일행은 갖가지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그들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는 말투가 상스럽고 걸죽하다. 대부분 상놈과 종놈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어릴 적부터 배움이 부족한 탓에 체면치레는 어울리지 않는 일자무식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그들이 내뱉는 말을 받아서 읽어내리는 재미가 있다.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에 버금가는 해학과 풍자가 넘쳐난다. 고향을 떠나서 나그네 신세가 되어서 지내다보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서 이동한다고 해도 뜻하지 않은 갖가지 불상사가 생기기 마련이다. 중간에 병으로 몸져 누워 있다가 끝내 저승길로 접어드는 사람들도 있고, 지나가는 길에 음주나 쾌락에 못 이겨서 무리를 이탈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다.

조선통신사 일행은 일본으로 가는 길에 대마도를 경유한다. 지금도 부산 태종대에서 맑은 날 일본 쪽을 바라보면 육안으로 흐릿하게 대마도가 보인다. 대마도주가 조선통신사 일행을 인솔해서 일본 본토로 이끈다. 일본인들이 조선통신사 일행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대접하는지 상세히 알 수 있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두 번의 전쟁을 일으키면서 조선을 침략했건만, 일본인들 눈에 비친 조선인들은 유학의 학문적 깊이가 깊어서 유생들이 본받고 싶어 한다.

조선의 인삼, 일본의 고구마가 언급되는 것을 봐도 일본인들은 인삼 한 뿌리를 얻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일본 여인들은 몸까지 바칠 정도다. 그런데 그들이 먹는 고구마는 일본 곳곳에 널려 있어서 단순히 허기를 채워주는 보잘 것 없는 작물에 불과하다. 조선통신사 눈에 살짝 비친 일본의 모습은 우리와 다르다. 그것을 놓치지 말자.

날짜별로 조선통신사 행렬이 이동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기록하고 있다. 일지에 충실한 글을 재구성해서 화려한 미사여구가 필요없다. 보고 들은 그대로 적었다. 소설의 문체도 간단하다.

소설은 무사히 경희궁으로 되돌아와서 영조를 알현하는 것으로 끝난다. 작가가 소설을 마무리할 무렵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가 결정되었다. 소설의 출판에 이은 경사다.

5백 사내, 3백 일, 1만 리 일본견문록 '조선통신사'는 소설 특유의 극적인 요소나 갈등 구조는 없다. "갔노라, 보았노라, 겪었노라, 돌아왔노라!"에 충실하게 쓰여졌다. 그럼에도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은 상놈, 종놈들이 좌충우돌하면서 토해내는 대사가 발칙하면서도 통쾌하다는 데 있다. 양반과 상놈으로 서열화된 신분제 사회에서 억압받는 그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들의 언어로 표출하고 있다. 그 맛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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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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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이란 짧지만 거창한 제목보다 오히려 부제목으로 덧붙인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에 눈길이 끌린다.

라이프스타일에서 미래를 찾는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교수가 쓴 책이다. 저자는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도시의 골목길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저자는 사람들이 좋아해서 자주 찾아가는 골목길은 공간 디자인, 접근성, 문화 인프라, 임대료 등 물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그 위에 개성 있고 창의적인 소상공인이 모인 거리가 매력적인 골목문화를 생산한다고 했다.

과거 산업화시대 우리나라는 낮고 허름한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를 허물고 그 자리에 네모반듯한 고층아파트를 올리기 시작했다. 아파트 건물 사이에 차가 오갈 수 있는 널찍한 사차선 도로가 생겨났다. 고층아파트와 사차선도로는 산업화를 상징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어 갔다. 서울 시내 어딜 가나 우후죽순 치솟은 건물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 행렬로 획일화되다시피했다.

사전에 정의된 골목길은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이다. 머리 속으로 골목길이 그려진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신작로라면, 골목길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오가던 동네의 옛길이다. 골목길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배여 있는 터전이다. 부산 보수동 헌책방거리,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거리, 서울 문래동 철강문화거리, 서울 이화동 벽화마을 등 골목길은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고 있다.

일본의 근대 심미주의 작가 나가이 가후는 골목길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공간, 생활, 삶, 평화, 낙원, 신혼살림, 밀애, 장편소설 등 등. 그만큼 골목길은 오랜 세월에 묻힌 많은 사연을 품고서 행인들을 손짓하고 있다.

저자는 골목길의 매력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고 직감적으로 좋다 나쁘다로 단정짓지 않는다. 경제학자답게 상권별 1일 매출액, 음식업 매출액, 유동인구 수를 집계해서 유의미한 값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대의 정체성이 인디뮤직, 미술, 디자인 분야에서 시작해서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출판산업단지가 되었다. 이렇듯 골목마다 특유의 중심 문화가 존재하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에 이대후문은 홍대 확장으로 밀려나 가게들이 모두 사라졌다.

저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골목길 문화와 골목상권을 조성할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골목상권의 부상 이면에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불운이 도사리고 있다. 뉴욕 웨스트빌리지 골목길이 보존되기까지 도시계획가 제인 제이콥스의 투쟁이 있었다. 그녀는 뉴욕의 많은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은 막아낼 수 없었지만, 재개발로 인한 듀플리케이션(복제화)를 막아내었다.

전세계적으로 곳곳에서 골목길을 복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주 아라리오길, 광주 골목길, 대전 성심당 거리 등이 지역을 기반으로 장인정신이 더해진 골목길의 좋은 사례이다. 저자는 나아가 골목산업정책을 관광정책으로 추진할 것을 정부 기관에 촉구하고 있다.

저자의 의견처럼 관광객들이 동네 골목길의 아기자기한 멋에 이끌려서 발품 팔아서라도 찾아오게끔 만들어야 한다. 골목길의 복원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어릴 적 골목길에서 뛰어놀았던 추억을 간직한 중년에 이른 현지인들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곳이기도 하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6970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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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윌런의 경제학으로의 초대 - 도표와 공식이 없는 경제 이야기
찰스 윌런 지음, 박준형 옮김, 정갑영 감수 / 스몰빅인사이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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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주희입니다.

인간의 생계와 직결되어 있는 경제활동이건만, 정작 경제에 관해서 얘기할 때면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답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에서 다루는 전문용어의 난해함에 있다. 더구나 수요나 공급 등의 경제법칙을 언급할 때면 어김없이 공식이나 도표, 그래프가 등장한다. 수학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공식이나 도표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아프기 시작한다. 찰스 윌런이 쓴 '경제학으로의 초대'는 경제학의 오해를 불식시켜주는 경제학 입문서다.

연구실에서 담론하던 경제학을 학문에서 꺼집어 내어 우리의 일상생활과 접목시켜 놓았다. 따지고 보면 인간이 일상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경제와 관련되어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는 과정이 경제활동이다. 굳이 어렵게 경제학적인 법칙이나 공식을 거론하지 않고도 우리네 삶에 빗대어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저자 찰스 윌런이 쓴 '경제학의 초대'에 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이자 실무전문가의 집합체인 미국 경제경영 전문 사이트 '800-CEO-READ'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경제경영서로 추천되었다고 한다. 책장을 펼쳐서 본문을 읽기 전부터 독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한다.

차례를 살펴볼까? 저자는 경제학에서 많이 거론되는 키워드를 뽑아서 키워드를 주제로 챕터를 구성했다. 따라서 독자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자 선별적으로 주제에 적합한 챕터를 골라 읽을 수 있다.

키워드는 시장의 힘, 인센티브, 정부와 경제, 경제와 정보, 생산성과 인적 자본, 금융시장, 경제와 정치, 경제와 숫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국제경제, 무역과 세계화, 개발의 경제 순이다. 나열된 키워드가 현대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주제를 포괄한다. 결국 인간의 삶과 직결된 경제는 세계화 추세, 다양한 정책과 맞물려서 돌아간다고 할 때, 다트머스대학교 록펠러센터에서 공공정책을 연구하는 교수답게 저자의 키워드 선택은 탁월하다.

CHAPTER 1 <프랑스 파리를 먹여 살리는 것은 누구인가> 에선 시장의 힘을 얘기하고 있다.
아침식탁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손 / 모기장이 아마존 밀림을 파괴한다 / 브래드 피트는 왜 영화배우가 되었을까 / 옆자리 승객의 비행기표가 내 것보다 싼 이유 /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 / 시장은 인간 본성과 일치한다 등 소주제가 있다.

경제학에서 '인간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항상 일관되게 행동한다'고 가정한다. 이른바 합리적 인간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시장은 인간의 본성과 일치하며, 인간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늘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기에 때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주장한다.

CHAPTER 2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노를 저어라> 에서 인센티브를 얘기하고 있다.
검은 코뿔소와 경제학 / 미국과 북한의 비슷한 점 / 버거킹이 영수증을 주는 이유 / 죄수의 딜레마 /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 등의 소주제가 있다.

자본주의가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껏 지속되어 온 배경에 인간의 강력한 동기가 있다. 인간은 자신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므로 거기에 맞춰서 인센티브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CHAPTER 3 <정부는 당신의 친구일까, 적일까> 에서 정부와 경제의 관계를 얘기하고 있다.
사소한 행동의 파급 효과 / 쾌락에도 세금이 부과된다 / 경제 발전의 오아시스 / 모두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 로빈 후드가 되고 싶은 정부 등의 소주제가 있다.

정부는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돈을 거둬들여서 개인이 구매할 수 없지만 삶의 질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여러 공공재에 투자한다. 그러니 정부가 좋은 싫든 당신의 친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CHAPTER 4 <정부의 크기는 커야 할까, 작아야 할까> 에서도 정부와 경제의 관계를 얘기하고 있다.
공무원은 왜 불친절할까 / 우주 로켓과 콘돔 / 살충제가 인간의 생명을 살린다 / 세수를 늘리는 감세 / 정부는 외과의사의 메스와 같다 등의 소주제가 있다.

정부는 경제의 생산성을 증대시켜 모두를 잘 살게 할 수 있는 경제력을 지니고 있다. 반면에 정부의 지나친 규제는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의 크기가 커야 할지 작아야 할지는 여전히 경제학자들 간에도 이견이 있다. 시장 경제의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가 요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챕터별 키워드를 따라가면서 읽다보면 어느 새 경제학에 친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학창시절 경제 교과서의 단원별로 나열된 주제에 따라서 경제학 이론을 다루던 기존의 경제학 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은 경제학 입문서이자 실용서에 가깝다. 경제학에서 거론되는 용어가 빠짐없이 언급되고 있지만, 독자들은 독해의 어려움없이 무난하게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경제학 책을 완독했단 자부심을 느낀다.

경제학은 학문이기 이전에 인간의 삶 그 자체다. 인간의 본성에 충실하게 써내려간 책이 바로 '경제학으로의 초대'이다. 누구든 경제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찰스 윌런의 정중하고 사려 깊은 초대에 응할 수 있다. 이제 독자는 책을 펼쳐 들기만 하면 된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169617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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