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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원도>를 읽으면서
<구의 증명> 담과 구를 다시 만났다.
책의 소개글을 보고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첫페이지를 읽자마자 읽었지만 리뷰조차 할 수 없었던 <구의증명>이 바로 떠올랐고 읽는 내내 '구'와 '담'을 합쳐놓은 듯한 "원도"라는 인물에 빠져서 읽었다.
개인적으론 책 제목이 <원도>라고 바뀌어서 더 좋았다.
인물의 이름을 제목으로 해서 원도에게 충분히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개정전 제목인<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였다면 읽는 내내 그 답을 찾으려고 하다가 숨막혀 죽었을 것 같다.😂
"원도"는 평생 자신을 비웃거나 비난하는 상상 속 '장민석'이라는 인물과 함께 산다. 자신과 비슷하지만 뭔가 다른 장민석과 자신을 비교하며 장민석을 따라해보지만 역시 쉽지 않다.
p. 66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것.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것. 원도를 꿰뚫어버린 것. 메워지지 않는 구멍을 내버린 것. 상처는 징그럽게 곪다가도 자연과 약속한 시간을 정직하게 지키면, 새로운 살로 그 구멍을 메운다. 메워진 구멍은 고통을 견딘 대가다.
원도의 상처는 메워지지 않았고
더 깊은 구멍을 만들어 몸을 뚫고 지나가는 통로를 만들었다.
그 통로를 조금이라도 메워보고자 엄마를 찾아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질문을 하지만 ...........
통로는 오히려 더 깊어진다.
p. 233
세월이 가르쳐주었다. 무관심하면, 외면하면, 질문하지 않으면 애써 도망칠 필요도 없었다.
<구의증명>에서 ○은 '담'의 시선을 담은 이야기고 ●은 '구'의 시선을 담은 이야기다.
<원도>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으로 원도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원도의 기억을 따라가는 내내 유쾌한 기분도 아니었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하는 질문을 하는 원도가 안쓰럽기도 했다.
숨은 반전까지 있었던 소설 <원도>
최진영 작가님의 팬이라면, <구의증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