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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사
이재선 외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0년 6월
평점 :
절판
현대문학과 고전문학사이에 놓여진 깊은 심연을 어떻게든 넘어보려는 시도들이 꽤 있었다. 이는 우리 문학사의 기술에 있어 임화의 이식 문학론을 극복하는 동시에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한국학의 한 방법론을 통해 우리 문화의 주체적 전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김윤식, 김현 공저의 '한국 문학사'는 기념비적인 저작이랄 수 있겠는데, 이번의 읽은 한국 소설사는 '서사체로서의 한국 고대신화'에서 부터 1960년대 소설까지를 소설사의 맥락에서 기술하고 있다.
신화라는 구비물에서 소설의 모태가 되는 서사체의 가능성을 발견하면서도 뒤에가서는 태평광기나 사마천의 사기가 우리 소설 형성에 미친 영향 분석은 그 자체가 소설사 기술에 있어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이 책은 18명의 고전문학 전공 교수와 현대문학 전공 교수의 논문을 싣고 있는데, 한사람의 일관된 소설사 기술에 값하는 장점들은 없지만 다양한 관점에서의 서술이 돋보인다.
고전 소설과 현대소설을 함께 묶어서 기술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역시 여러 사람의 공동작업이라는 글쓰기의 성질때문에 한편 한편이 유기적인 연결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근대소설에서 신소설로 이어지는 그 연대기적 성격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소설사를 거시적인 전망속에서 통시적으로 볼 만한 책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은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