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 1 - 1900-1934
장석주 지음 / 시공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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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쓴 문학사로서 가장 방대한것을 꼽으라면 조동일의 '한국문학통사'가 있을 것이다. 조동일의 이 뛰어난 저작은 원시문학에서 부터 근대문학에 이르기까지의 공간을 구비문학과 기록문학의 자료를 통해 저자의 해박한 문학적 논리로 정리해 내고 있다. 그런데 장석주의 이 저서는 근현대문학 100년사를 통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문학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문학사전 내지는 문학사의 기초자료로서 의 의미가 있다.

전산학에서는 컴퓨터 사용자와 컴퓨터를 이어주는 시스템을 '인터 페이스'리고 부르는데, 문학에서도 독자 대중과 작품을 이어주는 손쉬운 교량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장석주의 노고가 돋보이는 이 책은 질좋은 종이에다 보기좋은 활자배열 그리고 적절한 도판의 삽입으로 독자들의 손쉬운 독해를 돕고있다. 총 다섯권으로 되있는데 내가 읽은 1권은 1900-1938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편년체 기술로 각시대의 굵직한 문단사건과 주요인물들을 알기쉽게 소개하고 ㄴ있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지만 이 책은 무슨 거창한 통사나 체계적인 문학사라고 이름붙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우선 문학사 기술의 첫번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적이면서도 독자적인 저자의 사관의 결여되어 있고, 단순한 소개의 차원을 넘어서는 문학사적인 안목(문학사의 평지에 돌출된 특별한 차원에대한 인식부족)이 졸렬하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바대로 지난 100년간의 문단사정을 손쉽게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과 문학의 대중 계몽이라는 측면에서는 이 책은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성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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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문인연구
권영민 / 문학사상사 / 198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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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교수가 엮은 '월북문인 연구'는 이념적인 문제로 우리 문학사의 뒷면에 숨겨져 있던 월북문인들에 대한 산발적인 연구물들을 모은 책이다. 물론 지금이야 이들에 대한 전면적인 해금이 있은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눈여겨 볼 만한 연구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88년의 해금조치 이후에 나온 이 책은 그 나름의 선구적인 의미가 있다. 권영민 교수는 월북문인의 존재 자체에대한 물음을 통해 이들의 존재는 문학이 문학외적 영향에 의해 엄청난 파급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는 우리 민족의 역사라는 특수한 지형속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라, 우리문학사의 질곡을 통해 문학의 일반적 인식에까지 이를 수 있게한다.

김윤식 교수와의 대담은 근대문학사의 기술에 있어 월북문인의 존재는 문학사적인 전체성과 완전성을 얻기위한 정당한 근거가 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분단 현실의 극복을 위한 문학적 논리와 근대문학사의 총체적 인식에 도달하기 위한 문학사 기술의 방향과 북한문학에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문학적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근대문학사의 비극적 단절을 추체험할 수 있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 아픔의 체험이야 말로 남북의 정치적 통일에 앞선 가치 분열적인 의식의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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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사
이재선 외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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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과 고전문학사이에 놓여진 깊은 심연을 어떻게든 넘어보려는 시도들이 꽤 있었다. 이는 우리 문학사의 기술에 있어 임화의 이식 문학론을 극복하는 동시에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한국학의 한 방법론을 통해 우리 문화의 주체적 전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김윤식, 김현 공저의 '한국 문학사'는 기념비적인 저작이랄 수 있겠는데, 이번의 읽은 한국 소설사는 '서사체로서의 한국 고대신화'에서 부터 1960년대 소설까지를 소설사의 맥락에서 기술하고 있다.

신화라는 구비물에서 소설의 모태가 되는 서사체의 가능성을 발견하면서도 뒤에가서는 태평광기나 사마천의 사기가 우리 소설 형성에 미친 영향 분석은 그 자체가 소설사 기술에 있어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이 책은 18명의 고전문학 전공 교수와 현대문학 전공 교수의 논문을 싣고 있는데, 한사람의 일관된 소설사 기술에 값하는 장점들은 없지만 다양한 관점에서의 서술이 돋보인다.

고전 소설과 현대소설을 함께 묶어서 기술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역시 여러 사람의 공동작업이라는 글쓰기의 성질때문에 한편 한편이 유기적인 연결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근대소설에서 신소설로 이어지는 그 연대기적 성격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소설사를 거시적인 전망속에서 통시적으로 볼 만한 책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은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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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기계 청년에세이 2
고미숙 지음 / 소명출판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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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이라는 저자를 보고 선택하게 된 이 책은 문학론에서 문화론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비평들을 묶고 있다. 일전에 한겨레 신문의 '인문학 데이트'에서 학부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한국 고전문학을 전공한 이력을 갖고 있으면서 마르크스주의와 프랑스의 포스트 구조주의의 이론을 받아들여 고전 분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소장재야학자로서 고미숙을 소개받았다.

교수임용을 포기하고 수유연구실을 차려 진보적인 학문과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민족문학사학회의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그곳에 연결된 수유연구실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더니 상당히 참신한 연구들이 많이 있었다.

비평기계라는 제목의 이 책은 계간 상상의 동아시아론을 비판하는 자리에서 민족주의 파시즘을 찾아내고 여기서 학문의 엄밀성에 대한 강조와 이념에 오염된 학문적 활동의 모순을 간파해 내고 있다. 그리고 반일 구수와 고구려에 대한 신화적인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대목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2부에서는 페미니즘 문학에 대한 비평으로 이문열의 보수기질을 맹공하면서 공지영이나 은희경과 같은 페미니즘 작가들에대한 비판도 과감하게 하고 있다. 또 고전미학에서의 페미니즘적 시각을 끌어와 현대 페미니즘문학의 부족함을 메꾸려는 시도는 참신했다. 전근대와 탈근대에 대한 고찰을 사설시조에서의 성표현을 가지고 설명하는 부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외 부록에서는 영화평론이 실려있다.

고미숙의 비평 작업이 얼마나 타당한지는 아직 함부로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녀의 논리체계가 그럴듯 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망설임을 갖게 되는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사실 그녀가 혐오하는 이데올로기적인 파시즘에 그녀 도한 오염되지 않았나 하는 우려 때문이 아니었을까? 앞으로의 도정을 지켜보면 알 수 있을 일이다.

이 비평집을 통해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해석적 지평의 광대함에 한 수 가르침을 얻었다. 그리고 비평이 지닌 재미를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고미숙은 기대대는 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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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사조
김용직 외 / 문학과지성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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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사조는 문학이 자리놓인 공간의 지형학이 만들어 놓은 커다란 흐름이다. 현실적 삶이 문학을 생산케하고 그 생산된 문학이 한 시대의 흐름으로 인정될 때 문예사조는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예사조는 한시대의 특수성을 담는 동시에, 그러한 특수성이 개별 작품들의 다발에 의해 만들어 내는 보편성을 지향한다. 쉽게말하자면 특수성의 보편화라고나 할까?

이 책은 '문예사조의 의미와 그 한계'라는 김치수의 글로 시작해 1부에서는 '문예사조의 형성과 그 성격'이라는 이름으로 바로크에서 구조주의에 이르기까지의 서구 문예사의 흐름을 각 사조의 대표적 이론가의 글을 실어 소개한다. '문예사조의 수용과 그 반성'의 제목을 단 2부는 근대문학기에 문예사조의 수용 양상과 그성격을 비판적으로 다르고 있다. 1부는 해당 언어권의 전공자들에 의해 번역된 것이고, 2부는 국문학자들의 연구물들을 모은 것이다. 이러한 체제는 문예사조라는 세계문학사(서양문학사)를 주체적으로 수용해 보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 한권으로 문예사조를 주체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지나친 낙관일 수도 있다. 다만 반성의 계기와 건전한 시작을 선도한다는 면에서 그 가치를 확이해 볼 수 있다.

근 이십년 간 20쇄를 찍어낸 서지적인 정보를 고려해 본다면 우리 문학계에서 이 책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는 보다 분명해진다.

1996년에 문학과 지성에서 나온 '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는 '문예사조'출판후 약 10년이 지난 뒤의 우리 문학의 문예사조 수용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는 마찬가지로 2부로 구성되어 1부에선 우리 외국문학 연구자들의 문예사조론을 2부에선 우리 연구자들의 한국문학적 수용양상을 다르고 있다. 이 두책의 간극은 우리 문학연구의 발전에 상응한다. 10년후엔 어떤 저서가 묶여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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