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연구방법
조동일 지음 / 지식산업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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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려할때, 우리는 수많은 개설서와 입문서를 뒤적거리게 된다. 그 개설서 혹은 입문서들이란 그 한계가 너무도 뻔하다. 영미권이나 프랑스 독일 등에서 통용되고 있는 이론들을 소박하게 정리해 소개하는 것도 학문적 결함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서구의 문예학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과 추수이다. 이런 태도는 우리의 자생이론에 대한 창발력을 둔화시키고 문학 원론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조동일 교수의 초기 저작인 이 책은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지금껏 읽어온 어떤 문학연구 입문서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는데 있어 탁월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책의 서술방법도, 지식의 단순한 전달이나 나열에 머무르지 않고 탐구욕을 자극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의 국학인 국문학에서 출발해서 문학의 일반이론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주체의식은 지금까지의 조동일 교수의 업적으로서 증명해낸 셈이다.

이 책은 조동일 교수의 지난 연구가 어떻게해서 이루어 졌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학문은 시류에 따르면서도 시류를 초월하는 역설적인 것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저자의 학문적 업적들은 오랜 시간 동안의 계획에 따라 차분하게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문학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또한 문학연구가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한지를 명료하고 간결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이 문학 입문서로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읽고나서 더 많은 물음들이 생겨나게 하는 책이다. 이 물음의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자극 하는 것 또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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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권력 - 개마고원신서 26
강준만.권성우 지음 / 개마고원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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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은 이 책을 통해 탁월한 '담론 해설가'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문학 사회학의 관점에서 문학의 유통구조와 제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로인한 여러가지 문학적 폐해를 들춰내고 있다. 특히 이 책이 가진 강점은 저자의 담론 정리에서 찾을 수 있다. 문학권력의 비판과 반비판에 관한 주요한 글들을 이 책 한권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경제성이 이 책의 주요한 장점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은 문학 사회학에 대한 학문적 작업이 아니라 현단계 문단의 비평현상에 대한 저널한 분석을 담고 있다. 문학이 불건전한 유통구조에 의해 제대로 소통되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문제들을 나름대로의 예리한 시선으로 들춰내고 있는 것은 강준만다운 작업이었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이런 문학구조 혹은 문단구조의 문제에 대한 강준만의 지적이 문단 내부의 비판적 성찰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강준만의 글은 대부분이 문단 내부에서 나온 비평가들의 비판적 글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가 주류의 권위와 보수적 안정론에 밀려 변방의 힘없는 목소리로 들리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문학권력 논쟁'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강준만은 상징권력과 자본에 예속된 현시대 비평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러한 구조의 재생산과 공고화에 이바지하는 문학상 제도와 문언유착의 양태를 비판함으로써 문학의 탈신비화와 탈마법화를 유도한다. 뒤이어 창비와 문사, 민음사와 문학동네와 같은 출판사와 문학에콜들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수구적이고 불건전한 문학권력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황해문화에서 벌어진 남진우와의 논쟁의 연장선에서 쓰여진 권성우의 글도 '문학권력논쟁'의 성격을 생각해 보게 한다.

강준만은 비판의 방식에 문제가 있지만, 비판의 타당성 만큼은 제대로 인정해 주어야 겠다. 문학전공자로서 그에게 참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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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권력 : 부르디외 사회학의 이해 나남신서 240
현택수 외 / 나남출판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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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회학은 문학과 사회의 관계를 두 가지 양상으로 접근한다. 하나는 문학 안에서의 문학과 사회, 즉 문학의 '문학성'과 '사회성'이고, 다른 하나는 문학 밖에서의 문학과 사회, 그러니까 사회에서의 '문학제도' 혹은 '문학의 사회적 기능과 위상'이다. 이 책은 후자의 문학사회학을 다루고 있다.

에스카르피는 문학이 도서의 형태로 생산-유통-소비되는 과정과 관계를 심도있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문학 해석은 아마도 에스카르피의 작업이 선구적일 것이다. 김현의 '문학사회학'이라는 책에서도 에스카르피의 이 책이 소개되어 있는 만큼 문학사회학 저서로서는 손에 꼽을 만한 책임에 틀림없다.

두껍지 않은 책 한권을 읽고 부르디외에 대해 가타부타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의 학문에 상당한 매혹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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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학의 사회학
R.에스카르피 지음 / 일진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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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회학은 문학과 사회의 관계를 두 가지 양상으로 접근한다. 하나는 문학 안에서의 문학과 사회, 즉 문학의 '문학성'과 '사회성'이고, 다른 하나는 문학 밖에서의 문학과 사회, 그러니까 사회에서의 '문학제도' 혹은 '문학의 사회적 기능과 위상'이다. 이 책은 후자의 문학사회학을 다루고 있다.

에스카르피는 문학이 도서의 형태로 생산-유통-소비되는 과정과 관계를 심도있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문학 해석은 아마도 에스카르피의 작업이 선구적일 것이다. 김현의 '문학사회학'이라는 책에서도 에스카르피의 이 책이 소개되어 있는 만큼 문학사회학 저서로서는 손에 꼽을 만한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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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강은교 詩話集
강은교 / 문학동네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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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인 언어가 감당할 수 없는 문학적 진실에 대한 진술을 강은교의 이 시화집은 대담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시인의 체험, 그녀의 피와 살을 통해 겪어낸 그 진정성의 체험은 시가 무엇이며 문학이 무엇인지를 진술할 수 있게 한 힘이 아닐까?

언젠가 강은교 선생님에게 오규원의 <현대시작법>과 같은 책을 한번 써 보시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주제넘은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그 물음에 앞서 이 책은 이미 나와 있었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무척이나 부끄럽다. 직관과 사색을 거쳐 나온 선생님의 언어는 시가 무엇이며,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너무나도 명징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단연코 이 책은 우리 시단의 위대한 저작물로 기억될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엉성한 역설이 주는 가짜 아포리즘의 무수한 말들, 저자도 모르는 그런 말들의 소통불가능한 언설들. 이 책은 그런 얼치기들로부터 멀찜감치 떨어져 있다. 저자의 체험이 타자의 체험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그 체험들이 서로에게 스며들어 서로에게 울림을 주는 체험의 소통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이다.

선생님께서 손수 번역하셨던 칼릴 지브란의 문체를 많이 닮아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지만, 장자에서 더 큰 영감을 받았을 법한 우화적인 표현들은 매혹적이다. 릴케와 지브란, 클래식과 서양의 미술품들을 언급하는 고상한 취향은 속물적 삶에 대한 거리두기, 즉 신성한 것에의 동경을 감지하게 하는데, 이것은 선생님이 넘어서야 할 인식의 벽이 아닐까? 바리데기의 무조신화 마져도 모던하게 처리하고 있는 이 책의 언술은 그런 의혹을 더욱 뚜렷하게 한다.

취미, 즉 부르디외가 말하는 아비튀스의 속박에서 자유로운 문인들, 사회학의 분석을 거부하는 문인들이야 말로 성실성을 넘어서 진정성에 도달한 문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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