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려할때, 우리는 수많은 개설서와 입문서를 뒤적거리게 된다. 그 개설서 혹은 입문서들이란 그 한계가 너무도 뻔하다. 영미권이나 프랑스 독일 등에서 통용되고 있는 이론들을 소박하게 정리해 소개하는 것도 학문적 결함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서구의 문예학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과 추수이다. 이런 태도는 우리의 자생이론에 대한 창발력을 둔화시키고 문학 원론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조동일 교수의 초기 저작인 이 책은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지금껏 읽어온 어떤 문학연구 입문서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는데 있어 탁월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책의 서술방법도, 지식의 단순한 전달이나 나열에 머무르지 않고 탐구욕을 자극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의 국학인 국문학에서 출발해서 문학의 일반이론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주체의식은 지금까지의 조동일 교수의 업적으로서 증명해낸 셈이다. 이 책은 조동일 교수의 지난 연구가 어떻게해서 이루어 졌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학문은 시류에 따르면서도 시류를 초월하는 역설적인 것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저자의 학문적 업적들은 오랜 시간 동안의 계획에 따라 차분하게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문학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또한 문학연구가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한지를 명료하고 간결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이 문학 입문서로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읽고나서 더 많은 물음들이 생겨나게 하는 책이다. 이 물음의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자극 하는 것 또한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