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생 최고의 건강
김상훈 지음 / 청아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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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버지가 얼마전에 전근하셨거든요. 단신 부임이라 당분간은 혼자 지내셔야 하는데 적적할것 같아 책 한권을 보내드리려고 서점에 갔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어떤 책을 좋아할지 잘 몰라서 그냥 읽어서 도움이 될 만한 책 위주로 뒤적여보다가 발견한게 이 책입니다.

 

안성기, 산악인 박영석, 이홍렬, 손숙, 조훈현 등 유명한 사람들의 자신만의 건강법 등을 소개한 책이더군요. 첨엔 요즘엔 뭐 워낙 웰빙웰빙하니까 이런 책도 내네하고 싶었지만 읽어보니 의외로 재미있고 교훈도 있더군요.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자신의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사람들이니만큼 뭔가 특별한 점은 있더군요. 자신만의 소신이라던지 철학같은 것도 뚜렷하고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서도 그런 면이 부각되어 보였어요.

 

책 구성도 어수선하게 이 얘기 저 얘기 중구난방식으로 늘어놓는게 아니라 정신건강, 운동건강, 음식건강, 중년건강 이렇게 섹션별로 정리해놓은 점도 괜찮고, 섹션마다 자가 진당 체크 사항같은 것도 있어서 그냥 한 번 쯤 읽게 되더라구요.

 

아버지한테 드렸는데 아버지 취향에 잘 맞으셨나 봐요. 흥미있게 읽으시더라구요. 아버지가 재미있게 읽으시니 이 책 사드린 저도 왠지 뿌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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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1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6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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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까지 이외수의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이외수의 소설이 대단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그래서 기대가 많았던 것일까? 기대가 많으면 실망도 크다는데. 이 명제는 어김없이 이번에도 맞아떨어졌다.


난 이외수의 전작은 한권도 읽지 않았기때문에 작가의 사상이나 신념까지는 깊게 알지 못한다.

또한 사람들이 극찬했던 '이외수 소설'의 특별한 어떤 것, 위대한것도 알지 못한다.

다만 [괴물]이라는 소설 하나를 두고 봤을 때 이 소설이 그렇게 호평을 받은 작가의 것이 맞을까하는 의심이 들뿐이다.


1. 작가는 80년대?

2002년 5월에 발간된 이 책에서 난 왜 이렇게 세상과의 시간적 거리감이 느껴지던지.

[괴물]에선 등장인물 간의 대화가 많이 등장하는 편이다.

이 대화들을 읽고나노라면 닭살이 돋을 듯이 몸과 간질거리고 신경이 삐죽 삐죽 솟아버리고 했다.

읽자마자 당장 책방에 반납해버려서 정확한 예는 들지 못하겠지만,

마치 80년대 영화에나 나올법한 유치한 농담과 신파조의 어투들이라던지

항상 남자는 " ...입니다." "...입니까?" 여자는 "...에요." "...군요." 로 끝나는 어미들은

읽는 내내 고리짝적 한국 방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 소설이 현실성을 배제하려는 의도였다면 말투야 어쨌든 상관없겠지만,

전학생을 맞는 아이들의 반응, 선생님을 납치하고 협박하는 장면, 운동권에 가담하지 않는 후배에게 기합을 주는 장면, 사기를 치기 위해 여자를 꼬시는 장면 등을 대화체로 기술한 것은 현실감과 현장감을 주려는 목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감을 주려는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과거로의 퇴행을 유도하는 이 묘사들은 분명 2000년대의 독자들을 설득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쓰인 것은86년과 87년이며 소설의 배경은 일본의 60-70년대였다.

그런데 왜 난 2000년대에 쓰였다는 [괴물]보다 [상실의 시대]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거지?

[괴물]과 [상실의 시대]의 괴리감은 작가의 문체라는 문제가 아니라, 작가의 화법이 현실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 화법이 독자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지의 문제가 아닐까?


2. 내가 지금 국민 교육 헌장을 읽는 건가?

대화체의 닭살스러움보다는 그나마 마음이 편한 설명문을 읽고 있을 때도 얼마 가지 않아 목에 가시가 걸리곤 한다.

작가는 작품 내내 꾸준히 현대 사회의 단면들을 비판하고 있는데, 그 비판들이 작품내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것이 아니라 '자... 지금부터 비판들어갑니다.' 라는 몹시도 직설적이고 교훈적인 어조였다.

비판을 하기 위해 이용한 에피소드들이 참신하고 새롭거나 우회적이거나 다시 반추해보게 만드는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구태의연한 장면 설정에 곧 이어 어김없이 떨어지는 작가의 불호령이라니.

저...지금 소설 읽고 있는 거 맞나요? 도덕 책을 잘못 빌려온 것 같네요.


3. 여자는 기생 남자는 선비? 이게 작가의 이상향?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여성캐릭터 - 강은채, 윤나연, 윤나연의 모, 주인공의 이모 - 들은 대부분 고학력에 뛰어난 특기를 가지고 있으며 미모는 기본에, 마음씨까지 아름답다.

그에 비해 남성들은 심각한 정신적 불구인 주인공, 능력 없는 시인, 보따리 장사인 범죄심리학자, 마음 착한 백정, 학벌은 없지만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하얀 솔개등으로 뭔가 하나씩 결여된 사람으로 묘사된다.

[괴물]에 묘사된 여성들은 실제 존재하는 여성들이 아니다.

그녀들은 하나의 환타지, 특히 남성들의 환타지를 구현한 캐릭터일뿐이다.

그녀들은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완벽함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자신이 주체가 되어 무언가를 이루기 보다는 남자들을 보조하고 있을 뿐이다.

주인공의 이모는 평생 주인공을 뒷바라지 할 뿐이고, 주인공이 죽어서까지도 조카의 천도를 빌어야만 한다.

제법 잘 나가는 요정의 주인 윤나연의 모는 결국 백정의 아내로만 만족해야 했다.

팔방미인에 똑똑하기까지 한 윤나연이 이룬 도원은 결국 한길서의 작가적 상상력을 돕기 위한 것이고,

잠깐 등장하는 빨간 참새는 하얀 솔개를 데뷔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눈물까지 흘리며 결심한다.


작가는 분명 기생이라는 존재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지배 계층에 기생하는 존재도 아니고, 오히려 풍류를 즐기고 전수하는 사회교육의 지표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런 기생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결국은 한길서 옆에서 먹이나 갈아주기 위해서 였다니 어불성설이고 모순이고 자가당착이다.

만약 정말로 기생이 주체적인 존재라면 선비가 풍류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풍류를 즐김으로써 사회의 모범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어야 했다.


4. 범죄는 전생 탓.

나 역시 불교론자에 가까운 사람이고 전생을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두 권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의 핵심인 괴물의 범죄 이유가 오로지 '전생' 탓이라니 인정할 수 없다.

전생의 인연으로 인해, 연기에 의해 현생이 영향 받을 요인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전생의 오판을 시정하기 위해 현생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전생의 상처로 함몰된 안구, 그리고 군중과 화살표에 대한 강박증. 그로 인해 자꾸 비뚤어져 가는 인격.

물론 일어날수 있는 얘기다.

그러나 부유한 집과 자신에게 헌신적인 이모는 다른 사람보다 축복받은 조건 아닌가.

마이너스 적인 면과 플러스 적인 면이 상쇄되어 전생에 연연하지 말고 현생을 살아가라는 것이 좀 더 진정한 불교에 가까운 메시지 아닐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역시 그렇지만 광고나 주위의 입담에 마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안목을 믿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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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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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은 많이 들어봤다.

2.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후기나 사적인 글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이름이다.

3. 읽어 본 사람들의 평이 대부분 좋다.


이 세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으면 아마도 그것은 내 취향에 잘 들어맞는 책일것이다.

'류시화'란 작가가 그랬다.

위 세가지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킴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랫동안 그의 책을 보는데 망설이고 있었다.

깨달은 사람인양 난체만 하는 사람일까봐,

지금까지 들었던 그에 대한 좋은 평이 막상 그의 글을 읽고 나서는 사라져버릴까봐

이해할수 없는 나의 소심함으로 계속 미뤄왔던 것이다.


'지구별 여행자'

인도 여행을 하며 저자가 겪은 일과 단상들이 모래알 속의 사금처럼 잔잔하게 빛나고 있었다.

저자가 얘기하는 에피소들은 마치 어렸을 때 읽었던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을 연상시켰다.

그 때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재밌는 이야기를 읽는 것뿐이었는데,

지금, 이 책을 통해 나는 '배꼽'이란 책의 메시지에 조금 다가선 듯하다.

'배꼽'보다는 쉽게 그러나 감동은 그에 뒤지지 않는 우화들이 이 책에는 있었다.


자신이 시인이란 신분에 지나치게 겸손해하지도, 과하게 거만해하지도 않는 작가의 태도가 맘에 들었다.

그저 시인일뿐인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마도 세상의 진실을, 삶의 진리를 깨달았을 그가 세속에서 흔들리고 자신의 평정을 잃어버리는 장면에서 그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했다.

깨달음이란 처음부터 특별한 사람, 남달리 의지가 굳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는 희망을 엿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항상 일에 시간에 치여산다고 느낀다면,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함께 고민하고 싶은 이가 필요하다면,

인도에 가보고 싶다면

손 가까이 있는 곳에 두고 아무 때, 아무곳이나 펼쳐보아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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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독일사 - 게르만 민족에서 독일의 통일까지, 역동적인 독일사의 현장을 읽는다
박래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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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펼치면 순서대로 읽지 않고 내가 맘에 드는 부분부터 찾아 읽는 편이다.

이야기 독일사에서 펼쳐 든 곳은 독일의 근대부터였다.


저자의 전공이 서양현대사, 독일현대사여서 그런지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넓고 깊은 시각이 엿보인다.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방면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산만하지 않다.


특히 유럽의 근대, 세계대전에 관심이 있으면서, 한 번 가볍게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점이라면 가끔 비문이 눈에 띈다는 점인데 출판사에서 신경 써줬으면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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