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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엄마는 고등학교때 동아일보에 실린 겨울나그네를 매일 읽었다고 했다. 엄마의 학창시절 얘기고, 그건 지금과는 아주 멀어보여서, 가끔은 엄마와 내가 공통의 책장을 공유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나는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최인호 작가를 몰랐다.
이 책을 진득하게 읽어내렸다. 내가 읽는 작가의 첫작품이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마음에 닿았던 문장을 기억하려고 그 페이지에서 눈을 부릅뜨기도 했는데 그게 과연 남았을지는 모르겠다.
김연수 작가의 강연에서, 계속 써야만 하는 소설가의 숙명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작가님은 최인호 소설가 이야기를 했다. 그 크신분이 그렇게 줄어들어서..... 아직도 작가님이 담담하게 손동작을 취하시던게 떠오른다. 그곳에서 나는 줄어든 몸으로 매일 20매를 쓰는 소설가를 본 것도 같았다. 그의 유고작을 읽고 난 뒤엔 더 그렇다.
k의 사흘을 읽고 나서, 겨울 끝자락과 같이 기억될 책 하나를 얻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성장했던 작가 이야기를 들을때면 그게 아주 오래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그 사람들과 어떻게든 조그만 지점이라도 공유하고 싶다.
이 책을 덮자 기가 막히게 학교가 끝났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