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와 리뷰의 차이를 비로소 어렴풋이 알게 돼서 써 보는 첫 페이퍼!

 

 

 

 

 

 

 

 

 

 

 

 

 

아무튼 시리즈의 열광적인 독자는 아니다. (모두가 좋아하는만큼은 좋아한다) 시리즈를 다 찾아읽겠다는 마음도 들지 않지 않는다. 저자와 키워드에 따라 재미가 천차만별이기에..

그럼에도 언젠가 읽어보리라고 다짐했던 아무튼 시리즈가 있다면 단연코 이 두 권. 두 권 다 기대했던만큼 좋았다.

 

우선 하루키. 하루키를 사랑해서 일문과를 갔다는 저자의 소개를 읽자마자 단박에 이 책이 좋아졌다. 하루키는 잘 모르지만 하루키를 사랑하는 친구를 만난다면 그 친구는 왠지 좋아할 수 있을것만 같은 이 기분..(근데 남자는 해당 x)

 

타지 기숙사에서 하루키 소설을 원서로 한 자 한 자 읽어내려갔던 어느날을 묘사한 풍경이 아름다웠고. 한 작가가 내 인생에서 변화를 일으켰다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가 근사하고 단단해보인다.하루키의 작품들이 "닻이 되어 내 인생의 소소한 기억이 세월에 떠내려가지 않고 단단히 붙들려 있다는 게 거의 기적처럼 느껴졌다" 이런 표현이 근사하다!

 

하루키를 좋아했던 그때 그 시절의 친구들과 나눈 대담을 보고는 모두가 하루키를 좋아했던 그 시절이 어땠는지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었다. 하루키의 소설에서 묘사되는 재즈바에서 자유롭게 맥주 마시는 청춘이 그때 그 시절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이제는 이해했다! 그 쿨함. 자기연민이나 자기도취없는 담백함. (완벽히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리고 봄날의 곰 같은 표현은 누군가에게는 감성과다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감동적일 수도 있겠다. 나도 굳이 따지자면 좋아했을 것 같은데..

 

한 작가의 글과 더불어 내 인생을 회고할 수 있다는 것..... 나는 누굴 쓸 수 있을까...... 쓰고 싶은 작가가 있지만 내게 차례가 올 일이 없어서 누군가 써준다면 꼭 읽겠다.

 

"그 문장들과 함께 나는 내가 원래 속했던 곳에서 나날이 멀어져갔다. 나날이 낯설어져갔다. 나날이 가벼워져갔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 어느 시절의 내가 간절히 바라던 바였다."

 

"하루키는 나에게 작가가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근사한 경험을 안겨줬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그 작가의 저작과 함께 보내게 해준 것. 그리하여 나의 내면과 삶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일으킨 것. 그것만으로도 노벨문학상을 받든 말든 하루키는 나에게 언제까지나 가장 특별한 작가일 터다."

 

  딱따구리. 읽기 전에는 딱따구리 연구원이신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딱따구리를 좋아하시는 지속 가능한 디자이너셨다. 집을 옮길 때마다 신기하게 집 근처에 딱따구리가 서식하고 있다니, 내가 생각해도 작가와 딱따구리는 인연인 듯하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진 않지만, 우선 이런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새롭고 놀라웠다.  배우자인 영장류학자 김산하 박사님과 살아가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나에겐 일종의 충격으로까지 다가왔다. 이분들의 생활방식이. 지구가 아파하는 것에 같이 아파하며 (초딩 환경보호 포스터에나 나올 것 같은 일차원적 표현 죄송..) 자신들의 족적 하나하나를 신경 쓰며 살아가는 분들이 있구나, 싶었다. 물건 재사용과 중고매장 이용은 물론이거니와 백반 가게에 가면 먹지 않을 반찬을 스캔 후, 사장님께 돌려드리신다고. 집에서 설치류가 나온다하더라도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 한 후, 설치류를 박멸하지도 않으신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우선 태어났으니 살고는 있지만 내가 환경에 마구마구 싸지르고 있는 영향을 인식할 수는 있게 되었다.. 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경각심도.

 

나는 아직도 텀블러 사용이라는 기본적인 습관도 들지 않았는데..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뭔가가 변화한다면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겠지..

 

"자원 순환의 우선순위에서 보면 재활용(recycle)보다는 재사용(reuse), 재사용보다는 쓰레기 줄이기(reduce)가 환경영향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 <- 그렇다네요.. 모두모두 생활화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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