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어디에다 예술과 자연, 생성과 기원을 구분하는 선을 그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신비에 싸여, 나는 어두워진 후까지, 닭들이 잠잠해진 후까지,그 그림들을 응시했다. - P73
숫돌을 하나 찾고 있었다. (소박한 기쁨-꽃을 꺾어 와 병에 꽃는 아침, 잘 드는 칼, 잠에서 깬 후 찬 물로 하는 세수, 사랑하는 이가 보낸 한 통의 편지) 이 점포 저 점포를 기웃거린다. 산뜻한 것은 아무 데도 없다. 모두가 중고품에 먼지를 쓰고 있다. 하나씩의 얘기는 다 가지고 있을 그런 물건들. 어떤 것은 산뜻함을 뛰어넘는 어떤 자부심도 엿보인다. - P119
개들도 짖기를 그친 더위 속에서, 낙지를 씹고 있는 입으로 자기 주발을 가져가면서, 나는 물었다. 대체 이들은 무엇에 대해 이토록 의기양양해 하는가 하고. 아마도 그 대답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이제 우리 모두는 저마다 차려 입고 이 간이식당을 향해 언덕을 올라왔다. 한 해가 가고 있고 또 여름이 가고 있다. 모두들 여기 다시 왔다. 이 맛난 음식을 위해, 이렇게 이쑤시개 하나씩을 들고, 우리는 여기 이 땅 위에 아직 살아 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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