꾿빠이, 이상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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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반의반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다만 이상을 향한 김연수의 절절한 애정을 느낄 수는 있어서 열여섯의 나는 "그 이전에 이렇게나 이상을 연구한 김연수가 더 놀랍다"고 책 리뷰를 써놨다. (그저 김연수를 사랑했던 나..) 현소텍1 수강 후 식민지 시대 작가에 대한 이해가 훅 깊어져서 한결 어렵지 않게 이 책을 읽어갈 수 있었다! 이 책은 이상이라는 인물, 그의 요절을 두고 주변 인물들마다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한다. 데드마스크를 뜬 인물이 누구냐부터 죽기 전에 이상이 먹고 싶어 했던 과일이 무엇이었느냐까지 이상을 둘러싼 여러 사실들은 모호하기만 하다. 결국 무엇이 진실이냐는 것. 김연수는 이상이 신화의 영역으로 넘어가 '요절한 천재 시인'이라는 불멸성을 획득한 이상, 그 진위 여부는 믿음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답을 내놓는다. 진짜라서 진짜인 것이 아니라 진짜라고 믿기 때문에 진짜라는 것. 2장 <잃어버린 꽃>에서는 얼굴 하얀 소년 김해경이 불멸의 시인 이상이 되기까지 겪었을 고뇌와 생각을 추측해놓았는데, 이상의 작품 속 행간을 읽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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