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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삶이 될 때 - 아무도 모르는 병에 걸린 스물다섯 젊은 의사의 생존 실화
데이비드 파젠바움 지음, 박종성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1. 들어가며
인간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죽음이다. 전국시대 때 분열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 또한 불로초를 찾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다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조차 하나님의 곁으로 가길 원하지만, 죽음 앞에서는 약해지기 마련이다. 죽음은 인간이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누구보다 노력하는 의대생이었다. 평소 여자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책과 시간을 보낸다. 저자는 몸의 이상 증후를 눈치 채지만, 시험과 레지던트 과정이 얼마 안 남았다는 이유로 검사를 뒤로 미룬다. 결국 저자는 검사 결과 원인조차 알 수 없는 캐슬만병에 걸렸다. 캐슬만병은 연구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정도의 불치병이었고, 저자는 항상 죽음 앞의 문에 다다른다.
그때마다 저자의 곁을 지켜준 사람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죽음보다 힘든 아픔을 겪으면서, 죽음보단 사랑과 희망을 선택하였다. 저자는 자살 대신 삶과 희망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살기 위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견뎌내고 있다.
저자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무리 절박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가질 것. 희망을 통해 삶을 살아가고, 죽음 앞에서 결연한 의지를 가질 것. 우리가 모두 가져야 하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스티브 잡스가 대학 연설 중 자신이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하는 질문이 있다고 한다.
“내일이 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2. 좋았던 구절
손을 떼는 결정이 그토록 어려운 것은 환자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한 그가 살아날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고 그런 희망이 있으면 그의 삶은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희망, 삶, 노력, 이 세 가지는 서로의 뒤를 쫓으면서, 서로를 밀어주면서 끊임없이 트랙을 빙빙 돈다. - p.9 line 11~15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는 포기할 준비를 하게 됐다. 포기라는 이 단어는 아픈 상태냐 건강한 상태냐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진다. 그 당시에 내가 품었던 죽음에 굴복한다는 것의 의미가 지금의 내겐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포기했었다. 죽음은 평안과 고통의 종식을 약속하는 듯 보였고 숨 한 번 쉬는 것도 고통스러울 때마다 나는 죽음의 유혹을 느꼈다. 숨을 어떻게든 깊이 쉬어보려고 노력할 때마다 칼로 찌르는 듯 한 통증은 더 심해졌다. 그러니 숨을 덜 쉬는, 급기야는 안 쉬는, 다 내려놓는 쪽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 p.85 line 14~22
유머는 어떤 것을 회피하는 데 쓰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처한 곤경을 직시하고 웃어버릴 수 있게 만든다. 웃음으로 저 두려운 순간을 똑바로 마주한다는 것은 나에 대한 캐슬만병의 지배를 근본적으로 거부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그 병과 싸우기 위해 내가 하는 다른 행동들과 다를 바 없다. 유머는 내 마음을 맑게 하며 내 결의를 굳게 한다. 뭐가 즐겁고 뭐가 즐겁지 않은지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머는 사회적이라는 것이다. 나와 내 가족에게 있어서 다 함께 웃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집단적 결의를 다질 좋은 방법은 없었다. 식료품점에서 전동 카트를 빙빙 돌리면서 나와 함께 웃었을 때 엄마는 이 진실을 내게 가르친 것이다. 이제 아빠와 내가 그런 순간을 공유하게 됐다. - p.151 line 6~17
'생각하라, 행동하라'라는 일종의 사적인 지침, 원칙이었다. 생각이 그냥 떠올랐다 사라지게 하지 말자는 것. 모든 생각은 그게 실행으로 옮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분석과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냥 실행 모드로 가는 것이었다. - p.158 line 1~5
한마디로 나는 두려웠다. 그러나 두려움을 어떻게 대면할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두려움은 우리를 꼼짝 못 하게 할 수도 있지만 집중하게 만들 수도 있다. 행동을 통해 두려움을 물리쳐 나갈 수 있다. - p.266 line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