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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시커 - 자폐는 어떻게 인류의 진보를 이끌었나
사이먼 배런코언 지음, 강병철 옮김 / 디플롯 / 2024년 2월
평점 :
정우성과 김향기 배우가 참여한 <증인>이라는 영화가 있다.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살인 사건을 목격한 지적 장애인 지우 씨가 살인 사건의 증인으로서 법정에 서는 내용이다. 결국 살인 사건에 있어서 지적 장애인의 진술의 신빙성과 관련되어 다양한 공방이 펼쳐진다. 지적 장애인인 지우는 법정에서 일반인에게 들리지 않는 작은 시계바늘 소리에 무서워하며 패닉에 빠지지만, 동시에 손수건에 있는 물방울의 갯수를 단번에 알아보며 참관인을 놀라게 한다. 결국 일반인에게 들리지 않는 작은 시계바늘 소리를 크게 느낄 수 있었던 지우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던 살인 사건의 가해자의 말을 기억해내면서 살인사건의 증인이 된다.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증인>이란 영화를 이야기한 이유는 바로 <패턴 시커>가 자폐와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자폐가 일반인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그러한 차이점이 우리 인류의 진보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다루고 있다. <증인>에서 나온 지우처럼 자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만의 특이한 패턴을 찾는데 용이한 점이 있다. 그리고 일반인이 쉽게 찾지 못하는 패턴을 찾음으로써 새로운 기술을 찾고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나 발전하기 위해선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해선 현실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자폐를 가진 사람은 현실을 다른 관점에서 주로 바라보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을 우리에게 제시해줄 수 있다. <패턴 시커>는 자폐를 가진 사람이 어떤 사고화 메커니즘을 갖고 있고, 일반인은 그런 메커니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사례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최근에 지적 장애인과 관련된 주된 논쟁이 바로 주호민 특수교사 고소사건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지적 장애인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은 쌍팔년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이 되고 싶다면 선진국이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변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지적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사라지고 포용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