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꼬리의 전설
배상민 지음 / 북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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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꼬리의 전설. 바로 구미호를 지칭한다. 구미호는 동아시아에서 전해오는 요괴로 여우이다. 주로 남자를 잘 홀리는 매혹적인 여성으로 변신한다. 중국의 옛 기록인 산해경에서 구미호는 청구국에서 산다고 언급하는데, 청구국은 한국을 이르는 말로서 한국의 전설로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한국 고유의 전설적인 요괴로 고려 말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을 다루고 있다.

기본적으로 역성혁명을 통해 고려에서 조선으로 나라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시피 당시 고려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30년간 지속된 여몽전쟁에서 몽골에 정복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였지만 오랜 전쟁 기간 동안 황폐해졌다. 그리고 내우외환으로 북쪽으로 오랑캐가, 남쪽으로 일본의 왜구가 침입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백성들은 정말 힘든 삶을 살았다. 세상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그리고 선비인 주인공은 이 이야기를 찾아 떠난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귀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배상민 저자도 실제로 고려 말에 홍건적과 왜구의 침입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 사람의 묵숨값이 가벼운 시대에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 가운데 잔인한 살인사건과 관련하여 요괴이야기와 실제 범인을 찾아나간다. 처음부터 신화를 믿지 않은 금행이라는 인물을 통해 신화 자체가 메인이 아니라 잔인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내용이라 흥미진진하다. 영화로 나오더라도 충분히 재밌는 그림이 그려진다. 고려말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과 잔인한 살인수법, 구미호 설화를 비롯한 다양한 설화, 그리고 반전 등 충분히 재밌고 흥미진진한 소재가 많이 들어가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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