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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평점 :

잔인한 얘기일 수도 있으나 구경 중에 제일은 싸움구경과 강 건너 불구경이란 말이 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싸움구경이나 불구경이 가장 재미있다. 아무리 바쁜 사람도 주변에 싸움이나 불이 나면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다. 당일 밤 단톡방에 올라온 영상을 봐 생상한 현장을 봤다. 길가에 미쳐 가리지도 못하고 널부러져 있는 시신을 봤다. 그리고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찍고 있는 사람들도 봤다. 그날 밤 인간에 대한 회의감에 화가 났다. 그 다음날 뉴스에서 봤을 때 생각이 조금 달랐다. 내가 그 사람들이었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고민을 해 보니 화보단 부끄러움이 들었다.



책 <고통 구경하는 사회>는 저널리스트인 김인정 저자의 자기 반성과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일반인보다 더 타인의 고통을 구경만 하는 사람이 바로 저널리스트이다. 저널리스트는 일이라는 이유로 타인의 고통을 쉽게 무시하고, 그들의 아픔을 시청률을 위해 활용한다. 김인정 저자는 바로 이런 저널리스트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언론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게 한다. 우리는 너무나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지 않은가.
저널리스트한테 아픈 말일 수도 있지만, 언론은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 기레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언론이 더 이상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조회수를 높일 말한 소스를 찾을 뿐이다. 김인정 저자의 지적은 우리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준다. 아마 대부분의 언론도 김인정 저자와 같이 문제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동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언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우리가 감독할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