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죽지 마세요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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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를 다녔던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약 11년간 선생의 교권보다 학생의 인권이 더욱 중요한 시절이었다. 실제로 두발규정이 존재하였고, 수업 시간이 핸드폰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일주일 간 압수당한 적도 있었다. 대외적으로 학생에 대한 교사의 체벌은 금지되었지만 중학생 때 실제로 손바닥을 맞은 적이 있었다. 내가 크게 뭘 잘못해서 맞은 것이 아니다. 단지 중간고사보다 시험 점수가 낮아졌다는 이유로 맞았다.

최근 교권이 많이 떨어졌다는 뉴스를 많이 접했지만 나에게 직접 와닿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교권은 굳이 관심을 가질만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정말 심각한 사회 문제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선생님, 떠나지 마세요>는 현직 교사인 최문정 씨가 겪었던 교직 생활에 관한 책이다. 그는 교장과 교감 중심으로 이루어진 폐쇠적인 사회 내에서 교사가 갖는 억울함과 부담감, 그리고 학생의 잘못을 꾸짖자 학부모로부터 오는 갑질 등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렸고, 그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도 생각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가 교사 생활에서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정말 이런 생활이라면 우을증에 걸려 자살을 하게 되는 교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인상깊었던 부분은 학생에게 당연한 것을 혼내더라도 학부모로부터 갑질이라고 고소를 당하는 현실 속에서 교장이 교사를 공감하고 보호하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부분인데, 지금 당장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엔 큰 어렴움이 있겠지만 교장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지막 울타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인권 문제는 사실 쉽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교사라면 학생이 잘못을 했다면 꾸짖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와 더불어 이 책을 읽고 폐쇄적인 사회 속에서 교사가 갖는 부당한 제도도 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더 이상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도록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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