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단계에서 등장하는 내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모든 등장인물이 오오야 마사노리이므로, 책을 읽는 내내 독자로 하여금 헷갈리게 만든다. 그래서 막상 이름보단 직업으로 기억하는 것이 편하다. 개인적으로 <내 이름의 살인자>라는 제목만 보고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소설을 읽고나니 추리소설이라기보단 심리소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것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동성동명의 범죄자로 인하여 아무 이유없이 사회에서 비판받는 이들의 아픔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름과 관련하여 그들이 받는 피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이름 때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지 그 사이 속에서 방황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추리소설은 반전이라는 쾌감을 주기보단 끝맛을 씁쓸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