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건너온 약속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이진미 지음 / 다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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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났다. 1923년이라 정확한 사상규모를 확인할 수 없으나 최소 10만 명 이상이 죽었고, 수십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일본인은 혼란스럽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억울함을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들은 대상으로 조선인을 지목했다. 황국신민이었던 일본인은 자신보다 미개한 조선인이 자연을 움직여 대지진이 일어나게 했으며 우물에 독을 타고 선한 일본인을 때려죽었다고 믿었다. 그리고 숫자에 대해선 논란이 있으나 일본측 추산 300명, 임시정부측 추산 6,661명의 조선인이 억울하게 죽었다.


책 <백년을 건너온 약속>은 2023년 현재의 일본인 여핵생(마에다 린)의 이야기와 1923년 과거의 조선인(양정필 등)의 이야기를 교차해가며 보여준다. 마에다 린은 한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던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유품인 일기장을 발견하였고, 일기장에서 할머니가 지키고자 했던 '약속'을 재일조선인 2세인 하루와 함께 찾아갔다. 그 약속이란 과거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학살을 당한 조선인인 정필이 자신의 아우한테 주고자 한 선물인 부서지고 남은 만년필 펜촉이었다. 결국 약속을 지켰고 일본인인 마에다 린과 재일조선인 2세인 하루가 함께 학교를 가며 끝이 난다.


책의 표지는 정말 에니메이션 메인 포스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답다. 책을 사고 싶게 만드는 표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용은 암울하다. 책에선 일본인인 마에다 린이 약속을 지키며 끝이 나지만, 과연 현실을 그럴까? 아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더 암울하다. 일본은 여태까지 관동대학살에 대한 사과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나아가 피해자 조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장 일본 정부는 300명이라고 주장하지만, 개별 법정에서 인정받은 피해자는 900명이 넘으며 일본 학자 요시노 사쿠조는 2,534명에 달한다고 주장하였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관동대학살에 대하여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어떠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 뉴스기사를 읽어보지 못했다. 미래를 위해서 과거는 잊어야 한다는 자들에게 단재 신채호 선생의 문장을 던지고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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