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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에서 보낸 소로의 시간 - 소로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32가지 참 지혜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3년 8월
평점 :

처음 소로우를 접한 기억은 고등학교 토론동아리에서 읽은 윌리엄 파워스의 <속도에서 깊이로>(2010)이다. 이 책은 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에 대해 썼다. 이후 소로우가 직접 작성한 원저를 읽고 싶어 대학교 때 <월든>이란 책을 샀으나 바로 읽지 못하고 군대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훈련병 때 부모님한테 소로우의 <월든>을 택배로 보내달라고 했다. 또 훈련병 때 읽지 못하고 자대배치를 받아 신병위로휴가 때 책을 갖고 집으로 올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통해 소로우를 접하게 되었다.

사연이 구구절절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소로우였다. 소로우는 월든에 들어가 살면서 한마디로 <나는 자연인이다>를 찍은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느꼈던 것, 심지어 건물을 지을 때 드는 비용과 시간 등을 정리해놓았다. 사상적으로는 인두세 등에 반대하다 감옥에 갔던 경험이 있으며 그에 따라 '시민불복종'에 대한 강력한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에 따라 시민불복종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 기반을 제시하였다.
그렇지만 이 책은 소로우의 철학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진 않는다. 즉 저자가 소로우의 구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 간접적으로 소로우의 철학을 보여준다. 실제로 소로우를 인용하는 부분은 극히 적고 대부분 저자의 생각이며 글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장단점이 모두 공존한다. 장점은 소로우의 철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자신이 이해한 소로우를 기존의 소로우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의를 기울였던 점은 바로 소로우의 글을 먼저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일이다. 왜 저자가 이 부분을 감명 깊게 읽었을까. 그리고 소로우의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 있는가 등등.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감명 깊어 나만의 '독서 구절'에 저장한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한 부분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철학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