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은 끝! - 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폴커 키츠 지음, 신동화 옮김 / 판미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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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사람이 최소한의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있어야 한다. 그 소득이 노동으로 인한 소득이 됐든, 자본으로 인한 소득이 되었든 간에 일정한 소득이 없다면 살 수 없다. 자본이 넉넉한 소수의 사람은 자본소득만으로도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자본소득이 없거나 적은 사람은 노동소득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노동을 해야 삶을 살 수 있다.

 

책의 1장인 <행복과 불행의 단어 ’>에서 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일하는 것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일은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이 됨과 동시에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갖지 못한 채 일하게 된다면,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일은 좋아하는 일과 직업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과 직업을 일치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연구를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직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할 만큼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두 가지 모두 직업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그리고 직업이 똑같을 수 있다면 걱정 없이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게 연마하고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좋아하는 일은 취미 생활로 하고 직업은 직업대로 생각을 바꾸는 방법이다.

 

책을 읽으면서 노동의 민낯을 살펴볼 수 있다. 사회에서나 회사에서는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IMF 이전 한국 사회에서는 회사가 곧 직업인 시대였다. 입사만 하더라도 미래를 보장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꿨다. 이젠 회사가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앞으로는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다.

 

2. 좋았던 구절

 

우리가 이 책에서 앞으로 할 일이 그것이다.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즐거울 것이다. 거짓에서 진실로 나아가는 길은 우리의 감정을 치유하는 과정이다. - p.14 line 2~4

 

합리적 결정, 사려 깊은 행동, 세심한 작업은 열정이라는 진흙 바닥 위에서는 잘되는 법이 드물다. 냉철한 머리는 열정에 취한 머리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작가는 열성을 다해 끔찍한 책을 쓸 수 있다. 치과의사는 헌신적으로 환자의 치아를 상하게 할 수 있다. 비행기 승무원은 열의에 차 흥분한 상태에서 여러분의 블라우스에 커피를 쏟을 수 있다. 누구든 주변을 둘러보면 열정적인 실패자를 발견할 수 있다. - p.34 line 7~14

 

열정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 p.41 line 10~11

 

이 일화는 딜레마를 보여 준다. 즉 루틴이 터부시된다면 우리는 루틴을 드러내면 안 된다. 우리가 떠받치는 일의 이미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데도 스트레스를 받는 척해야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는 척하는 것은 스트레스보다 더 고될 수 있다. - p.51 line 14~18

 

이 대화는 민낯의 진실을 똑똑히 보여 준다. 일에서 모두가 자기 생각을 실현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연하게도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가진 게 아니라면 말이다. - p.56 line 16 ~ p.57 line 1

 

우리 자신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곳에서만 우리는 자유롭다. 자유와 사회적 중요성은 서로를 배격한다. - p.61 line 9~11

 

세상을 거창하게 바꾸는 일만이 '의미 있어' 보인다. 그것도 가능한 한 비영리적으로 말이다. 가령 단번에 그리고 영구히 모든 전쟁을 멈추는 일, 암을 자연적으로 치유하며 다른 목적으로 남용할 수 없는 약을 발명하고 전 세계에 무료로 제공하는 일, 감당할 만한 가격의 태양전지를 만들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일,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아프리카에서 뭔가 하는 일. 그러니까 지구의 운명이 우리 손에 달려 있지 않는 한, 어떤 일은 '의미 있다'고 하기에는 사소하고 또 사소해 보인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세계화의 영향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이 개별 행위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직업은 없다. 그러한 힘은 누구도 가지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가 누구인가에 따라 그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거나 유감스러운 일일 것이다. - p.66 line 7 ~ p.67 line 2

 

빵을 내 마음대로 굽더라도, 우간다에 학교를 세우더라도, 내가 바로 그것을 내 존재의 사명으로 여기는 경우에만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일이 나의 동경과 인생 목표에 전적으로 부합해야 한다. 자아실현이란 자기 일에서 사회를 위한 의미를 발견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인생에서 의미를 발견한다는 뜻이다. - p.68 line 9~15

 

자신의 '자아'란 오직 스스로만 찾을 수 있다. 일이 인생에 의미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은, 일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만큼이나 부당하다. - p.73 line 3~6

 

주변 사람들은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거나 황폐하게 하고, 우리를 자극하거나 지루하게 하고, 즐겁게 하거나 슬프게 한다. - p.84 line 6~8

 

현실적으로 직장에는 좋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인생이라는 옷은 인간관계라는 옷감으로 짜여 있다. 우리는 상대방에 자신을 투영하고, 상대방과 마찰을 경험하고, 상대방 고유의 사용설명서를 해독한다. 상대방과 꼭 결혼할 필요도 없고 상대방을 너무 진지하게 대할 필요도 없지만, 우리는 상대방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이로써 자기 자신의 사용설명서를 자꾸만 업데이트해 나간다. 이것이 바로 많은 이가 엉뚱한 곳에서 헛되이 찾는 진정한 도전이다. 점잖든 천박하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 이것이 우리 인생의 과제다. 그리고 직장에서도 인생은 계속된다. - p.87 line 8~18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몇몇 수평적 사고의 소유자가 아니라 매일 수직적 사고를 하고 수직적으로 행동하는 다수다. 경제에 숨결을 불어넣는 것은 바로 그들이다. 비전을 선포하는 일, 뭔가 있어 보이게 연출하는 일, 요란하게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일, 획기적인 목표를 선언하는 일, 킥오프 미팅에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일은 굉장히 보이는 일들이다. 하지만 모든 조직은 다수의 사람이 그런 일을 하지 않고 평범한 일을 할 때에만 돌아갈 수 있다. - p.95 line 12 ~ p.96 lin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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