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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평점 :
1. 들어가며
<한자와 나오키>라는 책 제목만 보고, 처음엔 한자와 관련된 내용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한자와 경영을 어떻게 풀어낼까 관심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한자와 나오키’는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초반에 살짝(?) 혼란이 있었다.
책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책은 신문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일반인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M&A(기업 매수 합병)에 대하여 다룬다. 한 기업은 합병을 위해서, 한 기업은 합병을 피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와 더불어 각자의 자문사와 투자한 은행 사이의 전략적 싸움이 특별하다. 특히 자문사도 모회사와 자회사가 각각의 기업을 맡으면서,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갈등과 대립도 돋보인다.
그와 더불어 책의 부제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와 관련된 내용도 엮여 있다. 일본은 1980년부터 경제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이 있다. 이 잃어버린 20년 동안 취업난에 허덕인 세대를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른다. 물론 주인공인 한자와 나오키는 잃어버린 세대가 아니라, 잃어버린 세대를 감독하는 기성인이다. 하지만 잃어버린 세대인 두 명의 젊은이가 인정하듯이 깨어있는 ‘기성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밑의 좋은 구절과 더불어 책의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경영과 경제에 관련해서 아는 것이 없어, M&A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다. 하지만 책에서 M&A 뿐만 아니라 M&A와 관련된 다양한 방법을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자회사와 모회사의 갈등 가운데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하는 인물들의 행동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치열하게 살아 있는 증권의 세계를 느끼고 싶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2. 좋았던 구절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한자와 부장이든 모로타 차장이든 얼간이 미키든, 개인적인 능력은 우리보다 한참 떨어지는데, 회사 조직이라는 시스템 덕분에 상사가 되어 우리에게 지시를 내리지. 그들에게 있는 건 그것뿐이야. 그들에게서 회사의 직책을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그들이 회사에 죽치고 있는 한, 진정한 실력으로 승부하는 회사 조직은 아득한 꿈일 분이야."
오니시는 반정부 혁명의 투사처럼 강력하게 말했다.
"그때까지 능력도 없는 자를 먹여 살리기 위해, 그들의 능력에 걸맞지 않은 인건비를 계속 주면서 경쟁사와 치열하게 싸워야 해. 이런 사정은 어느 회사나 똑같을지 모르지만 말이야. 거품 세대는 회사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바야흐로 세상을 갉아먹는 밥벌레 세대라고 할 수 있어. 아주 심각한 사회문제지."
결국 앞으로도 계속 손해를 보는 쪽은 우리 잃어버린 세대다. 모리야마는 그렇게 확신했다. - p.35 line 13 ~ p.36 line 4
승리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항상 승리를 추구하는 법이다.
하지만 가요토와 가노는 주변의 그런 소음을 차단하지 못했다. - p.98 line 19~20
"충고 고마워. 하지만 내게는 내 방식이 있어. 오랜 은행원 생활에서 반드시 지켜온 나만의 스타일 같은 거지. 인사 문제 때문에 그걸 바꾸는 건 조직에 굴복하는 거야. 조직에 굴복한 사람은 결코 조직을 바꿀 수 없고. 그렇게 생각 안 해?" -p.210 line 8~11
"불만이라는 게 아니라 절차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우리 전뇌잡기집단은 지금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급성장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습니다. 본업에서 수비를 견고히 하면서 치열한 경쟁에서도 승리를 거두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회사의 규모가 작던 시절의 방법을 답습해서, 중요한 문제를 임원 회의에 상정하지도 않고 은밀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밀실 경영에서 벗어나야 하고,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p.226 line 20 ~ p.227 line 5
"그럴지도 모르지. 조직에도 휘둘리고 세상에도 휘둘리고. 하지만 때로는 그런 것과 정면으로 싸워야 할 때도 있어. 힘 앞에 굴복하기만 하는 건 시시하지 않나? 조직의 논리쯤이야 얼마든지 덤비라고 해! 이 세상에 압력이 없는 일은 없어. 일뿐만 아니라 뭐든지 마찬가지지. 폭풍우가 있으면 가뭄도 있어.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런 걸 극복하는 힘이 있어야 해. 모리야마, 세상의 모순이나 부조리에 물러서지 말고 철저하게 싸워. 나도 그렇게 해왔으니까." - p.257 line 4~11
"어떤 곳에 있어도, 또한 대형 은행이라는 간판이 없어도 스스로 빛나는 인재야말로 진정한 인재일세. 정말로 우수한 인재는 그런 사람이 아니겠나?" - p.460 line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