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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인생을 위한 고전, 개정판 ㅣ 명역고전 시리즈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평점 :
1. 들어가며
세계에서 인정받는 성인 3명만 뽑는다면, 나는 예수, 석가모니, 그리고 공자를 뽑겠다. 세 성인 모두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았다. 예수는 기독교와 카톨릭교를, 석가모니는 불교를, 공자는 유교를 창시하였다. 사실 창시하였다는 말이 적합한지 모르겠다. 단지 제자들이 성인을 섬기는 행위가 종교로 발전하였다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오늘 내가 읽은 책은 ‘논어’이며, 유교 사상의 중심인 공자의 어록을 제자들이 묶어 놓은 책이다. 논어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수많은 사상가에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조선은 유학의 나라로, 관리를 뽑는 과거 시험에 수많은 유교 문제가 나왔다.
대학교에서 이중 전공을 철학을 들으며 느낀 바는 모든 고대 철학자의 주장은 조금은 엉뚱하다거나, 너무나 당연하다는 점이다. 이는 철저히 현대의 관점에서 그들의 주장을 해석해서 그렇다. 공자가 남녀 차별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진보적이지 않았다거나, 왕정 정치의 정당을 얘기했다하여 민주적이지 않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그 당시 시대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공자는 굉장히 급진적인 의견을 낸 인물이었다.
논어를 읽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년 정도 전에 한번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아마 김원중 저자가 엮은 책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면, 논어의 내용은 어렵다는 사실이다. 아마 논어를 읽고 완전히 이해하길 바라는 것은 분수에 어긋나는 일이다. 역대 천재라는 수많은 사상가도 평생을 바쳐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한 책이 아닌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논어를 완벽하게 이해하라는 바가 아니다. 단지 고전 중에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논어를 나도 읽어봤다는 자신감, 그리고 한두 개 정도 마음에 드는 구절을 찾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2. 좋았던 구절
어록이란 틈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한 말을 엮어놓은 것이다. 어록집으로서 <논어>의 비체계성은 오히려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고 있다. 공자의 "술이부작"의 원칙 덕분에 공자의 언행과 생활 습관 등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제자들이 엮었기 때문에 스승의 언행이 담긴 글을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엮었을 가능성이 크다. 말하자면 윤색해서 미화하거나 왜곡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사람 냄새가 나는 책, 풋풋하고 싱그러운 멋도 있는 말씀, 때로는 인간 공자의 편견과 아집, 쓸데없는 자존심도 고스란히 실려 있는 인간다운 어록집이란 말이다. 우리는 <논어>에서 비주류로 살다 간 실패한 정치인이 어떻게 위대한 사상가의 자세를 함께 견지하고 있는지를 생생히 살펴볼 수 있다. - p.22 line 7~18
자하가 말했다. "현명한 사람을 현명하게 여기는 것을 여색 좋아하는 것을 바꾸듯 하고, 부모를 섬김에 그 힘을 다할 수 있고, 임금을 섬김에 그 몸을 바칠 수 있으며, 친구와 사귈 때는 말에 믿음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못했다고 해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말하겠다." - p.53 line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30세가 되어서는 자립했으며, 40세가 되어서는 미혹되지 않았고,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게 되었으며, 60세가 되어서는 귀가 순해졌고,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를 어기지 않았다." - p.67 line 1~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혹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 p.75 line 4~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유함과 귀함은 사람들이 바라는 바이지만 그것이 정당하게 얻은 것이 아니면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가난함과 천함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바이지만, 그것이 정당하지 못한 상황일지라도 벗어나려 해서는 안 된다. 군자가 인을 버리고 어디에서 명성을 얻겠는가? 군자는 한 끼 밥을 먹는 동안에도 인을 어기지 않고, 황망하고 다급할 때도 반드시 여기에 근거하고, 넘어지고 자빠질 때도 반드시 여기에 근거한다." - p.115 line 1~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무엇을 좋아하는 것은 그것을 즐기는 것만 못하다." - p.170 line 4~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인한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동적이고, 인한 사람은 정적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기고, 인한 사람은 오래 산다." - p.172 line 7 ~ p.173 line 3
자공이 정치에 대해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식량을 충족시키는 것, 병가를 충분하게 하는 것, 백성들이 믿게 하는 것이다."
자공이 여쭈었다.
"반드시 부득이하여 버려야 한다면,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을 먼저 버려야 하겠습니까?"
말씀하셨다.
"병기를 버려야 한다."
자고이 여쭈었다.
"반드시 부득이하여 버려야 한다면,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을 먼저 버려야 하겠습니까?"
말씀하셨다.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옛날부터 누구나 죽게 되지만, 백성이 믿어주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 - p.303 line 1~1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익한 벗이 세 가지이고, 손해가 되는 벗이 세 가지이다.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미더운 사람을 벗하며,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이롭다. 아첨을 잘하는 사람을 벗하고, 선하고 유순한 듯하면서 다른 사람을 벗하며, 말을 교묘히 둘러대는 사람을 벗하면 손해다." - p.414 line 1~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도 미움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끝이다." - p.445 line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