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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한 여름, 네가 좋아한 겨울 ㅣ 책고래숲 1
이현주 지음 / 책고래 / 2019년 8월
평점 :
최근 천우희와 안재홍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보고 있다. 이 드라마는 다양한 연인 관계가 등장한다. 아이를 혼자 키워나가면서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관계,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해 우울증에 걸린 관계, 과거 연인이었던 사람과 함께 일하는 관계 등이 등장한다. 다양한 등장 인물이 얽히고 설킨 내용과 삶과 사랑에 대한 천우희의 허심탄회한 내레이션으로 재미를 주고 있는 작품이다. 서평에 앞서 드라마 이야기를 한 이유는 연인 관계는 하나로 정의내릴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 각자만의 개성을 가진 연인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짚어넘어가고 싶다.
이 책도 사랑, 나아가 연인 관계에 관련된 내용을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써 내려간 에세이이다. 에세이에 등장하는 '준이'와 '연이'는 너무나도 다르다. 준이는 수줍음이 많고 공부를 잘했으며, 연이는 활동적이며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했다. 준이와 연이는 다른 성격으로 다른 환경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이와 연이는 모든 연인 관계가 시작할 때 느끼는 것처럼 닮은 점을 발견했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연인 관계가 끝날 때 느끼는 것처럼 두 사람의 사랑은 식어만 갔다. 서로의 공통점은 서로의 차이점에 의해 사라져만 갔다.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상대방은 자신과 너무 다르고 낯설게만 느껴졌다. 함께 지내던 시간에서 벗어나 각자의 시간을 갖기 위해 한 발자국씩 물러났다. 그러자 모든 연인 관계가 안정기에 접어들 때 느끼는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의 관계를 끝낼 수 없었다. 그들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너무 사랑했다.
앞서 각자 모두 다른 연인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썼는데, 막상 글에는 '모든 연인 관계가 그러했듯이'라는 문구를 만히 사용했다. 모순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만큼 저자가 사랑의 과정을 잘 짚고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공통점으로 서로가 운명임을 확신하고, 서로의 차이점으로 힘들어하고, 그럼에도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극복하는 과정. 다른 연인 관계의 그나마 있는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매력은 사랑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렸다는 점과 그 과정에 어울리는 작가의 그림이다. 남녀가 서로 성장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할 때 자극적인 에피소드 없이 그려줬고, 그림도 작가만의 느낌을 살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는 것 같았다. 굉장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사랑에 대한 고민이나 사랑을 알고 싶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