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진심 - 2023년 제6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안보윤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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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에 빠지다

 

어떤 진심안보윤

 

2023년 올해 현대문학상 소설집이다. 똑같은 작가의 이름이 계속 나온다. 그만큼 소설에 대한 열정을 가진 작가가 매년 수상한다는 뜻이다. 안보윤의 작품 어떤 진심은 이단에 빠진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여자는 남자보다 감정적이기에 더욱 종교적이다. 그래서 더욱 이단에 빠지기 쉽다. 이성이 마비되어 비상식적이 되고 감정에 매몰되고 만다.

 

오늘날 이단의 문제는 가정을 파괴하고 인생을 망친다. 어떤 진심은 종교가 필요하지만 분별력이 없는 종교에 대한 맹신을 다루고 있다. 나는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진심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안보윤의 어떤 진심은 악의 구조에 갇힌 개인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주인공 오유란은 아홉 살 때 엄마를 따라 들어간 교회를 자신의 집이라고 여기도록 배웠고, 그 교회 공동체 내에서 자라, 그 지도자인 황 목사가 영혼의 구원자라는 신념을 한때 가졌다. 그러나 교회 생활은 황 목사와 내연관계였던 엄마를 그녀에게서 앗아 갔음은 물론, 학교의 또래들로부터 그녀 자신을 고립시키고 말았다. 그녀는 황 목사의 선교 사업이 아동 착취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아이들 상대의 전도사 노릇을 스물네 살인 현재도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진심은 종교 집단들의 비리에 관한 폭로 저널리즘을 답습하고 있지 않다. 사실, 이 작품의 핵심은 어떤 수상쩍은 교회의 악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살고 있다는 확신 혹은 살고자 하는 용기를 주는 열렬한 믿음, 제목의 어휘를 빌리면, “진심의 행로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읽고 나면 믿음을 이용해서 서로 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한편으로, 어떤 경우 믿음의 동기를 이루는 무지 혹은 광기를 생각하게 된다.

 

-황종연(문학평론가· 동국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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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a 2023-12-21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는 남자보다 감정적이란 말은 너무 옛스러운 사고 아닐까요ㅜㅜ

갑돌 2024-02-06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말이 맞는 것 같네요. 남자나 여자 없이 감정적인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 마음 - 2022년 제67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정소현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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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스펙트럼

 

2022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여기에는 10명의 소설가의 작품이 실려있다. 그중에 8명이 여성이다. 여기에는 동성애를 주제로 한 작품도 있다. 동성애는 과거부터 있어 왔지만 이제는 큰 이슈가 되는 문제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곤 했다. 영어도 있었지만 우리말도 있었다. 희붐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 희붐은 날이 새려고 밝은 기운이 어렴풋이 비쳐오는 모양이다.

 

정소현의 그때 그 마음은 무겁고도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정통 방식의 서술 기법으로 끝까지 밀어붙인 소설이었다. 각각 가족과의 관계에서 큰 상처와 고통을 받은 순정과 혜성은 23년 만에 재회하게 되는데, 그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서로의 상황도 확연하게 다른 처지이다. 하지만 그 다른 처지를 통해서 작가는 각자의 고통의 무게를 재는 데 열중하지 않고, 무게를 분산하는 서사를 만들어낸다. 어설픈 위로나 감상적인 설득 없이, 정직하고 담담한 필치와 상황으로 두 사람의 삶을 탐구하면서 종내에는 마음의 힘을 인정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폐허와 무너진 가족의 리얼한 묘사 때문에 그 힘이 더 셌다. 그 위에 서 있는 두 사람을 그리는 작가의 곡진함이 심사위원 모두에게 전해졌다. 마음이 다 한, 마음이 전해진 소설이었다.

 

-이기호(소설가·광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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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의 모든 것 - 2017년 제62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금희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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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소설을 다 써

 

체스의 모든 것

 

소개받은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읽기가 망설여졌다. 그러나 소설을 읽다 보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더욱 소설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이승우소설가가 말하듯 어떻게 이런 소설을 다 써 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다른 현대문학상 시와 소설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단편소설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한꺼번에 여러 소설가의 작품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모두가 다 작품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좋다.

 

나는 소설의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여러 번 읽으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을 통하여 간접경험을 하게 되고 인생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소설은 픽션이면서 논픽션이다. 우리 삶에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창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에 일어났던 체험에서 우러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세계에 깊이 빠지면 신비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김금희의 체스의 모든 것체스라는 다소 특이한 모티프를 통해 세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욕망들의 미묘한 충돌과 좌절, 끝끝내 발설되지 않는 갈망의 시간들을 서술하고 있다. 이 작품의 묘미는 체스의 정해진 룰에 집착하는 선배와 체스는 단지 게임일 뿐이라는 국화의 대결이 갖는 의미가 체스만이 아닌 체스를 둘러싼 보다 본질적인 삶과 문제로 확장되는 지점에 있다. 아마도 우리는 이것을 퍼블릭한 게 아니라 프라이빗한것이라는 국화의 말을 빌려, 삶의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 간의 충돌과 긴장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혜경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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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가볍게 산다
장성숙 지음 / 새벽세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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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상담

 

그때그때 가볍게 산다장성숙

 

저자는 심리학 상담 전공 교수로 30년을 재직하고 퇴직 후에도 상담연구원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우리 인생의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겪은 노하우가 담겨있다. 마치 목차를 보면서 삶의 맥을 짚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 인생의 지혜서요 또한 우리 삶의 처세술을 가르쳐준다.

 

사람의 다양한 기호와 성격이 있기 때문에 내 주장만 하지 말고 남도 배려하라고 한다. 그리고 인생에 일어난 모든 일들은 다 양면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보라고 말한다.

 

살면서 겪은 많은 문제점 앞에서 상담해야 하는 저자가 들려준 말은 우리에게 보화와 같다. 이 책은 많은 글밥은 없지만 거기에 담긴 진액이 있어서 크게 유익하다. 그리고 책이 두껍지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심오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삶의 주인은 각자이기에, ‘불행하게 살 것이냐 아니면 행복하게 살 것이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사실을 사람들이 알고 좀 더 행복하고 자유스러워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쓰게 됐다.

 

불행한 마음은 언제나 과거 아니면 미래에서 온다!”

 

그때그때 가볍게 삶을 즐기는 7가지 원칙

 

· 행복과 불행은 스스로 정한다

 

·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긴다

 

· 절대로 옳은 것이나 그른 것은 없다

 

· 내 것이 아닌 남의 옷을 벗어던진다

 

· 덧없는 것들에 집착하지 않는다

 

· 상처를 없애려고 애쓰지 않는다

 

· 바꿀 수 없는 것 그냥 놔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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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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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욕심

 

깃털도둑커크 윌리스 존슨

 

실제 일어났던 일을 소설로 쓴 작품이다. 동물이나 곤충의 깃털에 대한 관심은 전에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왔다. 그것을 이용하여 옷을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하여 많은 조류가 희생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깃털은 고가에 팔리기 때문에 박물관에 있는 깃털이 도난당하고 그것이 다시 팔리게 된다.

 

깃털도둑은 이러한 실제 일어난 사건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깃털에 대한 인간의 관심과 많은 새의 깃털에 대한 묘사 그리고 깃털도둑에 대한 추리를 가미한 재미있는 소설이다.

 

깃털 도둑이라. 게다가 실화라니. 깃털같이 하찮은 것을 훔쳐서 대체 어디다 쓴다는 걸까?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이다.

 

이 책은 2009년에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쓴 범죄 다큐멘터리이다. 영국의 어느 박물관에서 젊은 청년이 새 가죽을 훔치는 이야기로 출발하는 이 책은 인간의 욕망과 집착, 자연과 인간의 관계, 정의 등의 여러 주제를 다루며 깃털이라는 가벼운 소재로 자연과 인간, 정의에 관한 결고 가볍지 않은 울림을 전한다.

 

저자는 탐험가이자 생물학자였던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 은행가이자 정치가, 동물과 자연을 사랑했던 윌터 로스차일드의 삶, 19세기 말 여성들의 옷과 모자를 장식하며 유행을 선도한 깃털 열풍, 깃털을 사용해 빅토리아 시대 연어 낚시에 사용되던 이국적이면서도 신비한 플라이 타잉의 세계와 같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통해 새 깃털에 담겨 있는 역사적· 과학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 무분별한 밀렵으로 인한 야생 동물의 멸종, 그리고 정신 질환을 핑계로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 정의의 부재를 그리고 있다. 따라서 깃털을 훔쳐서 뭐하게?’에서 시작된 가벼운 의문은 책을 읽어가는 동안 놀라움과 감탄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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