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 철학자가 번역한 고대 희랍어 원전 완역본 인문학 클래식 6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김동훈 옮김 / 민음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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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보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황인갑

 

로마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121-180의 사람인데 큰 감동을 준다. 책은 다양한 주제가 펼쳐졌는데 잘 정리해 놓았다. 그는 전투중에 생각나는 대로 써두었다.

 

자기를 돌아보는 것으로 자기에게 묻고 자기가 대답한다. 2000년 전에 글이 지금 우리에게 읽힐 수 있어서 놀랍다. 고대의 표현이 어색하고 어려워 현대어로 해석해 놓았다.

 

본보기, 철학 훈련(관찰력), 선택 훈련(결단력), 선택의 보류 조건’, 결단의 장애물, 마음 관찰 ,관리훈련(절제력), 현재의 시간 관리, 선택의 자유, 죽음 관리와 운명의 사랑, 무관함, 휴식관리를 말하고 있다.

 

우리가 왜 철학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죽음에 대해 어떻게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강하게 할까요? 오직 하나, 철학입니다. 철학은 우리의 얼이 욕되거나 훼손되지 못하게 막아주고, 또한 우리가 쾌락과 고통을 관리하며 목적 없이 행동하지 않게 하고, 속이거나 가장하지도 않으며 타인이 무엇을 하든 말든 욕망을 비우게 하고, 심지어 우연이나 운수도 동일한 근본에서 온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죽음은 각 생명체를 구성한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이 풀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여기며 그 죽음을 즐겁게 기다리게 합니다.(p.40)

 

종종 철학으로 돌아가 쉼을 얻으십시오. 철학 때문에 당신은 궁전 생활을 버텨낼 만하고 궁전도 당신을 버텨낼만할 것입니다.(612)“

 

선행을 할 때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무의식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누군가에게 선행을 할 때마다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먼저 따지지만, 또 어떤 사람은 먼저 따지지 않고 선행을 하며 오히려 마치 자신이 빚진 것처럼 선행을 해야만 한다고 여깁니다. 이는 포도송이가 가득 열려 있으나 일단 제 열매를 맺은 뒤에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포도나무와 같습니다.

 

경주로를 달리는 말, 사냥감을 쫓는 개, 꿀을 모으는 벌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지요. 자신의 일을 잘하는 사람은 그것에 대해 야단법석을 떨지 않고, 단지 되풀이 하여 또 다른 일을 할 뿐입니다. 마치 포도나무가 때가 되면 다시 포도를 맺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P.88)

 

지성과 이성이 신성이라고 말하고 지성을 통해 신성에 이르게 되는 통로라고 지적한다. 신과 인간의 협력을 이야기하며 올바른 기도의 방법을 말하고 있다. “신성이란 다름 아니라 각자의 지성과 이성입니다.”(P.99)

 

어떻게 해야 저 여인과 잠자리를 가질 수 있을까?라고 누군가가 기도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야 저 여인과 잠자리하려는 욕망을 갖지 않을까?“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저 사람과 떨어져 살 수 있을까?“라고 누군가가 기도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야 저 사람과 떨어지려는 욕망을 버릴까?“라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 누군가가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잃지 않을까?“라고 기도하면, 당신은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잃을 두려움을 떨쳐버릴까?“라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기도를 이렇게 바꾸고 결국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십시오.(P.196)

 

여러 주제를 짧은 문장으로 단락지어 놓았기 때문에 읽기가 쉽다. 마치 잠언과 같은 말씀이다. 이 책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늘 둘러 가지 않는 길을 택하십시오. 자연을 따르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그러면 온갖 언행이 건전하게 됩니다. 그와 같은 계획이 시름과 망설임, 온갖 통제와 위선에서 구해주기 때문입니다.”(P.81)

 

아우렐리우스는 주장한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배역이라도 인생 기술을 익힌다면 보다 더 나은 삶이 될것이라고. 어쩌면 그 좋은 삶에 저들도 초대됐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훈련은 반복되어야 할까? “운명이 정해준 사람들을 사랑하되 정말 진심으로 사랑”(639)하기까지. 이 책을 보면서 어떤 꿈을 꾸는가? 혹시 새로운 시작을 원한다면, ! “당신 자신에서부터 시작하고 우선 당신 자신부터 검토하”(1037).(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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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동 여인들 - 5월 18일 그날의
제임스 리 지음 / 시커뮤니케이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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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더러워도 내 피는 깨끗해

 

- 제임스 리, 황금동 여인들』                                황인갑

 

5.18에 참여했던 사람중에는 구두닦이, 넝마주이, 술집 웨이터, 부랑아, 일용품팔이가 있다. 특히 홍등가에서 성매매하는 황금동 여인들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아무런 기록이나 사진도 남아있지 않다. 지금도 황금동 여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황금동은 금남로 옆에 있는 곳이다. 황금동 여인들은 주먹밥을 만드는 일, 헌혈에 참여했다. 시위대가 도피할 때 위험을 감수하고 그들을 숨겨주었다. 황금동 집 구조가 복잡하고 다락방이 도피하기 좋은 곳이다. 소설에는 치마 속에 숨겨준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은 두껍지 않아 읽기가 쉽고 드라마틱한 전개로 5.18당시의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고통받는 광주시민을 위해 일하고 상무대의 시신을 수습하였다.

 

5.18에 피해를 입은 사람은 5월이 차라리 없었으면 한다. 다시 기억하기 조차 싫기 때문이다. 총을 쏜 공수부대도 죄책감을 갖고 평생을 살아가는 피해자다. 이제 세월이 흘러 43년이 되었다. 5.18에 묻혀진 이러한 사료를 발굴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렇게 묻혀질 뻔한 황금동 여인들의 기록은 중요한 자료이다. 이 주제가 소설로 만들어졌다.

 

세상에 힘없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의 기록은 나타나지 않는다. 5.18을 맞아 황금동 여인들의 정신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힘없는 여성 우리의 누나들의 아름다운 헌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지금 60대에 이르렀다.

 

가두방송을 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는 성고문을 받았다. 이렇게 5.18은 남자만이 아니라 여자들도 참여했다. 주먹밥을 만들어 시위대에게 공급한 시장 아주머니들이 있다. 이렇게 남녀노소 광주는 대동단결해 불의한 세력과 싸웠다. 5.18은 총과 싸워서 대항한 민중들의 전쟁이었다. 그들은 보도블럭과 짱돌, 화염병과 횃불로 맞섰다. 일명 황금동 콜박스일대는 화려한 유흥업소가 어깨를 마주하듯 다닥다닥 붙어있던 곳으로서 민주화의 상징인 금남로와 전남도청과 인접한 곳이었다.

 

민주화의 전초지였던 금남로와 가까운 곳에 있었던 황금동 여인들은 목숨을 걸고 당시 계엄군에게 쫓기던 시위 군중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주었고, 시위가 격화되었던 금남로 등지의 부상자들에게 수혈할 피를 구하는 병원의 헌혈 대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계엄군에 맞서 던질 수 있는 화염병을 만들었고, 시민군을 위해 음식이나 자금 등을 제공했고,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였다.

 

그들이 보여준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은 광주시민들이 그동안 마음속에 장벽같이 높게 쌓아왔던 성매매 여성이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은 ‘5.18’당시 목숨을 담보로 대동 세상을 꿈꾸며 자발적으로 그늘에서 묵묵히 눈물겨운 헌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그들은 바로 그 선행으로 인해 삶이 유린당하는 고문과 학대를 당했으면서도 지금까지도 역사의 증인으로 전면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시대의 흐름에 생을 맡긴 채 묻혀 지내고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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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 친족 성폭력 생존자들의 기록
장화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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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어 말하는 어두운 그림자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친족 성폭력 생존자들의 기록

 

친족 성폭력은 생각보다 많다. 여기 실린 글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픈 상처를 용기있게 말하고 있다. 아버지, 오빠, 할아버지에게 당한 딸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머니가 원해서 아들과 관계를 하고 이것을 입막기 위해 아들을 사주해서 누나를 범하는 내용도 나온다. 이렇게 성폭력에 노출되다 보니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어려운 가정사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아빠의 폭력과 술이 성폭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부유한 가정에서도 이러한 일은 벌어진다. 이들을 돕는 쉼터와 성폭력 상담소와 치유센타가 있다. 우리 주위에 알게 모르게 당하는 피해자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제목이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이다. 이러한 일이 아니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을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죽지 못해 생존하는 사람들은 작은 말하기 자조 모임을 갖고 연대하고 있다. 그들은 치료를 받으면서 반성폭력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상담가로 심리학과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내일을 꿈꾸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성폭력 가해자의 80퍼센트는 아는 사람이고, 그중 30퍼센트 이상은 친족 성폭력이다. 즉 가족 내 성폭력은 통념과 달리 흔하게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다. 이렇게 빈발하는 폭력이면서, 이토록 비가시화되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억압당하는 인간사가 있을까. 친족 성폭력 피해자를 가장 미치게 하는상황은, 가족 구성원을 비롯해 피해자의 경험을 믿지 않는 사회다.(p.8)

 

열한 살이 되고 네이버 초록색 검색창에 오빠한테 성폭행 당했어요라는 문구를 입력해 수없이 검색하면서 도피처를 만들고자 했다. 검색 창 안에 던진 내 질문에 나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절규가 몇 페이지씩이나 쏟아졌다. 그 경험들이 아파서 그들의 고민이 오물처럼 여겨졌고, 네이버는 그 오물을 받아내는 변기 같았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알리라는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고 나는 용기 내서 4년 만에 부모님께 이 사실을 말했다.(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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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들 - 일상을 이루는 행동, 생각, 기억의 모음 들시리즈 1
김설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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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사

 

사생활들, 김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에 공감했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의 모습도 있다. 서로 공감하는 것은 생각의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이다. 독서모임명이 서재가 있는 호수라는 이름이 특이하고 멋있다. 독서모임명을 정해보려고 여러 가지 생각해도 좋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명사가 아닌 짧은 문장이어서 좋다.

 

글쓰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한다. 저자는 글쓰는 재주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글쓰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거나 노력해서 얻은 경우도 있다. 저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이 조그만 위안이 되어서 좋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둘릴 때나 내가 누구인지 모를 때, 글 쓰는 일에 확신이 없을 때, 내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 때문에 서러울 때,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 때, 실타래처럼 꼬인 일을 풀기 직전에 나는 다시 찻물을 끓인다. 마실 차를 선택하고 좋아하는 찻잔을 꺼내고 가만히 멈추어 차를 우리고 차향을 맡고 천천히 차를 마시는 일에 집중하면, 나를 둘러싼 안개가 걷히면서 흐릿했던 내 존재가 분명해진다. 나를 절망에 빠뜨렸던 사람을 슬그머니 용서하게 되고 초라하게 늙어 가고 있는 나를 사랑하게 된다.

차의 시간에 머무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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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의 교회를 가다 - 최재영 목사의 이북 교회 제대로 보기
최재영 지음 / 동연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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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바로 알기

 

북녂의 교회를 가다, 최재영

 

이제까지 우리는 북한과 북한 교회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많다. 왜곡된 것이 진짜인줄 믿고 있었다. 이 책은 재미교포인 저자가 북한을 여러차례 방문하여 그 진실을 말한다.

 

우리의 왜곡된 정보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북한교회에 대해서도 가짜 교회라고 하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북한에는 북한체제에 대한 특수상황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는 말할 수 없다. 남한이나 미국의 생각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북한에는 가정교회가 있는데 이것이 북한의 교회이고 지하교회는 북한에서 인정하지 않는 교회이다. 주체사상은 외국에 휘둘리지 않는 민족 자존심을 세우는 좋은 의미이다.

 

북한은 김일성과 부모 모두가 기독교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잘못 알고 있었던 나의 생각이 벗겨지는 듯 해서 기쁘다. 북한에 억류된 많은 목사는 북한체제를 부정하고 오직 전도, 선교일변도로 했기 때문이다. 북한교회의 목적은 전도보다는 민족통일이 우선되고 있다. 북한 선교와 사업에 실패한 이유는 너무 지나친 보수적인 선교정책에 기인한다. 북한은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한에서 선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그래서 봉수교회의 십자가탑도 세우지 못하게 했다.

 

78년 분단된 조국이 속히 통일되고 북녂의 교회도 부흥되기를 원한다. 그동안 분단을 이용하여 반공을 앞장세워 분단을 고착화한 것을 볼 수가 있다. 신익희는 정치공작대 중앙본부장을 하고 지하단체인 백의사에 의해 북한 교회지도자 테러를 감행한다.

 

아웅산테러 천안함사건이 조작되고 칼기폭파도 남한에 유리하게 왜곡되었던 것을 볼 수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북한을 바로 알고 북녂 교회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원한다.

 

나는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북의 인민들이 왜 서양 기독교 특히 미국식 기독교를 철저히 경계할 수밖에 없는지, 왜 민족주의적인 기독교를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강조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깊은 역사적 문화적 성찰을 갖게 하기를 바란다. 이런 이해와 접근이 배제된 채 선입견만으로 무차별적 오해와 비난을 일삼는 것은 모두에게 유익하지 않으며, 그런 관점과 심성으로는 예수의 복음을 타문화권의 어느 누구에게도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또 다른 이름의 공허한 증오일 뿐이다. 북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아마 북측의 신자들도 한국교회나 미국 교회가 믿는 방식대로 믿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종교성과 신앙 색채만 다를 뿐 교회로서의 본질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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