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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들 - 일상을 이루는 행동, 생각, 기억의 모음 ㅣ 들시리즈 1
김설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3월
평점 :
소소한 일상사
사생활들, 김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에 공감했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의 모습도 있다. 서로 공감하는 것은 생각의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이다. 독서모임명이 서재가 있는 호수라는 이름이 특이하고 멋있다. 독서모임명을 정해보려고 여러 가지 생각해도 좋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명사가 아닌 짧은 문장이어서 좋다.
글쓰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한다. 저자는 글쓰는 재주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글쓰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거나 노력해서 얻은 경우도 있다. 저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이 조그만 위안이 되어서 좋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둘릴 때나 내가 누구인지 모를 때, 글 쓰는 일에 확신이 없을 때, 내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 때문에 서러울 때,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 때, 실타래처럼 꼬인 일을 풀기 직전에 나는 다시 찻물을 끓인다. 마실 차를 선택하고 좋아하는 찻잔을 꺼내고 가만히 멈추어 차를 우리고 차향을 맡고 천천히 차를 마시는 일에 집중하면, 나를 둘러싼 안개가 걷히면서 흐릿했던 내 존재가 분명해진다. 나를 절망에 빠뜨렸던 사람을 슬그머니 용서하게 되고 초라하게 늙어 가고 있는 나를 사랑하게 된다.
〈차의 시간에 머무르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