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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보았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8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6년 10월
평점 :
요즘 나오는 그림책을 보면 철학,수학,문학,과학 등 분야를 분류해 그림책이 나오더라구요
그렇다고 시중에 나온책을 제가 섭렵한건 아니에요
그냥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쉬운 책육아라 전 문학그림책을 선택했는데 요즘
6살아이가 자꾸 과학관련 질문을 하길래...이쪽 분야도 봐줘야겠다 싶더군요
그래도 아이와 제가 가장 애정하는 분야는 어릴적 못봤던 세계걸작그림책이에요...
우리집 거실 한켠을 독차지 하고 있는 네버랜드 세계걸작 그림책 248권!!
세계 유수의 명작들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장점과 단행본으로 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각종 수상작품이 들어 있어 매일 아들과 읽곤해요...
특히 고민이 있고 가슴이 답답할때 맘에 드는 그림책을 보면 그 순간만큼은 행복감이 느껴지더라구요
네버랜드세계걸작그림책은 1년에 3~4권가량의 책들이 새로 출간되는데 16년 올들어 가장 최근에 나온 그림책은 모자시리즈로 유명한 존클라센 작품이에요
[모자를 보았어]는 [내 모자 어디 갔을까?] 와 [이건 내모자가 아니야]에 이은 존 클라센 최신 작품이에요~

작가의 사진을 보면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81년생) 머리숱이 없어 모자를 사랑하는건지
아님 원래 모자를 좋아하는 분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모자를 주제로 그림책을 3권이나 내는것 보면 분명 모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분인건 확실해요~~
곰과 큰물고기가 모자를 찾으러 다녔다면 이번 작품 [모자를 보았어]는 거북이2마리가 주인공이에요

대개 겉표지를 보면 그림책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데 전작처럼 공간의 미를 충분히 살린 그림책같아요
챙이 있는 높은 모자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전 흰모자라 불렀어요..
두 거북이를 보니 왼쪽 거북의 등무늬가 삼각형을, 오른쪽 거북은 사각형 문양이 그려져 있어
서로 다름을 알수 있다...형제인지 친구인지 알순 없지만 둘이 닮긴했어요.ㅎ
대개 거북이는 바닷가 근처에 사는걸로 아는데 이 친구들은 사막에 사나봐요..
이 사진엔 없지만 사막을 상징하는 커다란 선인장이 듬성듬성 위치해 있거든요...
아마도 멕시코 사막 어딘가를 배경으로 삼은것도 같고..그냥 제 느낌이에요..
검색해보니 사막에서도 거북이가 산다네요~~ 처음 알게 된 사실...
기존 책 스타일과 다르게 이번책은 3PART로 나뉘어 있어요...
1-모자를 보며 / 2-지는해를 보며 / 3-잠을자며
로 나뉘어 모자에서 석양으로 그러면서 꿈나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이 있어요..
낮에 모자를 보고 잠깐 갈등상황이 있지만 현명한거북 덕분에 갈등은 잠시, 석양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생각해요...
우리가 흔히 동상이몽이라고 하죠~~
여기서도 사각형거북은 모자를 갖고싶어하는 마음을 버린반면, 삼각형거북은 조금은
갖고싶은마음이 남아 있어요...
아마도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과 같은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말로는 괜찮다,괜찮다 하지만 속으론 못내 서운하고 아쉬워하는 인간의 심리를 작가는
잘 꿰뚫어 본 것 같아요..
그럼 이제부터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사막에 사는 거북이들이 어느날 모자를 만났어요..
정확히는 이 사막에 구경온 사람들중 한명의 모자가 날아날아 여기까지 온거죠~~~
거북이 눈 동그란것 보세요~~ 신기한 난생처음본 물건에 두녀석 호기심 가득한게 보이죠..ㅎ

삼각형 거북과 사각형 거북 둘다 모자 보고 서로 사이좋게 모자를 번갈아 쓴뒤
모자가 하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 사각형 거북!!
"둘 중 하나만 모자를 갖고 하나는 못 가지면 마음이 안좋을거야"
라며 상대방 마음까지 배려하는 사각형 거북의 사려깊음에 전 깜짝 놀랐어요~
보통 우리는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잖아요... 당장 나한테 필요없어도
물욕이 생기는게 인지상정인데 사각형 거북은 마음이 대인배인지..
가장 쉽지만 가장 어려운 방안을 제시해요~~
"모자를 그냥 놔두고 못 본 걸로 하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사각형거북은 부모의 어떤 훈육을 받고 자랐기에 이런 옹골진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 나라면, 내가 거북이라면 이렇게 쉽게 포기할수 있을까 싶어요~
내 아이가 이런일로 힘들어하면 난 어떻게 설득하고 설명해줄수 있을까 란 생각등이 들었어요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포기할진 몰라도 쉽게 버릴순 없을거에요

사진을 보면 삼각형거북의 눈은 여전히 모자를 향해 있는걸 보면 마음 한켠에 미련이 남아 있는걸 누구나 다 눈치챌수 있겠죠~~~

거북이 둘이 지는해를 보며 서로의 생각을 물어봐요...무슨생각을 하는지...
사각형거북은 지는해 생각을 하는 반면 삼각형 거북은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있어요..
"그냥"
제가 자주 쓰는말이에요... 누군가가 나의 생각을 물을때 나의 생각을 말하고
싶지 않을때 그냥이라는 말로 얼버무리며 넘어가곤 하거든요...
삼각형거북은 그냥이란 말고 자기가 여전히 모자를 신경쓰고 있다는걸 내비치지 않아요..
하지만 눈길까지 막을순 없는것 같아요... 모자를 향한 저 애절한 눈빛!!!
사각형거북이 못본걸로 하자는 말만 안했어도, 자기가 조금만 욕심을 부렸어도 저 모자는
나의 멋진 애장품이 될텐데 라며 안타까워 하는 모습 보니...제 마음과 오버랩됐어요..

사막에 해가 지면 더이상 할게 없듯이 거북이들도 바위위에 앉아 잠을 청해요~~
사각형거북은 잠이 솔솔 오냐는 물음에 솔솔 잠이와 라는 대답을 하죠...ㅎㅎ
저도 아이들에게 솔솔 잠오니 얼른 자자 란 말 자주쓰는데 번역가 서남희님도 이 말을 자주 쓰시나봐요...
잠이 솔솔 오냐고 물으니 응.. 잠이 솔솔와 라고 대답해도 될텐데 솔솔 잠이와 라며 언어유희하는걸 보니 아이도 즐거워 하더라구요~~
사각형거북이 잠을 자면서 꿈에서 본 모자 2개 이야기를 하자 삼각형거북은 화들짝 놀라고 말아요..
"우리 둘 다 모자가 있다고?"
우리가 본 모자는 하나인데 꿈에선 2개라고 말하는 사각형거북말에 자기도 얼른 잠을 자서 모자를 만나려는 욕심에 꿈나라로 가는걸로 [모자를 만났어]는 끝을 맺어요~~~
앞에서 언급한것처럼 사각형거북의 대범함도 멋지지만 뒤로 갈수록 삼각형거북의 모습도 참 본받을만한게 얼마든지 사각형 거북에게 대들면서 자기 생각을 말할수 있고, 모자를 쟁취할수도 있지만 끝까지 삼각형거북은 사각형거북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며 두 거북의 마음이 정말 멋지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책속에 이런 멋진 철학을 심어 놓을수 있고 이런 단순한 그림으로도 얼마든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구나 란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어요~~
아이는 이책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싶어 잠자기 전 다시한번 이야기를 해줬더니
자기라면 친구와 싸우고 갈등을 해서라도 갖고싶은 물건이 있으면 갖을거라고 말하는데...
참... 이게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아이의 심리겠구나 싶으면서도 우리아이가 이 거북이들 마음씀씀이를 가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하나 싶었어요~
또 거북의 부모들을 만나서 아이들을 어떤 마인드로 키웠길래 아이가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되묻고 싶어요~~
모르긴 몰라도 이책의 저자 존 클라센의 마인드가 이 거북의 마인드가 아닐까 싶어요~~~
두거북과 모자 하나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다니.... 이래서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봐요..ㅎ
-시공주니어 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