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마워, 사랑해 ㅣ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1
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김지현 옮김 / 달리 / 2017년 5월
평점 :
아들키우는분들은 공감하겠지만 4살쯤되면 아이들이 공룡에 푹 빠져요~
우리 아들도 그렇고 동료 아이들도 그렇더군요..
첨엔 우리애가 유별난 애인줄 알았으나 이미 수십년간 대한민국 남자아이들은(간혹 여자아이들도 있지만) 공룡을 사랑하죠
수많은 공룡중에서도 티렉스라 불리는 티라노사우르스의 인기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아마도 아이들은 자신이 힘이 나약하고 맘대로 할수 없는 대신 힘센 티라노사우르스를 좋아하면 그 공룡이 자기를 대신해 악당을 물리쳐 줄 거 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공룡사랑 4년차인 7살아들이 좋아하는 공룡도 단연 티라노에요!!
집근처 자연사박물관이 있어 일년에 서너번씩 가서 공룡사랑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책을 통해 공룡의 세계에 빠져 들곤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 관련 그림책은 미야니시타츠야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우리집엔 [고녀석 맛있겠다]부터 [널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로 총 8권이 있는데
그사이 [모두 다 사랑해] 와 [나는 당신을 믿어요] 라는 책이 출간됐더라구요~

-그림출처 교보문고-
그리고 2017년 올해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1권이 나왔어요..
[고마워,사랑해]란 제목처럼 내용을 읽어보니 정말 감성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가슴 따뜻한
그림책이었어요..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에서 항상 주인공을 독차지하던 티라노 사우르스!!
겉으로는 난폭하고 거친 행동을 보이는 야수와 같은 육식공룡이지만 알고보면
마음 따뜻한 잔정이 깊은 엄마와 같은 마음을 지닌 공룡으로 이미지 변신시킨 장본인
미야니시 타츠야는 이번편에서는 티라노가 아닌 트로오돈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더라구요
티라노처럼 트로오돈도 첨부터 사랑 가득한 주인공은 아니었어요..
친구의 음식을 빼앗고, 친구등에 올라타고 괴롭히고...요즘 흔히 하는 학교폭력의 주체마냥
악동짓은 다 했던거죠..친구도 없고 누군가를 사랑한 적도 사랑받은 적도 없는 트로오돈!!
트로오돈은 그런 자신이 외롭다고 느끼지 않아요... 자기는 태생이 그런걸로 순응하며
여전히 혼자지내다 어느날 커다란 알 하나를 발견하죠..
육식공룡인지라 단백질이 먹고 싶었나봐요!!
알을 깨트려 먹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깨지지 않자 알이 부화하면 새끼로 먹기로 진화가 발견되죠..
머리가 좋았다고 알려진 트로오돈은 조금 더 머리를 굴려 부화되기까지 알을 땅에 파묻었다 나중 새끼가 숨을 못쉴까봐 다시 꺼냈다 이번엔 풀숲에 숨겼다 자기가 어디다 숨겼는지 못찾으니 결국 나무덩굴로 알을 업고 다니는...엄마가 아기 포대기 하듯이 매일 업는 모습에 빵 터졌어요
어릴적 식탐이 많았던 제가 명절날 집에 들어온 종합선물세트 과자를 여기 저기 숨겼다 나중엔 어디 숨겼는지 기억을 못해 과자가 부패했던 웃픈 추억이 떠오르네요..ㅎㅎ
트로오돈이 알을 이렇게 업고 다니기까지 의도는 나빴지만(트로오돈 본인 입장에선 당연하지만) 결과적으로 하루종일 붙어다니니 없던 애정도 새록새록 생기겠어요..
혼자 독식하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 빠져서도 사악한 공룡에게 잡아먹힐뻔 했던때도 놓지 않았던 덩굴을 바위산에 올랐다 넘어지면서 풀어버리고 말죠...
이까짓 알 안먹어도 좋아~~
알 하나를 먹기까지 자기가 지금까지 겪는 수많은 풍파가 트로오돈에게도 너무 벅차보이긴 했어요
하지만 분신마냥 매일 알을 업고 다닌 덕분에 알과의 알수없는 교감이 생긴걸까요?
아마도 이 커다란 알은 매일 자기를 지켜주는 누군가가 자기의 보호자 내지 엄마라고 여겼나봐요

바위산에서 바위가 떨어져 위험에 처해 있는 그 순간 알이 튀어올라 트로오돈을
낙사에서 구해준 알이 마력을 부린거죠~~
알은 이런 위험을 어떻게 감지했으며 어떻게 이런 위험에서 트로오돈을 구해낸건지
상상력에 맡길 수밖에 없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거에요~

"너, 나를 구해준거니?" 라고 하자 알이 흔들흔들!!
가끔 해외토픽을 보면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엄마가 괴력을 발휘해
위험에서 벗어나는 그런 장면들이 떠올랐어요..

알이 먹잇감에서 내 가족이 되는 듯한 장면이에요~~
엄마가 임신을 하면 뱃속아이에게 태담을 하듯이 트로오돈은 자주 알에게 말을 걸고
알은 후옹, 후옹 대답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엄마와 아기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악동짓만 하고 이세상에 나 혼자다 라고 느낀 트로오돈이 누군가를 배려하고 위로하고
아낄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해 준 커다란 알!!
별이 빛나는 밤 별똥별에게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비는 트로오돈을
보니 모성애가 가득한 모습에 미소가 머금어졌어요..
과연 이 알은 어떤 공룡의 알이었을까요? 바로 우리가 예상한 티라노사우르스..
트로오돈은 알에서 깨어난 새끼 공룡을 끌어안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감사해해요
"태어나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세요 그렇게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요"
이 멘트는 우리가 드라마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며 주인공이 하는 전형적인
명대사에요~~
우리가 뭔가를 간절히 바라고 바라다 마지막에 획득하면 감사의 눈물을 흘리곤 하는데
트로오돈도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거에요
그래서 작가가 이 책의 제목을 [고마워, 사랑해] 로 지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모성애는 엄마가 아기를 품을때, 키울때 느끼는 감정들인데 미야니시타츠야는 어떻게
구구절절 이런 섬세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요?
특히나, 아이가 아팠다 건강을 회복하면 이런 모성애 호르몬이 팍팍 나오는걸 느껴요..
사랑하고 사랑받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다 있다는걸 느끼게 해준 [고마워,사랑해]
저도 최근에 쌍둥이 녀석들이 고열로 4일 이상 아플때 겪고 보니 내가 늙어가는 듯한 힘듦과
동시에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동시에 드는걸 보면 부모의 마음은
다 트로오돈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모성애를 자극하는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답게 이번 [고마워,사랑해]역시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림책이에요~
아이가 엄마의 마음을 알아줬음 하는 요란한 아들을 키우는 부모와 아이가 읽었으면 좋겠고
특히, 학교폭력을 할 위험이 내재되어 있는 우리 많은 아이들이 이책을 보며 사람의 마음은
내가 손상해선 안된다는걸 알게 해준 그림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