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시모나 치라올로 글.그림, 엄혜숙 옮김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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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에게 할머니는 어떤분이냐고 물으면

"예쁘게 화장하고 악기 연주하는 할머니"라는 대답이 나와요..

그도 그럴것이 1년에 몇번 내려가지 못하지만 가서 볼때마다

시어머니는 곱게 화장을 하고 계시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주세요..

그것도 아이들이 신기해할 피아노, 색소폰, 아코디언 등 아이들이 직접

들을수 있게 연주도 해주시고 만지게도 해주니 더할나위 없이 좋아할수밖에 없죠~~~ㅎ

반면 외할머니는 시골에서 농사지으시니

얼굴에 깊은 주름과 함께 아들과 놀아주기보다는

우리 이것저것 싸주기 바쁘셔서 아이와 놀아주는게

어렵다는걸 아들은 전~혀 몰라요..

그래서 할머니는 예쁜할머니, 외할머니는 주름살할머니로 불리워요..


이번에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시모나 치라올로의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란

책을 보니 사람에게 주름살은 어떤 존재일까? 란 생각을 다시한번 해봤어요..

전 얼굴에 주름살이 그닥 없어서 제 또래에 비해 덜 늙어(?)

보이는듯 싶었어요...

헌데 웬걸~

올해 둥이 키우면서 이마에 주름살이 조금씩 보이더니...

어느날은 정말 요즘 흔히 한다는

필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만큼

얼굴에 주름살이 생겼어요..ㅠㅠㅠ

그래서 급한대로 평소 안바르던 아이크림을 이마에 까지 덕지덕지..

바르고 나면 다음날 좀 좋아지는것 같은 착각이...

예전 젊을땐 나이들면 주름살 생기는건 당연한거니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제 자신이 그런 입장이 되어보니

또 다르더라구요...

하지만 이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란 책을 읽고나서

역시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주인공 꼬마 여자아이가 할머니 생일날

바라본 할머니의 표정!!!

하루종일 행복해야 하는데 어쩐지 슬퍼보이나봐요..

어쩜 어린아이가 할머니 감정변화까지 볼 수 있는지..

참고로 우리아들은 즐겁거나 슬프거나 화나는 표정까지만

아는것 같아요...ㅜ

제가 볼땐 화분 속 한송이 꽃이 시들어져서 슬퍼보이고 걱정스러운듯 한데..

할머니는 꽃들을 참 사랑하는 분 같아요...

집안가득 선인장이며 온갖 꽃을 가꾸는 온실까지 만들어 두신걸 보면요..


주름살로 보아서는 70대신듯 한데...얼굴표정은 참 소녀같죠~

양쪽 빨간색 머리핀으로 찌르고 손녀와 턱을 괴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지그시 내려다 보는. 그리고 빨간 뺨까지..

할머니는 얼굴에 주름살이 많아 그럴거라며 주옥같은 말씀을 한마디 하세요

"이 주름살 속에는 내 모든 기억이 담겨 있거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요??

흔히 일반 할머니였다면 아마도

" 너희 엄마,아빠 키우느라 힘들어서 생긴거니 말씀 잘 들어"

라고 단순히 말했을듯..ㅠㅠ

이분은 평소에도 화초를 좋아하시기도 하지만 독서도 꾸준히

하신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에 찌들어 살았다면 과연 이런 철학적인 대화를 할수 있었겠어요??


그러면서 주름살에 얽힌 추억여행으로 떠나요~~

이마 주름살은 할머니가 커다란 수수께끼를 풀었던 이른봄에 생긴거라며

할머니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실마리를 제공해요..


그리고 눈가의 잔주름은 할머니가 가봤던 최고의 바닷가 소풍이 담겨 있다면서

할머니 사춘기 소녀시절 친구들과 경험했던 바닷가에서 맞아본 밤바다와 추억을

만나죠...ㅎㅎ

이렇게 할머니는 손녀가 물어보는 얼굴 곳곳의 주름살에 대한 하나하나의

추억을 들려주는데..

단순히 옛날에 할머니가 너만했을때는 이라며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같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닌

주름살 하나 하나 할머니의 인생과 추억을 꺼내보는 이야기 주머니로

변화되는 이 이야기 전개방식이

절 절로 웃게 만들더라구요...

주름살~~ 여자들은 영원히 갖고싶지 않은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이책을 읽고나서

나도 내얼굴에 생긴, 그리고 앞으로 생길 주름살 하나하나 추억을

간직해두고 먼훗날 아이들이 물어보면

이 할머니처럼 이야기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읽고나서 작가의 이력을 보니 이탈리아 작가던데

마치 이탈리아 할머니들은 이런분들이 많을것 같은

편견이 생겼어요...ㅎㅎ


참 아름다운 그림책이에요...

<해당도서는 우아페 서평단 당첨되어 무료로 제공받아 읽은후 작성한 솔직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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