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장
공광규 지음, 한병호 그림 / 바우솔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사람들은 5일장,7일장이란 말보다 ~마켓,플리마켓이란 말이 더 자연스러울거에요
대부분 도시에서 살기도 하거니와 인터넷 기사나 업체에서 ~장이란 말은
촌스럽다고 여겨서 인지 영어 "마켓"이란 말을 더 사용하니 더더욱 그런것 같아요

저 어릴적 엄마 따라 버스타고 시골장 가는게 젤 신나더라구요..
비록 덜컹덜컹 신작로를 따라 40분이상 가는 낡은 버스안에서의 울렁거림과 메스꺼움이
싫었지만 시골장터에 가면 입구 초입에서 나는 생선 비릿내부터 시작해서 조금 더 가면
붕어빵장수, 뻥튀기장수,과일파는 아줌마, 곡식파는 아저씨, 소 파는 할아버지까지...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전 붕어빵 사주는 엄마가 젤 좋았어요..
가끔씩 엄마가 제 신발을 사줄때면 더할나위없이 기뻐서 날뛰었죠..ㅎㅎ

그런 시절이 영원히 계속 되는줄 알았는데... 벌써 까마득한 옛날일이 되었네요..
아이와 한번도 재래시장을 가본적이 없는데 재래시장, 그것도 70년대 시장 모습이 그려진 그림책을 보여주면 아이의 반응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 작품이 바로 이 [청양장]이에요

청양장은 [새가 되고 싶어]로 유명한 한병호님이 그린 그림에 공광규님의 시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우리정서가 가득찬 그림책이에요..

저도 청양장이라길래 청양고추의 충남 청양을 지칭하는건가?란 생각이 들었는데
찾아보니 청양고추의 유래로 한 축을 이루는 충남 청양이 맞더라구요.
그곳은 장이 여러개가 열리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책 제목인 [청양장]

        

첫장을 펼쳐서 보는 순간 피~식 하고 웃었어요..
짧은 시구 한소절에 긴 여운이 남는 당나귀 할아버지와 당나귀 귀!!!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특징을 참 잘 잡아낸 그림이 다음장도 넘겨 보고 싶더라구요..

        

이 장면은 "송아지 팔러온 할아버지 눈이 송아지 눈이다" 란 시구인데..
전 송아지와 할아버지 모습보다 이 뻥튀기 장수 할아버지의 표정과 할아버지뒷편
개구쟁이 3명의 모습이 더 재밌었어요..ㅎㅎ

시골장터가면 꼭 만나는 이 뻥튀기 아저씨!!!
옥수수뻥튀기,쌀 뻥튀기,떡국 뻥튀기등 이 주를 이루는데 전 옥수수 뻥튀기가 젤 먹기 싫었어요
왜냐하면 옥수수 껍질이 이에 끼곤했어요..ㅠ
요즘엔 그 싫어하던 옥수수뻥튀기를 가게에서 사먹곤 하는데..어릴적 먹었던 그맛이 아니에요
아마도 이 아저씨가 튀겨낸 뻥튀기는 동그란것 보니 옥수수 뻥튀기가 아닌가 짐작해봅니다..

        

그리고 아들이 이책 그림 보면서 제일 많이 박장대소 하며 웃었던 장면이 바로
이 부분이에요..
"문어 팔러온 할아버지 머리가 문어 머리다"

할아버지 머리가 작은건지, 문어 머리가 큰건지..둘다 머리숱 없긴 매한가지죠..
화가난 문어가 할아버지에게 던지는 검은먹물까지~~~
공병호 작가는 이 그림을 대충 그린게 아니라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그린것 같아요
시골에서 보면 이런 수레들 꼭 있거든요~~~
왜 이 작가가 동양화풍 그림의 대가인지 조금은 느낄수 있었어요~~
살아 있는듯한 표정과 익살스러움, 재미와 해학이 함께 이 그림에 녹아 있게 그린다는건
정말 대가 아니면 그릴수 없잖아요`~~

이번 그림을 보니 구경하는 어린 아이들은 있지만 젊은이들은 전혀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만
보이는 [청양장]을 볼 수 있었어요..풍경은 70년대같아 보이지만 2016년의 모습인듯도 한게..
물건 파는 할머니,할아버지 모두 그 물건과 똑같은 표정과 모양을 하고 있다는게 재밌고
한편으로 짠하기도 했어요..
특히 새우파는 할머니의 새우등을 보니....남의일 같지 않더라구요..ㅠㅠ

아들도 뻥튀기 튀는 할아버지 모습과 송아지의 큰눈이 웃기다며...
한참을 살펴봤어요..

        

시인듯 시가 아닌듯...
한줄짜리 시구라 그런지..입에 착착 감기고 그림과 일치되는 장면들을 보니
마치 ~~타령이라도 부르면 딱 될것 같더라구요..
하지만..노래를 못하는 관계로 타령은 제 머릿속에서만...ㅎ

  

이책속 주인공들은 모두 할머니,할아버지에요~
마치 주말에 청양장 내려가면 이 분들을 모두 볼수 있을것 같은 사실적인 느낌..
그리고 보면 볼수록 정감가는 그림들...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하고 동물들을 팔러온 분들 같지 않고

마치 애완견마냥
자기 자식 돌보듯 동물과 동질감이 느껴지는 이분들의 모습에서 정이 느껴졌어요

어릴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제가 키우던 염소를  다른집에 판적이 있는데 어미염소가 새끼염소를
그렇게 애타게 울부짖고 찾는걸 옆에서 지켜봤어요..
그리고 한 이틀동안은 밥도 안먹고 새끼염소를 찾는 어미염소의 울음소리에 밤잠 못잔적도 있구요..
팔기 직전까지도 염소를 안정시키고 풀을 주는 할아버지의 정감어린 눈빛에서
전 어린시절 엄마가 쳐다봤던 염소가 생각났어요...

        

시골 할머니,할아버지들은 괴팍하고 무뚝뚝하고 다정다감하지 않다라고 많은분들이
오해하지만 실제 그분들의 삶을 하루 지켜볼 기회가 있다면 꼭  옆에서 보고 오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분들의 삶이 주로 힘든 농사일에 시달려서...

 

몸이 고단해 그렇지 마음도 그렇게 메마른게 아니라는것을......
그리고 도시의 애완견 좋아하는 분들 못지 않게 이분들도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것을요..
이분들에게 동물은 친구이자,벗이자,남편이자,자식이자,집안의 대들보인 셈이에요...
현금이 아쉬운 분들에게 동물들은 마지막 보루인 셈이죠...
단돈 몇푼 때문에 자기 분신같은, 자식같은 동물들을 팔아야 한다는 그 심정!!!
그러니 이 동물들을 떠나보낼땐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겠어요`~~
공병호 작가의 그림을 보니 우리네 할머니,할아버지의 모습이 더욱 더 오버랩되는 밤이에요...
우리 시골장터 모습을 기억하고 싶다면 이 [청양장]책은 두고두고 볼수 있는 멋진 그림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위 리뷰는 해당출판사 무료제공으로 읽은후 작성한 솔직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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