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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염소 새끼 ㅣ 우리시 그림책 15
권정생 시, 김병하 그림 / 창비 / 2014년 9월
평점 :
요즘아이들에게 염소를 보기란 참 쉽지않을거에요~~
동물원에도 없고 시골할머니댁에 가면 그나마 구경할 수 있을까요?? 아님 염소농장을 직접 찾아가기란 쉽지 않고...
저 어릴적엔 우리집에서 염소키우기 담당이었어요..
학교갈땐 엄마가 대신 마을 어귀 풀밭에 데려다 놓고 저녁엔 제가 염소들을 데려오는 미션인거죠!!
해질녁쯤 염소를 데려와야 하는데 어둡기도 하고 그시간 텔레비전에선
재밌는 프로를 많이 하기에 항상 염소돌보기는 제게 귀찮은 존재였었던 기억이 있어요..
우리집은 흑염소를 주로 키웠는데 염소가 어찌나 고집이 세던지 한번 끌고 올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해요..
그리고 큰 염소는 뿔이 사나워서 염소에게 밉보이면 엉덩이를 걷어차일수 있기에 가끔은 염소에게 애교를 부려야 할때도 있었답니다..
염소는 멀리 달아날수 있기에 목에 줄을 매달아 말뚝에 걸어두는데 저처럼 대충대충 묶어두면
이집 저집 밭에 난동을 피워놔요.. 그래서 깻잎이며 무, 배추밭에 이리뛰고 저리뛰어 저를 곤란하게 만들곤 했었는데...
그리고 왜그리 염소똥 냄새는 그리 지독한지... 엄청난 메탄가스를 방출한다니까요...
한번 맡아본 사람은 그 냄새를 잊을수가 없어요...독한 염화수소같은...ㅜㅜ
제가 어릴적 염소 키웠던 일을 회상한건 바로 제가 읽은 그림책이 흑염소 새끼와 관련된거거든요..ㅎㅎ

[강아지와 염소새끼]
이책은 여느 그림책이 아니에요...우리가 잘아는 강아지똥으로 유명한 권정생 선생님의 사후 발굴된 시를
까치아빠 그림으로 유명한 김병하 선생님이 그린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이번에 창비에서 새로
나온 시그림 동화책이랍니다..
그림이 단순하면서도 염소새끼 표정에서 읽을수 있는 귀여움과 고집스러움을 느낄수 있어요~

이 시를 무려 15살에 지었다고 하니...권정생 선생님의 어린시절 얼마나 영특한 재능이 있었는지
가히 짐작케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시라고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한편의 동화가 떠올라요..
염소의 고집스러움을 잘도 안 15세의 권정생 선생님!! 전 그나이에 뭘 하며 지냈을까요??
아~~그렇지...나도 선생님처럼 염소도 키우고 꿈도 키웠지!!
제가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이자 가정주부이지만 저도 어릴적엔 화가가 꿈이었거든요.
지금은 사라진 재능이지만요~~ㅎㅎ

염소에게 강아지는 귀찮은 존재지만 강아지처럼 자유롭지 못해요...
이 밧줄에 매여 있기에 항상 답답함을 느끼죠...
게다가 개구쟁이 강아지는 그런 염소새끼의 사정을 알기에 더더욱 놀리는데 열을
올리죠...
염소새끼가 얼마나 힘을 썼으면 저 깊이 박혀있던 말뚝이 땅에서 뽑힐까요??
혹 그 땅이 모래땅이었을까요?? 아님 가볍게 박혀있었던걸까요??
강아지도 흠짓 놀라는것 보이시죠..ㅎㅎㅎ
이제 자유의 몸이 된 염소새끼는 강아지와 제대로 한판 붙을 기세지만 이들을 가로막는게
있었으니.....뭘까요??

맞아요..바로 제트기였어요~~~
전 이 대목을 읽으면서 왜 쌩뚱맞게 제트기가 이 부분에서 나오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알게됐어요.. 이시가 만들어진 배경을 알게된뒤 이해가 되었답니다..
권정생 선생님이 37년생이시고 15세에 만든시인걸 감안하면 6.25 전쟁전후 쓰여진 시기에
가능했던 그당시 상황을요..
지금은 제트기 보는게 흔치 않지만 그당시엔 수시로 떠다니던 제트기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여진게 아닌지....

제트기가 지나간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강아지와 염소는 왜 둘이 싸웠는지 잊어버리고 마는게
우리 어린시절과 똑같아요....
고집피우다 엄마한테 야단맞고 한참 징징대며 울고 있노라면 왜 내가 울고 있지?라는
생각 한번쯤은 해보셨죠...저도 징징대며 울어댄게 일상이었는데...내아이가 고집피우는걸
가끔은 받아줘야 함에도 무조건 큰소리로 억압하려하는 제 모습을 보면 참 온화하고
인자한 엄마의 모습은 없어요~~~
우리엄마가 나를 무조건 받아주셨듯이 나도 내 아이를 한번쯤은 아무 조건없이 안아줘야 하는데
많이 반성하게 되네요~~~
권정생 선생님은 안동에 거주하면서 어린시절 저처럼 해질녁이면 강아지와 염소를 마중해 집으로 데려와 돌보는
일을 했다고해요..그림속 주황색 지붕은 실제 권성샌밍이 사시던 집이었구요~~~
슬레이트지붕에 작고 아담하지만 따스함이 묻어나는 이 집은 강아지와 염소에겐 아늑한 보금자리임에 틀림없어요~
강아지와 염소처럼 매일 부대끼며 치고박고 으르렁 거리지만 한바탕 싸우고나면 언제그랬냐는듯이 또 친해지고 위하는게 친구가 아닌가 싶어요!!! 사람과 사람, 동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과 동물과의 관계처럼요~
아이들이 뒹굴러자라듯 그렇게 세상살이는 굴러가나봅니다!!! 내 인생처럼~ 그리고 우리의 인생처럼요~~

한편의 그림책이 많은걸 전해주지만 그 중 하나가 내 어릴적 추억을 꺼내는 보물같은 존재라는걸
이책을 통해서 느낄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