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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부탁해! - 읽으면 공부가 되는 기본소득과 자본주의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4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평점 :
이번 대통령 선거때 나온 공약 중 하나가 정부가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준다는 내용이었어요..
기본소득? 40대인 내가 들어본 경제용어 중 기본소득이라는 게 있긴 한 것 같지만 이 기본소득을 정부가 준다는 말에 인구가 감소해 나라가 주는 건가?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이라 생각했죠~
그러면서 아이와 함께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나온 [자본주의를 부탁해]-읽으면 공부가 되는 기본소득과 자본주의라는 인문학 책을 읽어봤어요.
청소년 인문학 책으로 나왔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상당히 수준 높은 책임에는 분명한 게 결코 쉬운 책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내가 그동안 알지 못하고 처음 들어본 경제학자들이 무척 많이 나왔고 아이도 읽으면서 어렵다는 반응을
자주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죠.. 초5 치고 너무 수준이 낮은 건 아닌지!!
이 책은 부담 없이 볼 만큼 두께도 얇고 내용도 내가 그동안 상상 속으로 만 생각했던 내용들이라 재미도 두 배였어요
1장. 정부가 우리에게 공짜 월급을 준다면?/ 2장 새로운 자본주의가 온다는 소식
3장. 기본소득, 시험대에 오르다/ 4장. 공짜 월급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전 이 중에서 1장. 정부가 우리에게 공짜 월급을 준다는 챕터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가 있었어요..
월요병이 직장인들의 대명사가 된지는 꽤나 된 것 같은데 이 책에서도 월요일에 출근하는 직장인이 느끼는 심리적 괴로움을 표현한 말이라 생각돼요.
아마도 저처럼 목구멍이 포도청인 생계형 직장인들을 대변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어요.
월 250만 원 받는 백수 VS 월 1000만 원 버는 직장인 중 둘 중 고르라는 밸런스 게임이 있는데 두 개의 질문만 있는 게 아니라 하루 3~4시간만 일하고도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수 있는 선택지를 늘리면 행복지수가 올라갈 텐데 이 선택지를 늘리는 방법으로 나온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에요
직장 생활 20년 차인 나에게 밸런스 게임을 묻는다면 난 단연코 월 250만 원 받는 백수를 꿈꿀 텐데 말이죠.ㅎㅎ
충북 한 초등학교에서 월요일 아침마다 전교생 이름이 적힌 봉투를 줬는데 거기엔 2000원짜리 매점 쿠폰이 들어 있었어요...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용돈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매점에서 원하는 것을 살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 학교 관계자가 고안한 내용으로 이 제도에 "어린이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용돈이 아니라 기본소득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아무 조건 없이 모두가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소득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아이들 중 78%가 기본소득 제도를 실시하면서 사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했다는데 기본소득이 어떤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참 의미 있는 실험 같아요~~
이솝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쟁을 하면서 공정한 경쟁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려면 규칙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만들어져야 하고 공정하지 못한 수단과 방법을 쓴 사람들을 제외해야 하지만 그간 우리가 공정하다고 여긴 사회 규칙이 실은 불공정한 사회였던걸 인식하지 못한 것이죠..
사람이 배경이 아니라 능력으로 평가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생각은 마이클 영이라는 사회학자가 '능력주의'라고 명명한 것이에요.. 능력주의는 사회계층을 가르는 건 오로지 개인의 능력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으로 일부 특권층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간 것을 순전히 그들의 능력과 노력 덕분이라 생각한다거나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는 이념으로 능력은 사회의 몫을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지만 전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주장이에요.
저도 그동안 토끼와 거북 이야기를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토끼처럼 자만하지 말고 느리지만 거북이처럼 꾸준히 성실히 살아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줬지만 이 이야기 이면에 이런 사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니 그동안 세상을 참 좁게 살았다란 생각이 들어요~
매일 인터넷뉴스나 메일,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내가 관심 있고 보고 싶어 하는 알고리즘 영상이 뜨면 단지 편하다 란 생각만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데이터가 돈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어요..
구글, 유튜브, 네이버, 다음 등 대부분의 플랫폼 업체에서 최초 회원가입할 때 알게 된, 그리고 내가 자주 접속하고 검색하는 종류들을 이 들은 내 허락도 없이 맞춤형 플랫폼을 갖추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분야에 돈을 쓰는지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내 일거수일투족이 다 보이니 홈페이지 회원가입도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어느 방송국 유튜브 채널에서 데이터도 돈이라고 하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플랫폼이 개개인의 데이터를 모아 이걸 활용해 되파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플랫폼 기업이 뭘로 돈을 버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들이 내 성향, 관심사를 파악하고 저장하는 게 다 돈과 연관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요.
기업이 데이터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게 아마도 유튜버가 직업이 된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은데 정작 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개개인들에게는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으니 이것도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본소득을 주장했던 토머스 페인이 토지는 세상 모두의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가 만들어낸 데이터 또한 우리 사회적 재산이기에 이를 정부가 세금을 철저하게 매겨 정부가 이를 거두어들인 다음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동등하게 되돌려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앞으로도 플랫폼이 막강한 힘을 가질수록 사회의 많은 부가 한쪽으로 쏠릴 텐데 이 데이터에 대한 세금을 거둬 이 돈이 우리 사회의 기본소득의 터줏대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기본소득을 국민 1인당 월 30만 원씩 지급하려면 1년에 186조라는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결코 적지 않은 돈이죠..
기본소득을 주면 사람들을 일을 하지 않고 더 게을러진다는 주장과 함께 많지 않은 기본소득이기에 이 돈을 기반으로 여전히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정치적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이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듣지 못한 새로운 세금을 걷으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로봇들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갔기에 로봇세를 물리고, 플랫폼 기업이 돈을 쓸어가면서 사용료를 내지 않았기에 데이터세를 물려 사용자에게 돈이 되돌아가게 하고, 지구 온난화를 막는 탄소세가 그것이에요..
실제로 핀란드, 스웨덴 등 세계 25개국이 탄소세를 매기고 있다고 하니 이 주장들이 결코 허무맹랑한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까지 자음과 모음 청소년 인문 24번째 [자본주의를 부탁해]란 책을 읽고 제 생각을 적어봤는데 기본소득이라는 개념과 함께 그동안 내가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고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기본소득을 주기 위해 꾸준히 시도했다는 사실과 앞으로 새로운 세금을 매겨 걷어들이면 결코 상상 속의 이야기만이 아닌 실현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어요...
잘 살건 못 살건 똑같이 받고 낼 땐 또 내 수준에 맞게 세금 내며 살아가면 지금 우리가 처한 사회적 불평등이 조금은 해소되어 자살 비율도 좀 줄어들고 사람 냄새나는 살맛 나는 사회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제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