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가는 날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80
김선정 지음, 조원희 그림 / 길벗어린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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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내내 동네친구들과 다닌 초등학교(제가 다닐때는 국민학교)생활이 지루하던 제게

아주 가끔 할머니 동네로 전학오는 친구나 동생들이 부러울때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고 웃기지만 어린나이에 서울에서 전학온 얼굴하얀 남자아이가

어찌나 귀엽고 왕자같던지요...ㅎㅎ

게다가 저렇게 전학오면 온 학교가 들썩일만큼 화제를 몰고 다니고 아이들이 서로 챙겨주고

같이 놀아주니 인기스타같은 느낌은 어떤걸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온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어요...어린시절 전학이 너무 싫었다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야 해서 싫었던 전학도 있고 낯선 환경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는 듯한

외로움이 싫었던 전학,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해서 속상했던 전학 등 다양하더라구요

전 그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학이 마냥 부러움의 대상이었지 한번도 전학 온 아이의 마음에서 감정이입이 되어 그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본적은 없었어요...

이렇듯 사람은 뭐든 자기가 겪어봐야 상대의 마음도 아는데 전 너무 우물안의 개구리는 아니었나

생각들어요...

 

보름전 어린이집에서부터 쭈욱 친하게 지내던 아이 친구가 엄마따라 멀리 캐나다로 유학을 갔어요..정확히는 엄마가 유학을 가니 아이도 따라서 전학을 가게 된거죠..

엄마가 직장에서 승진하기 위해서는 영어성적이 높아야 하는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아이와 함께 멀리 캐나다행을 결심했나 보더라구요...

엄마의 의지도 대단하지만 한국에서 초1을 보낸 아이가 바로 휴식기 없이 외국에서 초2를 다니는것도 힘들겠구나 란 생각이 들면서 부러운 마음도 있었죠...

친구가 멀리 외국으로 유학,전학을 갔을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지 길벗출판사 [전학가는날]을 읽어보니 알겠더라구요...

이책에서 나오는 주인공 지호는 어느날 엄마에게 모레부터 더크고 좋은학교로 간다며 밥먹으며 이야기해요.

저도 그렇지만 왜 우리는 아이들에게 밥먹을때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는지 저부터 반성합니다.

밥 다 먹고 과일 먹을때 차분히 이야기해도 늦지 않을텐데 말이죠...ㅜㅜ

모든게 아이를 위한 전학이지만 왜 전학을 가야하는지 더크고 더 좋은학교라는 허울 말고...

그 학교를 가야하는 당위성을 엄마는 말하지 않아요...

다 너 잘되라고 엄마가 이렇게 고생하는거야~~ 라는 진부한 멘트 말고...

진짜 왜 아이가 전학을 가야하는지..

책에서 나오는 지호엄마의 느낌은 지호보다는 엄마 본인의 욕심을 위해 과감히(?) 전학을 추진한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마지막 학교가는날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는 이 마음을 엄마는 헤어려주지 않는다는데 지호는 많이 속상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학교가는날 친구들은 지호를 특별히 대해주지 않는것에 대해 의아해해요...

유일하게 지호와 단짝인 기남이만이 자기가 받은 만두를 더 주고 체육시간 축구차면서 골대로 날아온 공을 뻥차자 기남이가 활짝 웃어준 정도?

평소 수업시간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선생님도 밥먹고 고양이와쥐놀이 하는데 아이들이 자기를 고양이 시켜주지 않아 서운해 하며 눈물을 보인 지호의 마음을 친구들은 모르나봐요...

평소처럼 똑같은 시간이지만 지호에게 마지막인 이 학교에서의 시간은 참 소중했었나봐요...지루했을법도 한 6교시가 금방 끝난걸 보면 말이죠...

체육시간 끝나고 교실로 돌아오자 그때서야 친구들이 하나 둘 전학가냐는 물음에 지호는 많이 속상했을거에요..

시간이 얼마 없는데 이제서야 자신에게 관심보여주니 말이죠...

역시나 단짝 기남이가 눈물을 보이니 가슴이 막 울렁거리고 곧 울음이 터지기 직전까지...

아이는 아이인가봐요... 친구들과 헤어짐을 속상해 하면서도 토끼장에서 만난 토끼에게,구름사다리에게도 작별인사하는걸 보면 말이죠....

 

외국 떠나기 일주일전 같이 친하게 지내던 어린이집 친구들과 엄마들이 모여 소소한 파티를 열었어요...

외동이지만 씩씩하게 잘 자란 친구에게 우리아이는 특별한선물을 한건 없지만 조만간 이메일로 편지를 쓰겠다고 해요

캐나다는 우리나라보다 더 추운나라라고 말했더니 자기도 세계문화책에서 봤다며 어떤나라인지 안다고...ㅎ

1년뒤, 아니면 2년뒤 돌아올 친구에게 우리도 열심히 살아온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했어요~~

그리고 전학을 가면 어떤 마음이 드는지 조금은 안다는 말도 함께 해주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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