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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수지 - 곰팡이의 거의 모든 것 ㅣ 스콜라 똑똑한 그림책 15
레오노라 라이틀 지음, 이정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평점 :
곰팡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엄마들에겐 아주 일상일거에요..
먹다남은 식빵에 피어난 검은곰팡이, 냉장고음식이 심하게 부패해 흰 곰팡이가 보여 깜짝놀란 경험 다들 있을거에요... 전 아주 흔하지만요...ㅋ
호박 번들용으로 사서 하나 해먹고 하나 냉장고 넣어두면 꼭 시간이 흘러 흐물흐물하다 곰팡이 생기고 물생겼을때 처리하는 그 기분...너무 안좋거든요..
그래서 제게 곰팡이란 단어는 제 게으름을 알려주는 경종이자 혐오(?)하는 단어이기도 해요..
제가 아무리 싫어하고 고개를 저어도 아이한테까지 편견을 주고 싶지 않아 곰팡이에 대한 지식그림책을 함께 살펴봤어요..

[곰팡이 수지-곰팡이의 거의 모든것]이라는 부제가 붙어 나온 곰팡이 관련 그림책이에요..
곰팡이에게 수지란 이름이 붙은 이유를 이 저자는 설명해 주지 않더라구요..
저자 레이노라 라이틀은 오스트리아 작가인데 우리가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곰팡이의 이로운점과 해로운점에 대해 쉽고 어찌보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해 놨어요...
곰팡이가 주인공이 되어서 말이죠...바로 곰팡이 수지!!
번역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을 역임한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님이 해주셨더라구요~~
털복숭이 아저씨 같은 외모의 이정모관장님이 언제 서울시립과학관장님으로 가셨는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자주 가기에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강의를 듣기도 했거든요..
아무튼 이 관장님이 번역한 [곰팡이 수지]는 부제처럼 곰팡이를 거의 해부했을만큼 자세히 알려주는 지식그림책이에요..
아무래도 책을 읽는 초등생 아이들을 배려해 곰팡이 수지가 아이들 눈높이로 곰팡이 관점에서 곰팡이가 어떤역할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며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지를 알려주는 생애연대기를 설명해 줘요
특히 이책의 표지모델 [곰팡이 수지]는 아스페르길루스라는 사상균 곰팡이인데 물뿌리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독일에서는 물뿌리개곰팡이라고 부른대요... 이 종류가 전세계적으로 350종이 넘는다고 하니...이친구의 가장 큰역할은 썩히고 분해하는 전문가래요...
우리가 흔히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는데 박테리아와 더불어 유기물을 분해해 자연의 물질순환에서 큰역할을 하고 있어요
만약 100년전 죽은 무언가가 흙으로 돌아가지 않고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면 (미이라처럼) 당시 그 시대상을 알수도 있지만 수만개의 미이라가 남아 있다면 끔찍할것 같아요...
물뿌리개 곰팡이가 있기에 이들을 흙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나무의 영양분이 되어 이게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돌아오는 마치 돌고도는 물레방아 역할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초1아이가 곰팡이의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라는 곰팡이 포자 크기를 이해하지 못해 30센티 줄자를 보여주며 한참을 설명해줬어요~~ 마이크로미터의 개념에 대해... 결국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현미경으로 볼수밖에 없는 존재라는걸 부각시켰죠...
이책에선 곰팡이를 자연의 청소부라고 지칭했지만 제가볼땐 물레방아가 더 맞아보여요...ㅎㅎ

책을 읽다보니 곰팡이가 우주에서도 서식한다는 말에 너무 놀랐어요~~ 하긴 몇천년전 이집트
투탕카멘 파라오 무덤을 발견한 고고학자가 몇년뒤 알수없는 이유로 죽었다는 대목에서 아이도 깜짝놀라더라구요
왜냐하면 아이 장래희망이 공룡뼈 발굴 고고학자거든요~
이책에서는 곰팡이 포자와 포자독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대요
건조한곳에서도 잘 피는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라는 연두색 곰팡이가 무덤속에서 지냈던거죠~~아이는 아마도 파라오의 저주 때문에 죽은게 아니냐고 되묻더라구요..ㅎㅎ

대개 눈에 보이는것만 믿는 사람인지라 몇마이크로미터 밖에 되지 않는 곰팡이를 볼수 있는 사람도 없지만, 보이지 않기에 더더욱 이들에게 무신경한 사람들은 곰팡이균 때문에 피해를 많이 보기도 해요
애아빠는 주로 사람피부에 피는 곰팡이 에피더모피톤이라는 균에 감염되어 있어요...발무좀이죠.ㅎ
곰팡이 자체는 독성이 없지만 대부분 곰팡이는 독성물질을 만들어내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해요
특히 바람이 몇백킬로미터 떨어진곳까지 날아오기에 재치기를 할때 특히 많이 옮기기에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생활예절까지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림책 앞부분에선 곰팡이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시무시한 내용이 들어 있지만 뒷부분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우리가 젤 잘 알고 있는 푸른곰팡이 페니실리움과 까망베르,고르곤졸라, 살라미
이게 오스트리아 저자의 책이라 대개 치즈가 나오지만 우리나라 작가 였다면 막걸리, 김치 등 발효식품이 잘 발달한 나라답게 다양한 음식들이 소개되었을것 같아요..ㅎㅎ

지구에서 가장 큰 생명체인 곰팡이는 나이도 2400세가 넘을거라네요...
우리가 음식으로 먹는 버섯이 유익한 균주로 만들어진 식물이라는 사실에 감사해 하며 지금 이 순간 열일 하고 있는 곰팡이 수지에게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마워~~ 곰팡이 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