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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로 길로 가다가
권정생 지음, 한병호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번쯤은 읽거나 들어봤을 책들이 몇권 있는데 그중 [강아지똥]이 있다.
이책의 저자가 바로 권정생 선생님이다.
권정생 선생은 2007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사소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살아있는
생물에게 사랑과 정성으로 본 이것저것을 글로 많이 남기신 분이기도 하다
[몽실언니]라는 작품은 드라마로도 제작되고 [사과나무밭 달님]은 작년 아이와 함께 본 책이기도 하다 하나같이 평범하고 나약해 보이는 미물들에게 선생님은 큰 의미 부여를 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온 분인것 같다

이분이 쓴 동시가 있는데 이게 바로 오늘 소개할 [길로 길로 가다가]란 그림책이다.
2년전 [새가되고싶어]라는 작품으로 명성을 얻은 한병호 선생의 [청양장]그림책을 본적 있는데
수묵화로 그린듯한게 투박하면서도 정감있고 우리혼이 깃든 멋진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권정생 선생의 동시를 토대로 한병호풍의 그림을 그려서 탄생한 책이 이책이기에 소장가치 충분한 그림책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실 나도 권정생 선생의 [길로길로가다가]란 동시는 이번에 처음 봤다~~
이 필체는 권정생 선생의 필체가 그대로 담긴 글이다..

사실 이 책 첫페이지에 나오는 동물인지, 도깨비인지 ,멧돼지인지 모르겠지만 이 그림은 한병호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인물이 아닌가 싶다~~~
무서울수 있지만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을 위해서인지 귀엽게 그려져 있다..ㅎㅎ
내 눈에는 아기 도깨비로 보이는데 이건 뭐 보는사람마다 다 다르지 싶다...
도깨비가 바늘을 줍자 호랑이와 여우가 뒤에서 무척 흥미로워 한다...그리고 도깨비가 낚시를 해서 잉어를 낚자 도깨비 몸을 잡으며 힘껏 도와준다..그 사이 토끼도 여우의 꼬리를 잡으며 힘을 보태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이긴 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것처럼 무서운 호랑이, 교활한 여우, 심술쟁이 토끼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무척이나 착하고 순해보이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그 큰 잉어를 도깨비는 혼자 업고 가다시피 하며
어딘가로 향한다~~~

엄청 큰 잉어를 가마솥에 끊여 잉어탕을 만든 도깨비는 자신을 도와준 동물친구들이 아닌 할매,할배,엄마,아빠한테 먼저 한그릇씩 대접하는걸 보니 참 효자구나 란 생각이 든다..
반면 동물 친구들은 단단히 화가 나 있다.. 아까부터 기다려온 보람도 없이 자신들 순서가 돌아오지 않아서 삐친게 그림속에 보인다...ㅎㅎ
정말 잉어가 크긴컸나보다...식구들 다 먹이고도 남아서 숲속에 있는 모든 친구들이 8명이나 더 먹을수 있으니...잉어탕을 먹고 모두 땀을 뻘뻘 흘리며 즐거워 하는게 그림속에 한가득 들어 있는걸 보자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길로 길로 가다가]는 동시지만 흡사 음을 넣어서 동요로 부르면 참 재미날것 같은게 운율이 느껴진다.
내용이 이어지고 이어져 계속 확장되는게 언어유희 같기도 하고 우리가락만의 고유한 정서가 이 시속에 가득한게...참 재밌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미 우리 전래동요에 [길로길로가다가]라는 노래가 있더라는...
가사는 다르지만 권정생작가의 동시로 길로길로가다가가 재탄생하면 어떨까 싶다...
지난주에 초1 아이 가방에 이 [길로 길로 가다가]란 책을 넣어주면서 친구들과 읽어보라고 했더니선생님이 대표로 읽어주셨다 고 한다...
내년 정년을 앞둔 선생님이 매일 1~2권씩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할머니가 옛이야기 들려주시는것처럼 너무 좋아하고 독서록을 쓴다고 하는데 요즘 피아노 삼매경에 빠진 아이에게 이 동시로 노래를 만들어 보라고 하면 너무 무리일까? 아님 최소 이 동시 한번 외워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