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무협지만 계속 보던 때가 있었다. 뭔가 하나에 끌리면 한동안은 그 하나에만 치중하는게 내 습성이기도 했지만, 황당하기만 하다고 무시했던 무협지를 다시 보게 된것은 김용의 힘이 컸다. 김용의 작품은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어느정도의 수준은 보장한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녹정기의 재미와 질은 최고라고 장담할 수 있다.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2~3일을 매달려 십여권의 책을 독파하고 말았다. 적당한 유머와 무술. 그뿐 아니라 궁중 생활의 암투를 그리고 있기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녹정기 이후에 무협지의 재미를 느끼고 여러 다른 작품을 읽어봤지만 아직까지는 녹정기를 능가하는 작품을 보지 못했다는게 내 생각이다.
객관적인 평가와는 별도로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기 마련이죠. 저에게는 크리스마스 살인이 그래요. 어찌나~~ 정이 가는지~~!! 읽고 또 읽고 몇번이고 되풀이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더군요. 아마 대가족 내의 살인이라는 점. 살인범의 정체. 그리고 은근한 로맨스의 짬뽕이 시너지 작용을 일으켜 그런게 아닐까하고 추측할 뿐~ ^^ 대가족 내의 살인이라는 거, 참 매력있죠. 등장인물도 좀 되고, 가족내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범죄동기도 다양하고.. 읽는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주로 보면 피해자는 아버지나 어머니 등 가장일 때가 많아요. 특히 권위적일 경우는 살의가 더해져서 그런지 복잡다단한 추리의 과정이 몇단계 되풀이되는 경우도 있죠. 물론 포와로가 등장해서 풀어버리죠! 그러고보니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각났군요. 가장 좋아하는 탐정인 포와로가 등장하구, 그밖에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유난히 많네요.
가끔 마더구스를 응용한 추리소설을 보게 되는데 쥐덫도 그 한종류입니다. 마더구스란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던 구전동요를 말하는데 그 중에서 가사가 특이한 것도 꽤 있나봐요. 좀 잔혹한 것도 있는것 같은데.. 추리소설에서 그런 마더구스를 응용해서 살인을 벌이는 줄거리가 좀 있더군요. 엘러리 퀸의 소설에도 있었고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는 쥐덫 말고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도 마더구스를 소재로 이용했죠. 마더구스를 이용한 책의 분위기는 좀 음울하고, 어딘지 오싹한 기분이 들어요. 쥐덫은 특히 독특한 분위기가 나는데 눈 때문에 갖힌 밀폐공간에서 일어나는 살인도 무섭지만, 그게 노래에 맞추어 이루어진다면 더 그렇죠. 특히 친밀한 사람을 의심하게 하는 시대상황- 막 전쟁이 끝난 시점-이 그런 분위기를 더 살리는것 같습니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이거 리뷰 전에 썼었는데 깜빡하고 리뷰보내기를 안 했나보네요 -.-;; 간략히 말하자면 재미있어요. 권투얘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주인공이 특이해서 그런지 흥미진진하네요. 사실 1,2권은 좀 지루했지만 곧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권투를 배우려고 하면서 전개속도가 빨라집니다. 슈가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등장인물들의 성격설정에 있는것 같아요. 떠벌이에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진지한 태도를 찾기 어려운 주인공은 드물잖아요? 더구나 스포츠만화에서는 강백호 이후 본적이 없는것 같아요.^^ 보통 성실, 근면한 주인공이거나 혹은 오만방자한 천재가 주로 나오죠. 물론 슈가의 주인공도 천재이긴 하지만.. 지금 4권까지 나왔는데 뒷얘기가 무지 궁금해요. 5권은 언제쯤 나오려나~~
지금은 캐서린 앤더슨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죠. 처음 읽은 책에 워낙 실망을 해서..^^;; 그 책이 바로 천사의 고백이었어요. 그 설정, 그 전개에 어찌나 황당하던지~ 주인공의 매력도 전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이 작가 수준은 이 정도인가보다 하고 일부러 피해다니다가 다른 작품을 읽게 됐는데, 이게 웬일!! 꽤 재미있는 거에요. 그래서 하나 더 읽고, 하나 더 읽고 하다보니 캐서린 앤더슨의 분위기를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천사의 고백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캐서린 앤더슨 소설 중에 최악의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ㅠ_ㅠ 원래 앤더슨의 남자주인공의 공통점이라면 보기드문 순정파에 온미남이거든요. 근데 이 책의 남자주인공은 어설프게 악한 악인이죠. 그래서 그런지 원래 작가가 가지고 있던 장점이 이 책에서는 안 살아나요. 부러울 정도로 부러운 애틋한 사랑이 안 와닿거든요. 혹시 캐서린 앤더슨을 알고 읽으시면 많이 실망되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