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같은 목소리, 같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온다면 우리는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인공지능과 생명 연장이라는 SF적 설정... 하지만 소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건 인공지능 기술이 아니라 가족간의 관계였다. 특히 마누엘을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은 냉정한 논리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인간은 끝내 합리적으로 사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잔인할 만큼 솔직하게 보여준다.기술의 발달을 선악으로 단정하지 않은 소설... 인공지능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고,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소유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있다. 생명을 연장할 권리가 개인에게 있는지, 아니면 자본과 시스템에 넘어가는 순간 생명은 자원이 되는지 묻는다.마누엘이 경험하는 ‘무한’은 축복이라기보다 형벌에 가깝다. 끝이 없다는 것은 곧 선택의 무게를 영원히 짊어져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인간다움.. 완벽함과 무한성보다 선택하고 후회하는 유한함에 있지 않을까.SF 스릴러의 외피를 쓴 철학 소설.영원히 살 수 있다면 정말 인간일까...잘 읽었습니다.--@saenggagyijib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