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문장 나는 수현에게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말하지 않았다. 일부러 숨기려는 건 아니었지만 어쨋든 나와는 관계업슨 일이었다. 그 여름의 사건은 내게 오랫동안 악몽으로 남았다. 하지만 막상 이 집에 다시 와보니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집은 내가 돌아오길 기다렸을까? - p.49규호는 다짐하듯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욕실로 걸어갔다. 집으로 들어설 때부터 규호는 누군가를 의식하고 있었다. 마치 상대와 눈을 맞추려는 듯이. 누굴까? 분명한 건, 규호가 마주 본 그 눈동자는 내 것이 아니었다.- p.161--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동안 사건들은 반복되고, 기억은 정리되지 않은 채 켜켜이 쌓인다. 누가 살아 있고, 누가 이미 죽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소설이었다. 오히려 그 모호함이 이 소설을 끝까지 붙잡는 기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나오와 수현, 규호의 시선은 하나의 진실을 향하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서 벌어진 일조차 각자의 감정과 상처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괴이한 사건보다 인물들이 무엇을 외면하고 있는지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죽은 사람을 되살린다라는 설정은 한국형 프랑켄슈타인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를 살리고자 했던 선택이 또 다른 환영을 만들어내고, 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쉽게 무너지고 있었다. 환영은 위협이자 동시에 지키고 싶은 대상....집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기억을 가두고 시간을 붙드는 곳 그 이상이다. 이곳에 들어온 이들은 모두 주인이 되기를 바라지만, 끝내 완전히 머무르지 못하는 공간...기이하고 가장 무서운 존재로 남는다.공포라는 장르였지만 소설을 읽으며 두려움보다 수현, 나오 그리고 규호에 대한 연민과 슬픔이 남는 소설이었다. 🔖누가 살아 있고 누가 죽었는지보다, 끝내 떠나지 못한 마음들이 더 선명하게 남는 소설잘 읽었습니다.--@ofanhouse.official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vanta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