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71
찰스 디킨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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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의 거칠고 격렬한 공기가 소설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거리에는 자유를 외치는 함성과 함께 피비린내가 섞여 있었고, 무너져가는 옛 질서는 새로운 시대의 이름으로 다시 폭력을 만들어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사람들은 공포와 희망 사이를 끊임없이 오갔고, 그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개인의 선택은 더욱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소설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시드니 카턴이다. 방탕한 삶을 살아왔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지켜온 마지막 선함이 있었고, 결국 그 선함은 한 사람의 사랑을 위해, 한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로 이어졌다. 찰스 다네이 대신 단두대에 오르는 카턴의 모습은 혁명의 광기 속에서도 인간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그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바라보았고, 자신의 희생이 누군가의 삶을 새롭게 열어줄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눈을 감는다.

그 모습이 프랑스 혁명의 음울한 공기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본듯 한 기분이 들었다. 카턴의 선택은 단순한 희생을 넘어, 인간이 얼마나 깊은 사랑과 의지로 자신을 초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숭고함이자 혼란의 시대 속에서도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증오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고전적 울림으로 남는다.

혼란한 시대.. 사랑이 증오를 이긴다는 사실을 보여준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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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jsbooks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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