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때리고
권혁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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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2~183
“조금 전에는 거의 들어갈 뻔했는데 지금은 아예 빗나갔잖아. 근데 그때 쫄면 안 돼. 안 들어갔다는 결과는 잊고, 내 자세가 어디서 흐트러졌는지 그것만 생각해. 공은 예리 네가 잡고 있잖아. 안 그래? 어떤 자세로 어떻게 던질지는 다 네가 선택하는 거야. 이번 기회가 마지막도 아니고, 튕겨 나오면 주워서 다시 던지면 돼. 오케이?”

🔖p.217
‘태율이 자라고 아빠가 늙는 동안 나는 자란 걸까, 늙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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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게에 짓눌린 두 여성이 농구라는 낯선 공간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되찾아가는 성장 소설이다.

취준 1년 차 예리는 길어지는 준비 과정 속에서 흔들리고, 진희는 배신과 상처로 굳어버린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체육센터의 농구 수업에서 마주하고, 농구는 현실에서 잠시 숨 쉴 수 있는 작은 피난처처럼 따뜻한 시간이었다.

농구를 배우는 과정.. 공을 튕기고, 드리블을 하고, 슛을 쏘는 과정은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훈련처럼 그려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드리블하고, 누군가는 삶에서 지지 않기 위해 체력을 기르는 목적으로 기어코 넘어지며 다시 일어나 슛을 던진다.

특히 “누구나 슛하는 자세는 다르지만, 각자의 슛폼을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두 주인공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완벽한 자세가 아니어도 괜찮고, 조금 늦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자기만의 리듬, 자기만의 방향으로 다시 던져보는 용기라는 메시지..

실패와 상처가 인생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담담하지만 힘 있게 말해주는 소설이었다.

바닥을 때리며 다시 뛰어오르듯, 예리와 진희에게 찾아오는 작은 변화들,
삶을 다시 던져볼 용기를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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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_bench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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